블랙리스트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
2017년 02월 20일(월) 15:32 |
에이브러햄 링컨은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으로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노예해방을 선언한 것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그러나 노예해방 선언뿐만 아니라 남북으로 분열된 미국을 하나로 통일시킨 그의 정치적 지도력에 많은 이들이 존경과 찬사를 보내고 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켄터키주 호젠빌 서부개척 집안의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노동일을 하느라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고 고학으로 변호사가 되어 정치활동을 시작하였다. 그의 정치 신조는 무엇보다도 미연방이 분열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는 자기를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세력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한 후 판단을 하였다고 한다.
노예해방운동에 대해서도 그는 노예해방론자이면서도 기존의 노예를 갖고 있는 세력들의 기득권을 인정했으며, 노예해방도 어디까지나 미국헌법의 테두리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신조를 갖고 있었다. 그로 인해 그는 노예해방론자, 반대론자, 노예제 유지론자 모두로 부터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미연방의 통일을 도모하면서 노예문제를 풀어나가 마침내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노예해방을 선언하였다.
대통령직에 있으면서도 그는 자신이 임명한 관료가 자신을 비판하고 명령에 따르지 않을 때도 관용과 인내로 그들을 굴복시키는 포용력을 발휘하였다. 수많은 정적들로부터 비난과 공격을 받을때도 그들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하지 않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였다. 남북전쟁이 끝났을때도 그는 연설에서 패자와 승자를 말하지 않았다. 전쟁으로 인한 상처의 치유와 미국의 단결을 전국민에게 호소하였다. 그는 연설문에서 남과 북은 같은 성경을 읽고 같은 하나님에게 기도하면서 서로 상대방을 응징하는데 신의 도움이 있기를 간청했으나 어느쪽도 신의 응답을 받지 못하였다고 하면서 정의와 평화를 위해 남과 북이 함께 하자고 호소하였다. 겸손한 권력을 행사한 링컨 대통령은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하는 대통령이 된 것이다.
새삼스럽게 남의 나라 대통령의 지도력을 이야기 하는 것은 지금 우리나라 정치현실을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해방이후 한국 현대정치사를 살펴보면 극한 투쟁만 있었고 상대진영을 포용하고 함께 하려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군부독재시대에는 민주대 반민주, 김대중·노무현 정부시대에는 좌우 이념논쟁,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는 보수대 진보로 나뉘어 서로 상대진영을 인정하지 않고 날선 비판만 해왔다.
정치란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국민들이 잘 살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대통령은 인내심과 포용력을 갖고 정치력을 발휘하여 비판세력들을 설득, 국론을 하나로 모아 국민통합을 이루어야 함에도 국민통합 보다는 어떻게 하면 정권기반을 공고히 하여 권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인가만 생각하다 보니 대립과 불통의 정치가 되어 온 것이다.
자신의 뜻을 거슬렸다고 해서 소신있고 성실하게 일하는 공무원을 내쫓아 버리고 정권에 비판적인 활동을 한다고 해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탄압을 하는 것이 이 나라 지도자 수준이고 정치현실이다.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소위 우리사회에서 말하는 흙수저 출신이었지만 자신의 노력에 의해 대통령이 되었고 어떠한 비판에도 흔들리지 않고 확고한 소신을 갖고 관용과 인내로 상대방을 포용하면서 분열된 미국을 하나로 통합 시킨 링컨과 같은 대통령을 우리는 만날 수 없는 것일까? 오늘밤 왠지 노무현 대통령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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