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重, 여름철 안전사고 ‘비상’

7·8월 사고 집중... 경각심 요구돼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2008년 07월 17일(목) 17:43
중대재해 사고자 대부분 비정규직
지난 10일과 13일 현대삼호중공업에서 폭발사고와 크레인 전복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여름철 안전사고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10일 발생한 폭발사고로 인해 노동자 1명이 전신에 2~3도 화상(65%)을 입었고 서울 강남 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는 밀폐된 공간에서 스프레이를 이용한 도장작업과 용접작업을 병행하던 중에 휘발성 물질이 폭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13일에는 크레인이 전복돼면서 3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현대삼호중공업 측이 작업자들의 안전에 대해 무방비로 대처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처럼 여름철과 휴가철 노동자들의 안전사고 문제가 크게 대두되면서 작업환경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름철 조선소는 휴가를 떠난 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신해 주로 협력업체 직원들이 작업에 투입되면서 여름 휴가철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어느 때 보다도 높다.

더구나 무더운 날씨 탓에 작업자들이 쉽게 지치고 긴장감도 떨어져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요구되는 시기다.

지난해에도 현대삼호중공업은 휴가철인 8월에만 중대재해 발생이 집중돼 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었다.

지난해 8월 1일 2명이 사망했던 크레인 전복사고는 작업현장에 익숙하지 않은 외주업체가 크레인 신규 설비공사를 하던 중 참사를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불과 10일 뒤인 8월 13일에는 가스폭발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어 ‘안전불감증’이 부른 인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당시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도 성명을 통해 “안전상의 조치도 없이 무방비 상태에서 벌어진 참사로, 안전책임자의 생산지상주의적 안전 불감증이 부른 예견된 사고”라고 비난했다.

또 이같은 중대재해 발생시 사고자는 대부분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노동부 광주지방청 목포지청에 따르면 1/4분기 전남지역 제조.건설업체의 산업 재해 331건 중 선박건조수립업체의 재해 발생 건수는 79건으로 이중 입사 6개월 미만의 비정규직 직원이 70%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재해 처리도 문제가 되고 있다.

모기업인 현대삼호중공업 측의 눈치를 봐야하는 협력업체는 직원의 안전사고 발생시 경미한 사고일 경우 쉬쉬하며 구급차도 부르지 않고 일반차량에 태워 병원으로 옮겨 치료하는 실정이다.

협력업체들은 재해 발생이 많을 경우 작업량 수주나 재계약시 불이익을 당할까 우려해 이같이 산재 접수를 하지않고 ‘공상’ 처리 함으로써 이에따른 치료비 부담마저 떠안게 된다는 것.

현재 삼호중공업의 협력업체 노동자 수는 정규직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이와 관련 지난해 8월 16일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와 금속노조 광주전남본부 회원들은 광주지방노동청 앞에서 현대삼호중업의 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재해 70% 이상이 비정규직에 해당된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작업환경을 개선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남해안 조선산업 클러스터 구축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삼호중공업은 세계 최대의 수주실적을 기록한 명성만큼 안전관리 면에서도 최고의 수준인지 의문이다.

현대삼호중공업 측은‘모기업 협력업체 상생협력 파트너쉽 협약’을 체결하고 협력업체의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협력업체가 안전보건 관리시스템을 자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노동부 목포지청 관계자는 “산재협의회를 구성하고 산업안전보건 점검과 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조선업체 수와 작업량 때문에 산업재해는 줄지 않고있다”고 말하고 “여름철 재해 예방을 위해 워크숍을 계획하는 등 안전사고가 빈발하는 휴가철 재해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중섭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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