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산행 안전이 최우선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7년 04월 07일(금) 15:06
바야흐로 등산의 계절이다. 산등성이, 골짜기, 계곡마다 백화 만개하여 상춘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형형색색 화려한 색깔로 단장한 등산객들과 만개한 꽃들이 어우러져 산행의 즐거움으로 유혹한다.
하지만 봄 기분으로 들뜬 나머지 무작정 산을 찾는다면 큰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등산로가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면서 낙석과 산사태의 위험이 커지는 해빙기, 안전한 산행을 위한 유의점을 소개한다.
첫째로, 기상을 확인하고, 날씨에 맞는 복장과 장비를 갖춘다.
산행지의 기상 확인은 계절 구분 없이 중요하다. 산에서의 봄은 대체로 4월부터 5월까지로 보며 본격적인 등산 시즌이 시작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저지대에서는 꽃이 피고 봄기운이 완연하나 고지대에서는 4월에도 눈이 내리기도 하고 폭우가 쏟아지기도 한다.
더구나 한낮과 저녁의 기온 차가 10℃ 이상일 때가 많으므로 보온 의류와 방풍복, 방수복, 아이젠, 스틱, 스패츠 등을 챙겨야 한다. 이 밖에 장갑이나 모자 등을 착용하여 열 손실을 방지하고, 선글라스의 착용으로 눈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한다. 하루에도 봄, 가을, 겨울 세 계절이 공존하는 시기가 바로 봄철 해빙기이다.
둘째로, 반드시 허가된 등산로를 이용하고, 통제구역에는 출입하지 않는다.
산행을 하다 보면 등산로 주변에서 출입금지구역을 알리는 표지판을 자주 본다. 이 구역은 사전 안전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아 해빙기 낙석사고 등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통제구역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하면 구조대에게 사고 장소 설명이 어려워 골든타임(Golden Time)을 놓치기 쉽다. 통제구역 준수는 자신의 안전을 지켜주고, 동식물 등 자연보호에도 기여한다는 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셋째, 낯선 산행지에서는 자신의 위치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산행한다.
사고 발생 시 산악구조의 성패는 골든타임 확보 여부에 달려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한 사고지점을 신속하게 알려주는 것이 관건이다.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는 등산로 주변에 세워져 있는 다목적 구조 위치표지판을 활용하는 것이다.
국립공원의 경우 250~500m 간격으로 위치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고, 대부분 산에는 지자체에서 설치한 표지판이 있다. 스마트폰으로 표지판 사진을 수시로 찍어둔다면 사고 시 구조대로 사진만 전송해도 사고 위치 등의 설명이 더는 필요 없다.
이 외에도 국립공원 산행정보 앱이나, 트랭글 등 다양한 위치정보시스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사고 시를 대비하여 스마트폰 건전지가 방전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변덕스러운 날씨와 과도한 체력소모는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을 높인다고 한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산행 전후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고 심폐소생술을 익혀놓으면 위급 시 유용하다. 또한, 나 홀로 산행을 삼가고, 입산, 하산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 월출산의 경우 여름철(4월~10월)은 오전 5시부터 오후 5까지가 입산 가능 시간이다.
체력소모가 많은 등산에서는 초콜릿이나 견과류, 양갱 등 고칼로리 비상식량과 충분한 식수 준비는 필수다. 산행 시 우측통행을 하면 좁고 험한 등산로에서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오갈 수 있다. 가끔 음악을 크게 틀고 산행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잠시나마 소음공해로부터 해방되고자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이어폰을 사용하는 배려심을 보이자.
'산악인은 대자연과 동화되어야 한다. 아무런 속임도 꾸밈도 없이 다만 자유와 평화, 사랑의 참 세계를 향한 행진이 있을 따름이다.' 산악인 선서에 나오는 말처럼 따스한 봄날 숲과 계곡을 찾아 대자연과 동화되는 것이 산행의 진정한 즐거움이 될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걷는 것은 청복, 즉 맑은 즐거움이라 했다. 걸으면서 청복을 누리려면 무엇보다 안전이 선행되어야 한다. 출발 전 철저한 준비와 산행 간 세심한 주의가 강조되는 이유이다.
/최용준(영암소방서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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