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불청객 '깔따구' 개체수 급증

영암읍내 상가주민들, '하수구 막고 약 뿌리고' 불편 호소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7년 04월 21일(금) 11:21
최근 봄철 이상고온 현상으로 영암읍내에 깔따구(동양 하루살이) 개체수가 갑자기 증가, 주민들이 하수구를 덮개로 막고 살충제를 뿌리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느라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군 보건소(소장 장경자)는 이에 따라 지난 3월21일부터 영암읍 상가 일대에 대한 분무 및 연막소독에 나서는 등 방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깔따구 개체수의 증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실정이어서 주민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깔따구는 파리목 깔따구과의 곤충으로, 현재 1만여종이 지구상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우리나라에서는 근래에 조사가 시작돼 겨우 50여종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깔따구는 맑은 물에서만 나타나는 하루살이와는 달리, 강이나 개울, 호수, 논, 하수구 등 모든 수질에서 대량 발생한다.
군 보건소 관계자는 “이른 봄 제일 먼저 발생하는 깔다구는 어른 키 높이 정도에서 무리지어 날아다니며 기승을 부리는 해충으로, 수질에 관계없이 모든 수역에서 발생한다”며, “동양 하루살이의 경우 3월 말부터 5월 초에 집중적으로 번식해 불빛이 많은 주택가 및 상가로 유인, 주민들에게 불편을 유발하는 해충이지만 입이 없어 감염을 시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깔따구는 강한 추광성(趨光性)을 갖고 있어 불빛으로 모여들기 때문에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여러 면으로 불편을 주거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로 영암읍내 상인들은 “깔따구 때문에 낮에도 가게 문을 열어놓을 수가 없을 지경”이라면서, “특히 밤이 되면 불빛을 보고 어디서 왔는지 깔따구들이 수도 없이 날아들어 불도 맘대로 못 켤 정도”라고 말했다.
깔따구는 모기와 달리 입이 거의 퇴화돼 사람을 물지 않아 감염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 깔따구들이 죽으면 쉽게 가루로 변하고 이런 가루들이 바람에 날려 알레르기를 일으켜, 특히 노인이나 어린이들에게는 천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깔따구의 ‘윙~윙~’거리는 소리 때문에 청각에 소음피해를 주고 눈이나 코, 입으로 벌레가 들어가거나 피부접촉에 의해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지적이다.
깔따구 개체수 급증에 따라 이처럼 피해가 우려되자 군 보건소는 지난 3월21일부터 영암읍 상가 일대에 대한 분무 및 연막소독에 나서는 등 방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군민 안전과 수질보호 차원에서 친환경적이며 물리적인 방제를 위해 해충 퇴치기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장경자 보건소장은 “깔따구의 생존기간은 2~7일간으로 출현시간이 짧고 발생지역이 광범위해 일시에 방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발생지역 또한 영암천 등 수변지역으로 방제를 위한 약제 선택에도 신중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라 군민 안전과 수질보호 차원에서 친환경적이며 물리적인 방제를 위해 해충 퇴치기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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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따구는?
거의 모든 종류의 물에서 발생하고 있으나 수질에 따라 각기 다른 종이 서식하고, 수명이 짧고 몸체가 연약해 분산거리가 매우 짧기 때문에 종이 다양하고 지역에 따라 우점종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깔다구 성충은 암수 모두 구기(口器)가 퇴화되어 먹이를 섭취하지 못하지만 유충은 주로 진흙 속에 섞어있는 유기물을 먹고 산다. 유기물은 하천, 하수구 등의 오염물질로, 유충의 소화기관을 거치면서 일부는 몸속으로 흡수되고 나머지는 분해되기 쉬운 상태로 배출된다고 한다.
이에 따라 깔따구 유충은 물속의 오염물질을 분해시켜 정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몫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시에 물속에 사는 수서곤충과 어류의 먹이가 되기 때문에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또 하천, 저수지 등 맑은 물이나 심하게 오염된 하수구에 이르기까지 수질에 따라 발생하는 종류가 다르게 때문에 수질 오염도를 측정하는 지표로도 이용되고 있다.
깔따구는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매개하지는 않지만, 불쾌감을 주거나 알레르기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어 방제대상이 되고 있다. 아주 작은 모기처럼 생겨서 모기로 오인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깔따구들이 늘어나고 있는 원인에 대해서는 생태계 파괴와 기후변화가 그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깔따구 애벌레는 물고기가 살기 힘든 더러운 물에서 번식하게 돼 깔따구떼의 잦은 출현은 도심의 하천이 얼마나 오염되어 있는 지를 보여주는 좋은 척도로 여겨지고 있다.
한편 깔따구가 보통 군무를 이루는 것은 짝짓기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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