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정의 진짜 경쟁력은 무엇인가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
2017년 04월 28일(금) 16:11 |
구체적으로 '우리 회사는 왜 존재하는가?', '우리 회사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며 어떻게 사업할 것인가?', '우리 회사는 10∼20년 후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핵심이다. 이 세 질문에 대한 답을 기업에서는 각각 사명(mission), 핵심가치(value), 꿈(vision)이라고 부른다.
행정도 공(公)경영으로 기업의 경영방식과 유사점이 많다. 각 자치단체 구성원은 '우리 자치단체가 왜 존재하는가?', '무슨 사업과 일을 해야 하는가?',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미래 비젼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항상 답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기업의 가치관 정립이 성공적 사업 수행을 보장하듯 행정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행정수행의 궁극 목적, 즉 이념적 가치관 확립이 가장 중요하다. 자치단체의 가치관 중시 행정수행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다시말해 가치관 행정이란 자치단체 구성원이 똑같은 가치관을 갖도록 하고, 그 가치관을 활용하는 것이자, 동시에 직원들이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알고 자부심을 느끼게 함으로써 몰입과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행정관리 방법이다.
행정에 가치관을 정립한다는 것은 부모가 자식의 가치관을 제대로 잡아주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가치행정의 가장 큰 효용은 직원들에게 내적동기를 심어줌으로써 미시적 기능적 존재에서 이념적 자아실현적 존재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내적동기는 어떤 행동자체에 즐거움이나 의미를 느낄 때 발생하는 강하고 능동적인 동기다. 인간은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아낌없이 자신을 헌신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행동과학자인 매스로우(Maslow)는 인간의 욕구는 5단계로 구분해, 볼 수 있고 가장 높은 단계의 욕구를 이념적 자아실현의 욕구로 규정하고 있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내적동기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직원들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예를 들어 보자. 일본의 홋가이도의 아사히가와시에는 폐쇄위기를 딛고 년 300여만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일본 최고의 동물원으로 우뚝 선 아사히야마 시립동물원이 있다. 1967년에 건립된 이 시립동물원은 초창기에는 그런대로 운영이 되었으나 80년대 일본 전 지역에 테마파크 붐이 일어나자 관람객의 이목을 끄는데 실패하고, 더군다나 관람객의 관람취향을 따라가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단순 관람방식을 고수하여 방문객의 발길이 끊어져 문을 닫을 위기에 봉착했다. 매년 커다란 적자를 내자 시의회에서도 폐쇄를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동물원의 시청직원들이 '왜 우리가 여기 근무하느냐?', '동물원을 살려내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공동으로 찾는 노력을 전개하였다.
그 결과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많은 아이디어가 제시되었으며, 관람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게 되었다. 기존의 단순관람 방식에서 만져보고 느끼는 체험형 참여형으로, 원거리 관람에서 근접 관찰형으로의 새로운 관람방식을 도입하여 관광객을 다시 끌어 들이는데 성공하였다. 이제는 많은 흑자를 내는 일본 최고 동물원으로 시의 효자 경영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사례에서 보듯 '당신은 왜 이 일을 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직원들의 생각의 전환에 답이 있다. 가치관을 중시하는 이념적 행정은 변화의 엔진이자 합목적성을 갖는 의사결정의 수단이 된다.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지므로 직원들이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조직 내에 영속성과 유대관계가 생기는 것도 가치관 행정의 효과이다. '우리 자치단체가 왜 존재하는가?', '업무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무엇인가?', '우리 자치단체의 10년 후 미래상이 무엇인가?'에 대한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가치관 행정이야 말로 자치단체의 진짜 경쟁력의 원천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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