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와 코스타리카의 지속가능발전 현장을 다녀와서 전동평 영암군수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
2017년 06월 16일(금) 10:30 |
세계적으로 자연 생태계가 가장 잘 보존되어 있고 그에 기초한 ‘친환경 유기농업’이 발달하고 전 국민을 아우르는 의료·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지속가능한 복지’정책을 펼치는 두 개국 연수를 통해 ‘생명산업 육성’과 ‘풍요로운 복지영암 건설’에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함이었다.
쿠바는 카리브해 서부, 서인도 제도에 위치한 나라로 면적은 한반도의 절반 정도인 110,860㎢이다. 카리브 도서 국가 중 최대 크기이며 인구는 약 1,124만명, 수도는 아바나이다. 알려진 대로 1959년 혁명 이후 산업체 및 재산을 국유화하고 현재까지 사회주의에 입각한 중앙계획, 국가통제 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먼저 농업부문을 살펴보면 크게 도시농업과 근교(외곽)농업, 국영농장 3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이중 국영 농장은 관행 농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가장 눈에 띈 점은 1993년 설립된 ‘알라마르 협동조합’이었다. 알라마르 지역 사회의 유기 농산물과 약용 식물을 생산하고 지역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설립하였으며 초기 5명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120명 조합원이 가지, 오이, 토마토, 양배추 등 20가지 종류의 친환경 채소를 연간 300톤 이상 생산하고 있다.
알라마르는 쿠바인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쳐서, 쌀, 콩 및 고기로 구성된 단순한 식단에서 벗어나 더 많은 청과물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조합 내 모든 직원이 생산 및 판매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공유하는 혁신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
직원들은 알라마르에서 거주하는 학생 및 직장인, 일반농민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대체로 오전 근무만 시행해 필요한 경우 다른 직장생활도 가능하다. 쿠바인들의 평균 보다 나은 노동 조건을 갖고 임금도 높은 편이다.
알라마르 협동조합의 성공요인은 지역 학교와 함께 조합원에게 야채 재배와 토질 특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얻도록 하며, 건강에 좋은 식습관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유기농 및 지속가능한 농법에 대한 체계적인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있다.
또한 협동조합의 수익성은 자라는 작물의 유형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인데 조합 토지마다 다른 특징을 갖기 때문에 국가가 운영하는 연구소의 도움과 알라마르의 독자적인 노력을 통해서 토지 질을 개선하고 그에 맞는 퇴비나 농법을 끊임없이 발전시켜나가는 것도 한 요인이다. 지역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익을 공유하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우리 영암군 역시 친환경 유기농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다. 유기질 비료 및 벼 육묘용 상토 공급과 친환경 농업기반 구축사업에 총 330억원을 투입하여 친환경 생태농업을 활성화 시켜왔으며 앞으로도 대단위 친환경농업단지를 조성, 유기농업 생산기반을 추가로 구축할 계획으로 농가들의 농약 및 화학비료 사용량 감소를 유도하고 친환경 농업 환경을 유지·보존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생산된 고품질 친환경농산물을 대도시 소비자에게 안전하게 제공하기 위해 앞에서 언급한 알라마르 협동조합과 비슷한 유기농업 생산단체인 들녘경영체를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로컬푸드 활성화 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중미 남부에 위치한 코스타리카(면적 51,100㎢, 인구 487만명, 수도 산호세)에 위치한 열대농업연구교육센터(이하 CATIE)의 역할도 인상 깊었다.
1942년에 설립된 CATIE 국립 교육센터는 라틴아메리카의 지속가능한 농업 관리 및 천연자원 전문 연구기관으로 이 기관의 활동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농업에 대한 연구이자 자연을 보호하는 일로서, 이 곳에서 이뤄지는 연구와 작업들이 지역 거주자들에게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둘째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거주자 및 농민들이 경제적으로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발굴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육 프로그램 진행으로 박사 및 석사 학위과정의 교육을 제공하여 학생들뿐만 아니라 직업인들에게도 배운 것을 현장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미래를 생각해볼 때 라틴아메리카 지역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중남미의 작은 국가들은 농업중심의 산업구조로 인해 타격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단순히 농업인들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가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곳에서 개발하고 연구하는 것은 기후변화의 영향이 작물들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 즉 병과 기후변화에 맞서 강한 생존력을 가진 품종 개발을 주요 임무로 삼고 있다.
우리 군으로 따지면 농업기술센터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전국 무화과 재배면적의 57.4%에 해당하는 342ha를 보유하고 연간 생산량 3,450톤으로 실질적인 국내 무화과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영암도 최근 아열대성 기후의 확장으로 무화과 재배면적이 타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위기에 대비해야 할 시점을 맞았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여 무화과 시배지로서 위상을 되찾고 생산과 유통, 관광까지 아우르는 무화과 6차 산업의 발판이 될 전국 최초의 영암 무화과산업특구지정을 위해 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5년 말 정부승인을 얻게 되었다.
민관 협력체계가 조화를 이루며 발전된 유기농업을 이끌고 있는 쿠바와 코스타리카 사례처럼 농업기술센터 및 친환경농업과에서도 지속발전 가능한 영암군만의 농법 연구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하여 농가들에 꼭 필요한 농업 정보 및 기술을 제공하여 농업의 선진화 및 과학화를 이끌 예정이다.
이 역시 군민과 약속한 공약사업 중 하나인 ‘고소득 특화작목 개발 및 육성사업’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지역특화품목(무화과, 멜론)개발 및 고품질 기술개발에 성공하여 지역특화 유망작목의 명품화로 농산물의 안전성 확보 및 고소득 창출을 이끌었으며 앞으로도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해 틈새작목을 고소득 특화작목으로 정착시켜나갈 방침이다.
코스타리카에서 또 한 가지 눈여겨 볼 부분은 자연 그대로를 관찰할 수 있는 유기농 농장운영으로 관광 및 농업의 지속가능발전을 동시에 이룬 점이다. PRB(Pinca Rosa Blanca) 커피농장이 대표적인데 코스타리카 지속가능관광 인증 최고 등급(5green leaves)을 받은 곳으로 자국 내에서도 2%만 존재하는 유기농 커피 농장이다.
이곳에서는 인위적 가공 없이 자연 속에 커피나무를 심어 다른 생물들과 함께 자연 그대로 관리되고 있어 다양한 생물종을 관찰할 수 있다. 단순한 농장이 아니라 아동, 청소년, 성인들에게 동식물의 삶과 생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참가자와 관광객들에게 충분한 흥미를 주기위해 정규교육을 받은 생태 해설사를 배치한 것도 인상 깊었다.
이처럼 코스타리카에서는 자연환경 보존을 지속가능한 관광개발로 여기고 있다. 가는 곳곳마다 푸르른 산과들이 펼쳐있고 새로운 건물을 신축함에 있어 나무를 제거해야 할 경우에는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을 정도로 자연환경 보호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심지어 도로 개설시에도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중장비를 동원하지 않고 헬기를 이용해 자재를 운반하며 바다 한가운데 엄청난 양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음에도 환경보호 차원에서 개발을 미루고 있는 모습은 1970년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우리나라와 비교해 볼 때 조금은 답답한 면도 없지 않았지만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국가차원에서 자연 보존을 최우선 정책으로 이어가는 점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사회간접자본 개발보다 천연자원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을 지속가능한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정신은 어쩌면 코스타리카의 위대한 자산이기도 할 것이다.
다음으로 복지정책을 들여다보자.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10,000달러를 겨우 넘는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나라를 통해 지속가능한 복지정책을 살핀다는 데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1959년 혁명 당시 쿠바는 인구의 24%가 문맹이었고, 취학아동 연령 아동의 45%가 학교에 다닐 수 없는 극빈층이었다.
하지만 혁명을 계기로 ▲기본적인 의식주 제공 ▲시민의 권리로서 의료?교육 보장 ▲공정하고 통합된 사회를 목표로 한 사회보장 정책 등을 적극 추진하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무상 의료 및 교육 시스템 구축, 전 국민 대상 구호제도 마련, 고용 확대를 통한 경제 발전, 문화 접근성의 확대였다. 영양실조, 문맹, 노숙자, 빈곤의 대규모 사회적 병폐를 우선적으로 근절하고 사회 취약계층(여성, 노약자, 빈곤층)에게 우선 대우를 한다는 원칙을 수립한 것이다.
그리하여 혁명 직후 초기단계에서는 문맹퇴치에 역점을 두어 큰 성공을 거두었고 1960년 GDP대비 교육투자 비율 4.2%에서 2006년엔 12.3%로 세계 최고 비율로 성장하였다. 1990년 구소련 붕괴 이후에는 경제난이 가중됨에 따라 고용 보장과 사회안전망 구축에 역점을 두었다. 쿠바 사회보장 제도의 대표적 성공사례는 의료서비스 분야로서 현재 의료 인적 자원 56만 6천여명(여성비율 69.1%)에 74개국, 4만여명에 달하는 의료분야 협력자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등 보건 의료 관련 각종 통계수치는 서방 선진국에 필적한 만한 수준으로 발전하였다.
특히 우리처럼 인구 고령화로 인한 질병(암이나 심장병 등)이 증가하는 가운데 병원만이 아니라 다른 복지체계와 연계해서 대응하는 점이 눈에 띄었다. 노인층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 운영과 국가차원의 무상의료정책 도 주목할 만하다.
의료시스템 자체가 영리추구보단 공중보건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점은 사회주의 체제아래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교육과정에서 환자를 돈 버는 대상으로 보지 않고 인간적인 의술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등 사회적 약자를 우선시 하며 국민 모두를 동일선상에서 보는 복지정책은 내가 추구하는 군민 모두가 행복한 풍요로운 복지영암에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나 또한 취임 초부터 복지를 군정의 최우선 과제로 생각해 왔다. 백세건강시대, 군민건강 증진을 위해 전남에서 선도적으로 시행한 노인 목욕 및 이?미용권 지원사업은 군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울러 노인돌봄 및 사회활동 지원서비스, 치매전담실 운영 등을 통해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대응한 완성형 효복지 정책을 펼쳐왔다.
한 차원 높은 복지시스템 구축 운영으로 복지사각지대를 완벽히 해소하여 정부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맞춤형 복지전담팀을 설치해 찾아가는 상담·사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허브화 사업’과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복지이장으로 구성된 ‘민?관 협력 인적안전망 구성’, 우정본부(우체국)서비스와 연계한 ‘영암愛 헬퍼맨’등이 대표적이다.
종합적으로 쿠바와 코스타리카의 복지정책 핵심은 의료 및 교육서비스의 전 국민 무료화이다. 사회주의 형태의 두 나라와 단순 비교하기 힘들지만 저출산 및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어 국가 위기상황에 봉착한 우리나라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중앙 및 지방정부가 적극 나서 교육비 인하와 의료혜택 확대 등 복지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만 사회보장제도의 실질적인 정착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농업에 있어서도 지속적인 친환경 유기농업 발전과 정착을 위한 연구 및 지원이 끊이지 않아야 할 것이다. 농작물 연작피해 예방 연구와 지력(地力)을 높이기 위해 볏짚 등 농산 부산물을 다시 땅으로 돌려주는 정책도 과감히 펼쳐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관광분야는 코스타리카에서 볼 수 있듯이 자연환경 보존을 지속가능한 관광개발로 여기고 후손에게 물려줘야 함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친환경 유기농업과 자연을 연계한 생태관광 정책역시 군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 그리고 지속가능한 복지 실현처럼 중요한 과제로 우리 모두가 함께 실현해야 할 목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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