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사지구 관광개발 공론화를…"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7년 08월 18일(금) 10:01
산수뮤지컬·바둑테마파크 좌초 이어 드론항공레저단지도 타당성 결여
은퇴자마을, 귀농귀촌신도시 등 구상만 난무 전문가 참여 공론화 절실

천황사지구 관광개발이 점점 '영구미제'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산수뮤지컬 영암아리랑 조성사업과 바둑테마파크 조성사업이 좌초되면서 덩달아 개발방향을 상실한 여파가 쉽사리 가시질 않고 있는 것이다.
민선 6기 들어서도 전동평 군수가 드론·항공레저단지를 구상했으나 최근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진다. 다시 은퇴자마을이니, 귀농귀촌신도시니 하는 구상이 제시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실현가능성이 없는, 그야말로 구상단계에 머물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황사지구 관광개발은 민선 4,5기 '3대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월출산 氣찬랜드 조성, 로프웨이(케이블카) 설치, 산수뮤지컬 영암아리랑 조성사업 등이 그것으로, 이 가운데 氣찬랜드만 조성이 끝나 영암군 관광산업을 이끄는 핵심시설로 자리 잡았다. 케이블카는 박근혜 정부 때 잠깐 돌파구를 찾는가 싶었을 뿐, 문재인 정부 들면서 그 실현가능성은 거의 제로가 됐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산수뮤지컬사업은 민선5기 때 백지화된 바 있고, 함께 건설될 예정이던 바둑테마파크사업은 민선6기 들어 백지화됐다. 관련 사업 추진을 위해 국립공원구역이 해제되고, 부지매입까지 이뤄졌던 천황사지구 관광개발이 이때부터 시련에 봉착한 것이다.
천황사지구는 영암읍 개신리 261-1 일대로, 면적은 대략 15만여평에 이른다. 이미 관광지로 지정되어 있다. '호남의 소금강'으로 일컫는 국립공원 월출산의 진면목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천혜의 입지여건을 갖고 있다. 이런 곳이 수년째 개발방향을 못 찾고 표류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여러 원인이 있겠으나, 그동안 이곳에 계획됐던 사업 구상 자체에 큰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이를테면 공론화 부재 내지 밀어붙이기식 추진이다.
산수뮤지컬사업은 영암읍 개신리 사자저수지 일원 21만9천740㎡에 430억원(국비 100억원, 지방비 100억원, 민자 230억원)을 투입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수상무대와 부대시설, 문화콘텐츠 등을 갖추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민간투자자를 찾는데 실패하고 지역민들의 감사청구가 이어지면서 사업이 흐지부지됐다. 단체장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사업의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군민 대다수가 고개를 가로젓는 사업이었던 것이 그 결정적인 이유였다.
바둑테마파크조성사업은 영암읍 개신리 261-1번지 일원에 총사업비 600억원(국비 170억원, 군비 230억원, 민자 200억원)을 투입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동안 명예의 전당, 참선관, 연수관, 테마센터, 바둑텔, 예술인촌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었으나 역시 백지화됐다. 단체장의 욕심이 더해지면서 당초 계획보다 사업비가 크게 늘어나는 등 규모가 커지고, 투융자심사 등을 무시해가며 국고보조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였다.
지난해 말에야 두 사업을 추진하며 실시했던 용역에 대한 잔여금액이 지급되면서 용역비만 32억2천530만3천원을 낭비했다. 사업을 위한 부지매입비 등까지 포함하면 예산낭비는 이보다 규모가 훨씬 커지지만 이미 사들인 부지는 군의 재산으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낭비로 보기는 무리일 것이다. 어쨌든 두 사업이 백지화된 것은 사업타당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한 상태에서, 단체장이 의지만 앞세웠고, 더구나 여론을 거슬러가며 추진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아쉽게도 민선 6기 들어서도 이런 행정행태는 반복되고 있다. 천황사지구를 염두에 두고 추진됐던 '드론파크 조성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조사 설계용역'이 그것이다.
용역을 맡은 경운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영암읍 개신리 261-1번지 일원에 986억원을 들여 오는 2020년까지 경량항공기 이착륙장, 연구시설, 교육시설, 제작 및 정비시설, 대여시설, 휴게시설, 숙박시설, 테마파크, 비행장 등을 건설한다는 내용을 담은 최종보고서를 군에 납품하고 최종보고회까지 열었다. 심지어 보고회는 비공개였다. 하지만 소요사업비 확보 방안, 개발방식, 사업타당성 등에서 상당한 문제 제기가 이뤄지면서 '없던 일'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단체장이 외부에서 얻은 아이디어 수준의 사업에 대해 주민 여론 수렴은 고사하고, 조직 내 팀장급 이상 간부공무원들과의 충분한 토론 내지 의견수렴마저도 거치지 않은 채 추진한 결과였던 점에서 산수뮤지컬사업과 빼닮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뒤 나오고 있는 은퇴자마을이나 귀농귀촌신도시 구상 역시 마찬가지다. 여러 구상을 토대로 투자방안을 타진해보는 노력은 가상하다. 하지만 천황사지구 개발은 氣찬랜드와 함께 미래 영암군의 관광산업을 이끌 핵심 사업지구 개발인 점에서, 지금까지 해온 방식처럼 섣불리 접근해서는 시행착오만 되풀이할 수 있다. 천황사지구 개발방향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다. 당연히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하고, 지역민들의 의견 수렴도 중요하다. 개발방향과 투자자를 공모해보는 파격도 필요하다.
월출산 氣찬랜드가 조성 당시 숱한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故 김일태 군수의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듯이, 천황사지구 개발은 다음 단체장의 가장 큰 업적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군민들에게는 초미의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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