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國旗)>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7년 08월 25일(금) 12:39
유럽의 다수 국가들이 국기에 사용하는 고유의 색이 있다. 빨강, 파랑, 그리고 흰색이다. 네덜란드 국기는 빨간색, 흰색, 파란색을 위에서부터 차례로 놓는다. 자유와 공화정을 뜻한다고 한다. 프랑스는 이 색깔을 가로에서 세로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성조기도 이 세 가지 색깔을 기본으로 한다.
공산국가들은 공산주의혁명의 전통적 상징인 빨간색을 사용한다. 알바니아, 중국, 베트남, 옛 소련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같은 공산국가인 러시아는 흰색, 파란색, 빨간색을 위에서부터 차례로 놓는 국기를 사용한다. 네덜란드 국기에서 아이디어를 찾았다고 하는데, 실은 ‘모방’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중동의 이슬람 국가들은 4가지 전통색인 빨간색, 흰색, 초록색, 검은색 가운데 1가지 색을 쓰거나 3색을 조합해서 사용한다. 터키, 알제리, 튀니지 등은 그 위에 별과 초승달이 주제로 그려져 있다. 파키스탄과 말레이시아도 별과 초승달 도안을 쓴다.
아프리카의 경우는 어느 나라의 식민 지배를 받았느냐에 따라 국기가 다르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나라들의 국기는 3색줄이 세로로 나 있다. 일반적으로 초록색, 노란색, 빨간색 등으로 이뤄진다. 반면, 영연방국가들은 3색줄이 가로로 나 있고 주로 초록색, 파랑색, 검정색, 흰색을 사용한다.
국기의 형태가 가장 다양한 곳이 아시아 국가들이다. 일본, 네팔 국기 등에는 태양을 상징하는 도안이 그려져 있고, 인도 국기에는 바퀴, 부탄 국기에는 용, 스리랑카 국기에는 칼이 그려져 있다. 우리나라처럼 음양무늬를 쓰는 나라가 몽골이다. 몽골 국기에 새겨진 ‘서염보’의 문자는 해와 달, 그리고 5원소로 이루어진 영원한 대지를 존숭하는 상징적 문장이며, 세상 만물을 이루는 이들 원소들이 무궁히 존재하고 발전한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중앙아메리카 국가들은 오래전부터 중앙아메리카를 상징해온 파란색과 흰색을 약간씩 변형해 사용한다. 특히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에콰도르의 국기는 노랑색, 파랑색, 빨강색 등 3색으로 거의 같은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동일한 역사적 전통 때문이라 한다.
그밖에 남미 제국의 국기들은 주로 미국이나 프랑스 국기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렇듯 국기의 색과 디자인은 그 나라의 역사, 종교, 문화 등을 반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태극기는 1882년 수신사로 일본에 간 박영효, 김옥균, 서광범 등이 태극사괘를 국기로 삼기로 의견을 모으고, 일본 고베의 숙소 건물에 도안한 기를 게양한 것이 그 효시다. 태극기의 흰색 바탕에 중앙에는 적색과 청색의 태극을, 사방 모서리 대각선에 검은색 건·곤·이·감의 사괘가 그려져 있다. 태극은 우주 자연의 궁극적 생성원리를 상징하는 것으로 붉은색은 존귀와 양을 파란색은 희망과 음을 의미한다. 사괘의 건은 천지일월, 춘하추동, 동서남북, 인의예지의 4가지를 각각을 조합한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태극기는 1948년 정부수립을 계기로 당시 문교부 고시(1949년)로 태극과 사괘에 대한 규정이 만들어지고, 규격이 통일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대한민국 국기법’(2007년)이 제정되어 국기게양방법 등을 규율하고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기가 언제부턴가 갈등과 대립의 표출도구가 되고 있다. 자유와 정의, 민주와 형평, 평화와 사랑을 상징하는 도구로 온 국민이 다함께 들어야할 태극기가 국정농단을 옹호하는 세력들의 상징인양 전유(專有)되고 있다. 더 안타까운 일은 이들이 사용하는 태극기 위엔 늘 미국의 성조기가 펄럭인다는 점이다. 태극기를 망토로 만들어 걸치고 머리띠를 질끈 동여맨 이들이 손에 든 태극기는 그래서 점점 낯설고, 어떨 때는 쳐다보기가 두려울 정도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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