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방분권인가?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7년 09월 29일(금) 15:27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이 잘 돼 있는 독일은 일반적으로 지방이 수도보다 더 잘 살고 소득수준도 높다. 학업과 취업을 위해 서울로 몰리는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현상은 독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지방에 좋은 대학과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 굳이 베를린까지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방을 죽어가는 지역이 아니라 살아있는 지역으로 만든 독일의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정책의 결과이다. 베를린은 독일의 수도지만 오랫동안 재정조정제도에 의해 부유한 다른 주(州)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았고, 지난해 독일 빌트지가 선정한 독일의 잘사는 도시순위에서 지방 도시들에 밀려 겨우 20위를 기록했다.
독일의 하이델베르크는 인구 15만명의 지방의 작은 소도시이다. 수도인 베를린과 많이 떨어져 있지만 전 세계 관광객들이 연중 방문하는 관광도시이자, 독일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하이델베르크대가 위치한 대학도시이다. 독일은 지방정부와 지방대학이 힘을 가지고 있어 지방에서의 삶과 교육이 평가절하되지 않는다. 유명대학도 전국에 골고루 퍼져 있다. 지방과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원인은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정책이다.
중앙 및 지방정부 양쪽에서 행·재정적 지원을 받는 대학은 양질의 연구와 교육이 가능하고 지역 주변의 기업체·연구기관 등과 연계한 지역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지방자치와 지역정치에 대해 가르치며 청소년의회 등을 통해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지방자치를 배운다. 일찍부터 지방자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지방도시가 수도권의 도시 형태나 삶의 방식을 일방적으로 추종하거나 비수도권의 문화를 촌스러운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지방의 각 도시는 고유의 정체성과 개성을 살려 자기 지역을 독창적으로 지속 발전시킨다. 제도화된 지방분권이 활성화되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작은 지방도시인 하이델베르크에 전 세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하이델베르크 성을 비롯한 고풍스러운 도시 분위기와 학문의 도시라는 정체성이다.
한국의 지방분권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 2009년 정부가 조사한 사무 총 조사 결과를 보면 중앙과 지방이 법령상 처리하는 총 사무단위 수는 4만2천여개로 조사되었다. 이를 국가사무와 지방사무로 분류하면 대략 국가사무가 80%, 지방사무가 20%를 점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무와 권한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다는 이야기이다. 지방재정의 열악함도 예외가 아니다. 총 조세수입 중 중앙과 지방간의 세입(8:2)과 세출(4:6)의 비중이 지방자치 실시 이후에도 거의 변함없어 2할 자치에 그치고 있다.
수도권은 전 국토의 12%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대략 인구는 49% 경제력은 45%를 점유하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격차가 매우 심하다. 국가의 균형발전의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그 영향으로 수도권은 과밀의 문제를 비수도권 특히 호남권은 과소의 문제를 안고 있다. 지방분권은 중앙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력을 지방과 지역사회에 넘겨주는 국가 권한의 재설계 작업이다. 국가와 지자체간의 분업과 협업을 통해 보다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체계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영암은 고분·고인돌의 세계적 선사유적, 영산강의 문화유산, 월출산 국립공원, 왕인박사 유적지, 도기문화유적 등 빼어난 문화관광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군단위에선 드물게 2개의 대학과 국가공단이 위치해 있다. 이를 지역실정에 맞게 잘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권한과 책임을 갖는 지방정부가 절실히 필요하다. 독일이 효율적인 지방분권을 통해 지역번영과 국가발전을 이루었듯이 지방화·세계화시대 지방발전의 명제로서 지방분권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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