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강진 방문의 해'에 비춰본 '2018 영암 방문의 해'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7년 11월 10일(금) 10:03
강진군, 1년 넘는 준비기간 연구용역에 문체부 공식후원도 받아
영암군, 준비기간 고작 2개월 프로그램 부실 홍보 부족 큰 우려
군이 지난 10월 30일 열린 제42회 군민의 날 기념식에서 '2018년 영암 방문의 해'를 선포했다. 궁극적으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2020년 올해의 관광도시' 선정이 목표로, 내년에 관광객 3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1∼12월 두 달을 준비기간으로 잡았다. 2018년 계획된 각종 축제와 행사 등을 총망라해 일제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종합적인 세부실행계획을 수립한다고 군은 밝혔다. 각종 행사 개최 때 '영암 방문의 해' 로고를 사용하는 등 행사 주제별 방문(관광)객 유치 전략과 맞춤형 홍보 마케팅 등 초기실행계획을 11월 중순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2018 영암 방문의 해'는 관광 진흥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점에서 '적극적 행정'으로 평가받을 일이다. 하지만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문제가 많다. 자칫 아무런 준비도 없이 손님만 초청한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군이 모델로 삼은 곳은 인근 강진군이다. 강진군은 사전 준비를 거쳐 2016년 5월 2일 '2017 남도답사 1번지 강진 방문의 해'를 선포했다. 군 단위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방문의 해'를 지정해 국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공세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는 강진군이 처음이었다.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준비에는 7개월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이 기간 기획홍보실에 '강진 방문의 해 전담추진기획단'을 가동하고, 각계각층 군민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관협력추진위원회도 발족시켰다. 2∼3년 전부터 관광 인프라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에 비춰보면 '2018년 영암 방문의 해'는 급조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말하자면 준비기간이 태부족하다. 준비기간 부족은 당연히 프로그램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제57회 전라남도체육대회와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0주년이라는 굵직한 행사와 기획아이템이 있기는 하다. 해맞이축제(1월), 왕인문화축제(4월), 제7회 영암 김창조 전국 국악대전(9월), 무화과축제(8월), 유기농&토하축제(9월), 마한축제(9월), 대봉감축제(11월),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8월), 도선국사 문화예술제(10월), 월출산 국화축제(11월) 등 축제와 문화예술행사가 즐비한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이들 축제와 문화예술행사, 체육행사 등을 어떤 주제 아래 어떻게 연계하고, 어떤 프로그램을 확충할지가 관건이다.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0주년은 어떤 밑그림도 아직 없다. 아예 백지상태나 다름없다. 심지어는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와 업무협의도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군은 각 실·과·소별로 소관 행사 개최 계획을 제출하게 하고, 공직자들로부터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형태로 계획을 짠다는 방침이다. 그야말로 궁여지책이자, 프로그램 부실이 우려되는 이유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공식후원을 받는 일도 시간이 촉박하다. 강진군은 2016년 5월 '2017 남도답사 1번지 강진 방문의 해'를 선포한 뒤 7월 전남도, 8월 한국관광공사의 공식후원을 각각 받은데 이어, 10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공식후원 명칭 사용과 함께 로고 사용 권한을 승인받았다.
'2018 영암 방문의 해'가 궁극적으로 '2020년 올해의 관광도시' 선정을 목표로 하는 만큼,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식후원은 절대 필요한 일이다. 실제로 강진군은 '2017 남도답사 1번지 강진 방문의 해'를 성황리에 마무리해가면서, 지난 10월 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2019년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됐다. 올해의 관광도시 사업은 매년 관광 잠재력이 큰 중소도시를 선정해 3년 동안 최대 25억원의 국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강진군은 가우도, 마량미항 등 해양관광과 다산초당, 하멜유적지 등 역사문화, 독자적인 농촌체험관광프로그램 등 여러 즐길 거리가 있는 체류형 관광도시로 변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불과 2개월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준비기간 영암군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게 될지 지켜보아야할 대목이다.
'2018 영암 방문의 해'의 성패를 가늠하게 될 또 다른 관건인 홍보마케팅도 큰 걱정이다. 강진군은 '2017 남도답사 1번지 강진 방문의 해'를 준비하기 위해 ▲BI(Brand Identity), 슬로건 등 개발 ▲관광 상품 개발 ▲홍보마케팅 전략 ▲관광객 환영 및 수용태세 개선 방안 등에 대한 연구용역까지 전문기관에 의뢰했다.
뿐만 아니라 관련 조례를 만들어 민관 공동의 추진위원회 구성 근거로 삼았고, 서울 코엑스 등에서 열린 국내외 관광행사에 적극 참여해 강진 방문의 해를 체계적으로 홍보했다.
이처럼 강진군의 '2017 남도답사 1번지 강진 방문의 해' 준비과정을 개략적으로만 살펴보더라도 '2018 영암 방문의 해'는 준비기간 부족으로 인한 프로그램 부실은 물론, 정부의 공식 후원 등 지원과 홍보마케팅 부실 등이 우려된다. 예정된 축제와 문화예술 및 체육행사를 개최만 하는 식으로는 우세스런 처지가 불가피하다.
특히 영암 방문의 해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려면 누구보다 전동평 군수의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는 제기되고 있는 우려의 상당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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