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화분에 봄봄나무 한 그루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7년 12월 08일(금) 15:11
겨울 눈 속 곰삭은 갈색 낙엽들
흙을 적신 봄비에
흐믈흐믈 녹아 양식으로 스미는
산 언덕, 동네동네 울타리마다
비 개인 이른 아침
불쑥불쑥 솟아난다
봄봄나무 한 그루

해오름 전 새벽 공중이 눈부시다
잠시 머물다 가는 모든 생의 기적은
허공 높이 깃발을 들어 먹먹하게 나풀댄다,
어느제 하르르 무너진다

대지 곳곳 번지는 연초록 풀빛
오늘, 다시 추스리는 마음 새로 고침에
아직 마르지 않은 빗방울이 싱그럽게 성겨있구나

시간의 부엽을 녹여 비옥해진 겨울화분에
아, 꽃으로 피어 넉넉히 부어주는
봄봄,
봄봄나무 한 그루.

김연숙
영암문인협회 회원
솔문학동인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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