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미래가 있는가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
2017년 12월 15일(금) 11:35 |
감은 주식(主食)도 부식(副食)도 아닌 과일이다. 날마다 끼니마다 먹는 밥이나 김치처럼 안 먹어도 되는 기호품이다. 예로부터 감은 귀했고 특별한 대접을 받았다. 노계 박인로 선생은 상 위에 다소곳이 놓인 홍시를 보고 '조홍시가'를 지어 효를 노래했다. 집집마다 한 그루씩은 있었던 감나무는 추억이 서린 나무이다. 감나무에 얽힌 추억이 없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감나무는 부부가 되는 과정과 같아 제사상에 올려 대접했다. 감나무는 접을 붙이지 않으면 땡감이 되고 만다.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부부가 되듯이 접을 붙이면 새로운 나무가 되어 맛있고 튼실한 감이 열린다. 추운 겨울 동안은 홍시로 갈무리할 수 있지만 봄부터 가을 수확 전까지는 홍시 대신 곶감을 만들어 장기간 갈무리하여 제사상에 올렸다. 그런 감을 트랙터로 짓이겨 폐기처분한 것이다. 이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제주도 귤과 같은 길을 밟을 수도 있다.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제주도 귤나무는 대학 나무로까지 불렸다. 귤나무 다섯 그루만 있어도 대학을 보낸다 할 만큼 귀한 나무였다. 품종 개량이 되고 재배 면적이 늘어나 과잉생산 되면서 귤값 폭락으로 이어졌다. 생산비는 물론 수확 품삯도 안 돼 폐기처분하고 귤나무를 벨 수밖에 없었다. 제주도에서는 귤나무를 줄이는 것을 장려해 보조금까지 주고 있다. 금정 대봉감은 제주도와는 사정이 다르다. 재배 면적이 늘어 과잉생산된 것이 아니라 풍작 때문이다. 한 해 풍작이 문제가 아니라 수요층이 한정된 때문으로 보인다. 감 생산량을 조절한다고 감나무를 베어내자고 주장할지 모른다. 그것은 대책이 아니다. ‘수요 공급의 법칙’에 따라 수요를 늘리는 방법이 해결책이다. 군이나 향우회와 향우들이 나서면 해결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소식은 고병원성조류독감(AI)이다. 영암은 전국 오리생산 최대 단지다. 이제 고병원성조류독감은 해마다 발생하는 계절병이 되었다. 고병원성조류독감 인플루엔자 발견이 되었다 하면 긴장 안 할 수가 없는데 몇 해째 영암을 비켜가지 않고 있다. 이제 AI 하면 영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쓸까 두렵다. 영암은 철새 도래지도 아니고 주요 이동 경로도 아니기 때문에 외부에서 유입 됐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방역을 통한 예방이 우선 돼야 한다.
모든 동식물은 대량 생산을 위해 밀식(密植)하면 반드시 병이 생긴다. 공장식 축산이 불러오는 필연이다. 집단 밀식을 하면 병이 발생하고 병을 예방하거나 치료를 위해 약품을 사용하는 악순환은 되풀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사용 되는 항생제 절반은 사람에게 절반은 축산에서 사용한다고 한다. 농사와 마찬가지로 축산에서도 항생제, 방부제, 성장 호르몬제 등 수많은 약품이 사용 되고 있다. 지난 번 달걀 소독약 파동이 교훈이다. 고병원성조류독감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지만 주로 동북아시아애서 발생하고, 가끔씩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하고 있다. 고병원성조류독감 인플루엔자는 얼마든지 예방 할 수 있다. 영암군도 고양시,성남시,부천시,동두천시,보령시,영월군처럼 국내외에서 이미 검증된 유용미생물인 EM(Effective Micro-organisms) 생산 공급을 도입해야 할 때다. 더불어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공장식 축산을 자연순환 농법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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