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통장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7년 12월 15일(금) 11:41
점철된 서랍 속 푸른 눈빛 같은
축축한 통장하나

한 장씩 넘길 때 마다 낡고 허물어진 어깨가
밑천 떨어진 휑한 얼굴로 보인다

잔액으로 남은 사십 원 앞에서
흙내음 쓸려가며 휘어진 등으로 꾹꾹 눌러둔 가난

주름지고 못 박힌 아버지의 투박한 손을 어루만지듯
홀로 키운 사 남매의 기억을 더듬으며

떨어지는 눈물 한 방울

임영자
2016년 '시와 사람'으로 등단
전 솔문학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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