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용암사지 이어 '월출산 큰골 등산로'도 복원 구상

'월출산국립공원 활용 종합마스터플랜' 짜 뒷받침해야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8년 01월 05일(금) 09:39
최인선 순천대 박물관장(사학과 교수)은 "전남지방에서 단일 산(山)으로 월출산만큼 불교유적을 많이 갖고 있는 산도 없다"고 단언한다.
"월출산은 골산(骨山·돌산)이기 때문에 많은 골짜기들이 있으며, 여기에는 경주 남산과 비교될 만큼 여러 가지 불교 유적과 유물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월출산의 불교문화는 여러 차례의 지표조사와 부분별 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 그 윤곽이 드러나 있다. 불상은 마애불 7구, 석조불 2구, 대형 석불편 1, 금동불 2구, 목불 다수 등이 있으며, 석탑은 3층 석탑 5개, 5층 석탑 3개, 폐 석탑 3개소 등 11개가 있다. 건물지의 발굴조사, 석탑의 복원, 새로운 문헌자료의 등장 등으로 계속해서 자료들이 속출하고 있으므로 보다 깊이 있는 불교문화를 복원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주장하는 최 교수가 주목하는 불교유적은 구정봉 서쪽 중턱 옛 '용암사' 절터와 그 위 큰 바위 면에 새겨진 불상(마애불)이다. 이 마애불은 1970년 발견돼 '영암 월출산 마애불'(높이 8.6m)이라 이름 지어진데 이어, 1972년 국보 제144호로 지정됐다. 최 교수는 이 용암사가 도선국사의 삼한통일의 '비기(秘記)'에 의해 세워진 삼암사(三岩寺)의 하나였음이 밝혀진 만큼 마애불의 문화재 명칭을 '영암 용암사지 마애여래좌상'으로 구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립공원 지정 30주년인 올해 월출산 활용을 제안하면서 용암사와 마애불을 거론하는 까닭은 이곳이 바로 그 '시발점'이 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영암군은 용암사지 복원을 위한 각종 지표조사 등 용역에 이미 착수했다. 뿐만 아니라 용암사와 마애불, 구정봉을 거쳐 천황봉에 오를 수 있는 가장 편한 등산로인 '월출산 큰골 등산로 복원'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월출산 큰골 등산로 복원에 대해 군 문화관광과 천재철 과장은 "용암사지 복원과 구정봉 큰 바위 얼굴의 '명승' 지정 등을 포함한 종합계획을 세워 정부에 국비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면서, "국비가 확보되면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에 집행을 의뢰하는 방식으로 월출산 큰골 등산로 복원부터 시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천 과장은 "월출산 큰골 등산로가 상수원보호구역에 위치해 있어 복원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천황사지구나 산성대 입구 등의 일반 등산로처럼 출입이 완전히 자유로운 등산로가 아니라 상수원보호구역의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제한적인 이용이 가능한 등산로로 복원해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를 위한 용역 등 종합적인 계획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군은 '월출산 큰골 등산로' 복원을 계기로 영암군과 월출산의 또 다른 상징적 인물인 도선국사의 수행길인 가칭 '명사길'을 개설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른바 불교문화의 성지화(聖地化) 작업으로,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월출산을 제대로 활용하는 첫 단추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말 제253회 의회 정례회에서 새해 예산 가운데 '월출산 관광객 유치 방안 용역비'(1천800만원) 전액을 삭감한 것은 바로 이런 점에서 매우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월출산을 활용한 관광객 유치방안을 마련하는데 1천800만원의 용역비로는 부족하다. 하지만 관련 용역 추진의 의미에 대해 보다 세심하게 심사숙고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마애불은 통일신라 때 모셔진, 우리나라 국보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고, 그 오른쪽 무릎 옆에서 부처님을 향해 기도하는 동자승의 모습이 조각으로 새겨져 있다. 용암사지에서 남동쪽으로 20여m 떨어진 곳에는 보물 제1283호 용암사지 삼층석탑이 현존하고 있다. 깊은 역사가 깃들어 있고 영암이라는 지명이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용암사를 복원해 '氣의 고장 영암'이라는 슬로건에 맞게 氣의 발원지로 삼아 월출산을 찾는 탐방객과 참배객들에게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는 전국 최대의 기도처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화자 의원이 지난 2015년 9월 제233회 영암군의회 군정질문답변을 통해 용암사지 복원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한 말이다. 고 의원의 발언 역시 잘 보존된 월출산을 개발하자는 뜻이 아니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월출산을 지키고 가꾸되 이제는 지역을 위해 활용하는 계기를 만들자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월출산 국립공원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종합적인 마스터 플랜을 짜는 일이 절실하다. 이에 월출산국립공원 활용 종합계획 수립을 서두를 것을 거듭 촉구한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이 기사는 영암군민신문 홈페이지(yanews.net)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yanews.net/article.php?aid=2025120985
프린트 시간 : 2024년 09월 20일 18:5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