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박준영 국회의원직 상실 군민들 큰 충격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8년 02월 09일(금) 10:43
영암 출신 '3선 道伯' 불명예 퇴진에 "어쩌다 이런 일이…" 허탈
재선거에 5~6명 이미 도전장 민주당 민평당 양당 대결구도 될 듯
영암 출신으로 3선 전남도지사를 지낸 박준영(72) 의원이 당선무효형 확정과 함께, 불명예 퇴진하게 된데 대해 영암군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언론인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 당시 청와대 대변인, 3선 전남도지사, 국회의원 등 화려한 정치 역정을 걸어왔던 박 의원이 억대의 공천헌금을 받은 대가로 교도소에 수감되는 불명예스런 말로에 대한 인간적 동정심뿐만 아니라, 1,2심 유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영암군민을 비롯한 지역구민들에게 무죄를 강변하며 유감표명마저도 주저한데에 대한 배신감까지 더해져 허탈과 분노가 교차했다.
한 군민은 "내리 세 번이나 전남도지사를 하면서 출신지역인 영암군에 무슨 업적을 남겼느냐는 묻지 않겠다. 하지만 영암군민의 압도적인 지지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변변한 지역구 활동도 못했고, 1,2심 재판결과에 대해 그때마다 상급심에서는 무죄가 나올 것이라며 군민들을 호도하기 급급했다"며, "군민들의 허탈감과 상실감은 어떻게 보상받아야할지 참으로 난감하다"고 분개했다.
박 의원은 중앙일보 기자와 해직, 복직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 시절 공보수석비서관 겸 대변인, 국정홍보처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04년 박태영 전남도지사 유고에 따른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뒤 광주·전남 광역단체장으론 처음으로 3선에 성공했다.
가난과 좌절을 딛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했듯 소외와 낙후의 상징인 전남의 새로운 운명을 일구기 위해 뛰었고 친환경농업과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 서남해안관광레저기업도시(J프로젝트) 등에 역점을 두고 도정을 이끌었다. 성과도 많았으나, 엄청난 적자를 내고 실패한 F1으로 인해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반면 박 의원의 '행운'은 여기까지였다.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불어 닥친 야권분열과정에서 국민의당에 입당, 영암·무안·신안지역구의 공천권을 따내고 고향인 영암군민들의 압도적지지 덕에 국회의원에 당선되기는 했다. 그러나 국민의당 입당 직전 자신이 주도한 신민당 창당과정에서 같은 당 사무총장으로부터 공천헌금 명목으로 3억5천200만원을 받은 것이 족쇄가 돼 결국 국회의원직을 잃게 됐다. 전남도지사 3선에 너무 쉽게 성공하며 '선거다운 선거'를 치러보지 못한 박 의원으로서는 과욕이 부른 화였다고 할 것이다.
한편 박 의원의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되면서 영암·무안·신안 지역구에서는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 때 재선거가 함께 치러지게 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정중동이었던 후보들의 행보가 본격화하고 있다.
일단은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의 양자 대결 구도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3선 무안군수 출신으로 지난 총선에서 박 의원에 패배한 서삼석 지구당위원장과 백재욱 청와대 행정관이 거론된다. 여기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도 거론된다. 특히 영암·무안·신안과 목포는 김 위원장의 정치입문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 지역구 중의 하나인 점에서 전략공천설까지 나돌고 있다.
민평당에서는 엊그제 창당대회 진행을 맡기도 한 이윤석 전 의원이 확정적이라는 전망이다.
이밖에 영암 출신인 배용태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와 이건태 변호사, 신안 출신인 우기종 전남도 정무부지사 등도 거론되면서 이들의 소속 정당문제가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서는 다자구도가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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