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산지석(他山之石)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8년 02월 09일(금) 14:07
'다른 산의 돌'이라는 뜻을 지니지만, 의미를 더해 설명하자면 다른 산에서 나는 거칠고 나쁜 돌이라도 자기의 옥(玉)을 가는 데 숫돌로 쓸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즉, 다른 사람의 하찮은 언행(言行)이라도 자신의 지덕(智德)을 닦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이 말은'<시경(詩經)>, 소아편 학명(鶴鳴)'에서 소개된 시의 일부이다.
樂彼之園 (낙피지원) 즐거운 저 동산에는
爰有樹檀 (원유수단) 박달나무 심겨 있고
其下維穀 (기하유곡) 그 밑에는 닥나무 있네
他山之石 (타산지석) 다른 산의 돌이라도
可以攻玉 (가이공옥) 이로써 옥을 갈 수 있네
타지에서는 '전라도'라는 말에 흔히 '배신자'의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사람이 많다. 군부독재시절 TV에 출연했던 악역이 전라도 사투리를 애용했던 것과 무관치 않다. 우리 전라도인 자체에서도 '차별받은 사람들의 고장'이라며 자조 섞인 말을 읊조리지만, 실제로 우리 전라도인은 큰 뜻을 위해 작은 불이익은 능히 감수하는 사람들이며 자존심 또한 높은 사람들이다.
임진왜란으로 전국토가 유린되고 조선인구 감소가 현격해졌을 때, 당시 살아남은 전라도인이 이 나라를 지켜왔다.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는 말의 유래가 이것이고, 지금도 전국에 흩어져 있는 국민들의 조상을 찾고 보면 전라도출신이 적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6.25때 피난민이었던 지금의 대통령도 조상이 전라도 남평 사람인 것을 보면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전라도인의 힘을 보여준 사례를 보면 전라도를 지지기반으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할 수 있었고, 문재인 대통령도 당선이 가능했다. 박근혜 정권이 탄핵되고 새 대통령을 선출하고자 할 때 보수 정당이 집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지역내 최대지지당이었던 국민의당을 과감히 포기하고 민주당에 집중함으로써 압도적 차이로 보수세력을 따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전라도인이 항상 지지정당의 거수기로 남아있지는 않았다. 대통령은 큰 시각을 통해 선택했지만 제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매서운 회초리를 들어 보이기도 했다. 당시 광주에 8석, 전남에 8석이 국민의당 출신으로 채워질 때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광주·전남의 유일한 당선자'가 된 이개호 의원이 눈물을 보인 일은 민심의 준엄함을 보여준 사례라고 하겠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또 선거철이 왔다. 새롭고 훌륭한 인물을 뽑기 위해 검증의 시간이 온 것이다. 그런데, 이웃 동네에서 '웃기다'는 표현 말고 설명할 길이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당원교육이 강진에서 열렸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는 유일한 군수 후보로 거론된 연락소장이 있었는데, 현직 군수의 복당이 늦어지면서 연락소장이 군수 되는 일은 '떼놓은 당상'이라고 여겼는지 지역에서 활동깨나 한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그로부터 2달이 지나고 11월 1일 강진원 군수의 더민주 복당이 확정되자 그 많던 연락소장의 지지자들은 눈을 씻고 찾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지역이 그렇게 평정되는가 싶더니 2018년이 되고 1월 초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위공직자 임명 배제 7대 비리 가이드라인'을 선포한데 이어 같은 달 17일 '경선 불복 탈당자 지방선거 경선시 20% 감산'이라는 혁신안이 발표되니 지역이 또 다시 술렁이기 시작했다.
호사가들은 '경선시 복당자는 20% 감산, 정치신인에게는 10% 가산이 있어 강진의 현직 군수가 최종적으로 -30%의 핸디캡을 갖게 됐다'며 '군수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 앞에서 간보듯이 이리저리 왕래한 사람들은 얼굴만 팔려 웃음거리가 됐다'고 전했다.
심지어 언론에서조차 20% 감산은 사실상 경선 탈락을 의미한다고 떠들어대는 통에 줏대없이 움직였던 사람들이 졸지에 실없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이제 광역단체장 및 교육감 예비후보등록이 5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6.13 지방선거에 모습을 드러낼 후보들이 지역 행사에 참석해 얼굴 알리기에 총력을 펼치고 있다.
3월 2일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 등록 등을 감안하면 이미 본선이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지역의 발전을 생각하는 통 큰 전라도인이라면 그 선택에 앞서 강진의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당선 유력의 여부를 떠나 후보의 됨됨이를 더 자세히 보고 진짜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을 뽑아주십사 권해본다.
참고로, 후보등록이 마감되고 선관위 홈페이지를 가면 후보들의 경력이 자세히 공개되니 적극 참고하기를 바란다. 올해 꼭 좋은 일꾼들 뽑아보자.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이 기사는 영암군민신문 홈페이지(yanews.net)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yanews.net/article.php?aid=2050395065
프린트 시간 : 2024년 11월 09일 01:0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