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처럼 크고 오래 살았으면”

11번째 아이 출산·거액지원금 ‘겹경사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2008년 08월 28일(목) 17:19


딸만 10명인 딸 부잣집
50대에‘5대독자’ 복덩이
“건강하고 소중하게 키울터”
“기쁘고 든든합니다. 힘 닿는데 까지 소중하게 키우겠습니다”

지난 7월 29일 11번째 아이를 출산해 큰 화제가 되고있는 미암면 채지리 비래산마을 차석문(55)·김일례(51)씨 부부.

위로 딸만 10명인 딸 부잣집에 11번째 태어난 아이가 아들이다. 더구나 ‘5대독자’를 낳았으니 기쁨은 더할나위 없다. 50대에 ‘늦둥이’를 낳았지만 ‘복덩이’ 일거라는 예감이다고.

차씨는 딸들 이름을 모두 열거하는 데 부인 김씨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은주, 효주, 진주, 선아, 이슬, 담비, 하늘, 별님, 아름, 효정이.

이번에 낳은 아들 이름은 ‘우주(宇宙)’. 누나들이 머리를 맞대고 막내동생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하늘과 땅 만물을 포함하고 끝없는 우주처럼 넓고 크게 살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태어난 막내 아들 우주. “우리 우주가 넓고 크게 오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딸만 10명이나 나면서 서운한 점은 없었을까? 차씨는 “세번째 아이까지는 조금 서운하기도 했지만 그 후부터는 그러려니 했습니다”

반면 부인 김씨는 본래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아이에 대한 욕심도 많았다. “딸들이 그리고 남편이 걱정도 많이 했지만 아들일거라는 확신으로 출산을 고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인 김씨는 연안차씨 강렬공파 49세손이자 4대독자인 남편에게 그동안 미안함과 책임감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음을 부정할 수 없다.

11번째 아이 ‘우주’는 올해 서른살인 큰 딸과는 29년 터울, 바로 위 열째 딸과는 8년 터울이다. 2~3살 터울이 지는 딸들. 현재 20대인 넷째 딸까지는 밖에나가 살고 있고, 이제 6명의 딸과 ‘우주’와 두 부부 이렇게 9명의 가족이 한 집에서 살고 있다.

“딸들이 모두 착하고 엄마를 도와 집안일도 잘한다”고 자랑하는 차씨, “다큰 딸들은 어서 시집을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했다.

아이들이 한참 커갈 무렵에는 한 달에 쌀 80kg이 부족할 정도 였다고 한다. 지금은 학교에서 급식을 실시하고 있어서 조금 낫다고 하지만 차씨가족의 생활은 그리 넉넉하지는 못하다.

석재를 다루는 전문가였던 차씨는 10년 전까지 독천의 한 석재공장에서 일했고 지금은 딱히 내세울만한 직업이 없다. 그동안 차씨는 폐품과 고물을 수거해 파는 자원재활용업을 해왔고 도로변에서 무화과도 팔아봤다.

빠듯한 살림에 영암여고 1학년에 재학중인 여섯째 딸 담비의 기숙사 입사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버스로 원거리 통학을 하고 있어 걱정이다. 중학교 성적이 우수해 영암여고에 진학한 담비가 버스 통학을 하느라 성적이 향상되지 못한다고 걱정하는 최씨 부부.

이일 저일을 닥치는 대로 하며 열 딸을 키워왔던 부부에게 11번째 아들 양육비가 부담스러웠지만 군의 양육비 지원 덕분에 한 시름 덜게됐다.

차씨는 “앞으로 키우고 가르칠 일을 걱정했습니다만 뜻밖에 군에서 양육비를 지원해준다기에 무척 고맙다”고 말했다. 두 부부는 자치단체에서 양육비를 지원해준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이를 알고 무척 반가와 했다고 한다.

최씨 부부는 군으로부터 출산장려책으로 지원하고 있는 신생아 양육비로 전국 최고 금액인 1천700만원을 받게된다. 김일태 군수는 지난 20일 차씨 집을 방문해 체온계와 미역 등 위문품을 전달하고,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약속했다.

두 부부는 “건강한 아이를 낳은 것만도 고마운데 생각지도 못했던 큰 금액을 지원 받게 돼 기쁘다”며 “많은 관심 속에 태어난 아이인 만큼 건강하고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소중히 키우겠다”고 말했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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