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출마예정자에 듣는다

전남도의원 출마 이보라미 전 영암군의원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8년 03월 23일(금) 10:19
▲ 학창시절 우연한 기회에 전남 무안의 현경면으로 농촌봉사활동을 간 적이 있습니다. 농민회 사무실에서 고무신을 받아 신고 의기양양 배정받은 마을을 찾아갔는데, 첫날부터 논에서 갈대에 허벅지를 찔려 피 한번 못 뽑고 쫓겨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도시에서 힘든 일 모르고 컸던 저에게 당시 시골아이들의 고된 노동과 군청 앞에서 양파를 던지며 시위하던 농민들의 절규는 아직도 변하지 않는 사진처럼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농활 갔던 남도에 십 수 년 후 노동자로 돌아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초선, 2010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노동자로 살아왔지만, 주민의 다수가 농민인 삼호읍과 영암에서 또한 농민의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트랙터 콤바인 로타리 등 생경했던 농기계 이름이 익숙해졌고, 저를 보고 진심으로 반가워하시는 어르신들도 많아졌습니다.
- 6·13 지방선거의 의미와 이에 임하는 각오가 있다면 들려 달라.
▲ 2017년 우리 국민은 작은 촛불의 힘으로 부패한 권력을 무너뜨리고 정권교체를 이루어 냈습니다. 그러나 광장에 모였던 촛불이 궁극적으로 열망했던 것은 정권교체를 넘어 ‘내 삶이 바뀌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비정규직은 천만을 헤아리고, 농민들은 생존의 문턱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지방의원의 소임은 주민들의 생활공간 가장 가까이서 중앙정부가 다 살피지 못하는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을 지키고,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고 부조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야 말로 지지정당에 대한 투표가 아니라, 주민들과 동행하며 내 삶을 바꾸는 정치를 할 사람에 투표하는 선거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출마의 변을 들려 달라.
▲ 처음 공직후보 출마를 결심하고 주민들 앞에 섰을 때처럼 떨리는 마음으로 이번 지방선거에 삼호, 미암, 학산, 군서, 서호에 전남도의원으로 출마합니다. 지난 의정활동 기간 분에 넘치는 사랑으로 참 행복했습니다. 처음 군의원으로 출마할 때를 돌이켜보면 저도 생활인으로 당장의 생계가 중요한 평범한 노동자였습니다. 다만, 당락을 떠나 당시 유일한 진보정당이었던 민주노동당의 후보로서 노동자 농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었고, 뜻밖의 넘치는 성원을 받았습니다. 지난 군의원 8년 동안 전국 최초로 초·중·고, 특수학교, 유치원, 어린이집까지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하게 되었고, 주민 발의를 통해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줄이는 학자금 이자 지원조례를 제정하였습니다. 또한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지역아동센터 지원조례 제정과 영암판 4대강 사업이라던 산수뮤지컬 저지까지 돌아보면 제 혼자 힘으로 이룰 수 있었던 일은 없습니다. 군민 여러분들의 지지와 성원 덕분입니다. 제가 한일이란 오로지 말을 하기 보단 말을 듣기 위해 노력하고, 하신 말씀들을 잘 정리해 대신 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일 잘하는 의원이란 과분한 칭찬을 주셨습니다. 그렇게 분에 넘치는 사랑 보내주셨던 농민의 딸, 노동자의 형제 이보라미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말뿐인 거창한 정치가 아니라 주민들의 삶과 일상을 지키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 영암군이 당면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와 연관 지어 군민들에 대한 약속은 무엇인가?
▲ 첫째, 교육복지를 선도하는 영암군을 만들고 싶습니다. 많은 주민들이 자녀들의 교육문제로 영암에 정착하기 보다는 주변의 도시로 이주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머릿속에 시골은 아이들을 가르치기에 적당하지 않은 곳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영암군은 전국에서 최초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고등학교까지 실시했습니다. 더 나아가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실현하는 교육복지 선도군으로 영암을 만들고 싶습니다. 정부는 2020년에 이르러서야 신입생부터 무상교육을 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도·농간 격차를 해소하고 특히 학자금 지원제도 등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소외를 해소하는 차원에서도 올해부터 전남도의 농어촌을 시작으로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둘째 현재 유명무실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공공급식지원센터로 확대 개편하여, 영암 농부들이 영암 주민에게 먹거리를 제공하는 선순환체계를 만들겠습니다. 현재 학교급식 복지시설급식 마을급식 등 공공급식이 확대되고 있으나 농축산물과 식자재 사용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 구매로 이어지지 못하고 대형 유통업체의 중개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영암 아이들이 아빠가 생산한 배추가 아니라 타 지역에서 생산한 배추로 만든 김치를 먹고 있습니다. 지산지소가 실현될 수 있도록 우선 공공급식에 있어 지역내 자급율이 80% 이상이 될 수 있게 자치단체가 로컬푸드 플랜을 수립하게 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공공급식지원센터를 설립하여 관내 농산물이 공공급식에 우선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농촌지역에서 진행되는 대형 토건사업에 대해 엄격히 검증하고, 부적절한 사업에 대해서 단호히 거부하겠습니다. F1, 4대강 사업과 같은 토건사업이 국책사업 또는 공익사업이란 이름으로 포장되어 농민들의 경작지를 빼앗고 지역공동체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대형 토건사업은 지방재정을 파탄 내는 주요 원인이기도 합니다. 주민들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대형투자를 필요로 하는 사업인 경우 지자체의 주인인 주민들이 직접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일정규모 이상의 신규 사업의 경우 주민투표제 도입으로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예산낭비의 원인을 근절하겠습니다.
- 당선된다면 어떤 전남도의원이 되고 싶은가?
▲ 민주노동당부터 정의당까지 이어지는 진보정당의 지방의원답게 기성정당과 다른 정치를 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어 정파싸움의 대상이 되거나 주민의 소소한 일상을 지키고 연대와 협력을 이루는데 기여하기 보다는 줄 세우기와 편 가르기가 일상화 되었습니다. 무상급식, 학자금지원조례, 지역아동센터 조례, 산수뮤지컬 중단 등 제 의정활동의 성과라고 하는 것들이 있지만, 그에 앞서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과정에 주민들이 서명운동, 주민 발의운동, 주민 감사청구 등 직접 지방자치의 주인으로 나섰다는 것입니다. 저는 돗자리를 깔고, 주민의 요구를 들어 제도로 만드는 조력자에 불과했지만, 그것이야 말로 지방자치의 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방분권 시대에 맞게 주민의 참여를 조직하고 같은 길에 동행하는 의원이 되겠습니다.
더불어 언제 어느 자리에 있어도 한결같이 주민들의 마음 같은 의원이 되고 싶습니다. 자식처럼 작물을 돌보는 농민들의 마음이 되고, 매일 조바심으로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의 마음이 되겠습니다. 고용불안과 임금체불에 고통당하는 노동자들의 마음이 되고자 합니다. 그 마음으로 골목골목 마을 구석구석까지 따뜻한 사람 냄새 나는 영암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 군민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 저는 나약하고 시시하지만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들끼리 타인의 불행이 나의 불행이 되는 측은함과 안타까움이 공유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정치의 본령도 국민을 부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갑작스레 닥친 삶의 고비에서 절망을 없애고, 사람들 사이의 따뜻한 연대와 협력을 이루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얼굴을 한 공동체를 만드는데 미력한 힘이라도 보태고 싶습니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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