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하모니로 행복한 노년 보내요!”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
2018년 03월 23일(금) 13:24 |
지난 3월 21일 영암도서관 2층 시청각실에서 합창 연습에 몰두하던 '영암군 氣찬 시니어합창단'(단장 박정희) 단원들은 흥겨운 목소리로 이구동성 이처럼 말했다.
합창연습은 강사 고정씨의 지도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합창연습 중간휴식시간을 이용해 만난 氣찬 시니어합창단은 지난 2016년 모집에 나선 55세 이상 남녀 5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원은 결원이 생길 때마다 충원하고 있다. 단원 가운데는 남성 6명도 끼어있다. 문영섭, 김동옥, 김일성, 고영창 어르신 등이 그 주인공들로, 모두 70세를 훌쩍 넘긴 노익장들이다. 여성단원들과 화음을 맞추며 합창연습에 나선 이들은 박자 하나 놓칠까 누구보다도 열심 또 열심이다.
“스트레스가 확 풀리잖아, 처음에는 악보 보기도 쉽지 않았는데 이젠 괜찮아, 합창에 열중할수록 더 젊어지는 것 같아, 정말 재미있어…” 문영섭 어르신 말이다.
강사 고정씨는 “시니어합창단이 좋은 화음을 내려면 남성 회원 4명이 더 필요하다”며 지면을 통해 널리 홍보해줄 것을 적극 요청했다. 여성합창단원들과 화음을 맞추려면 남성 회원이 적어도 10명 정도는 되어야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합창단은 박정희 회장과 함께 김선숙 소프라노 팀장과 김영초 알토 팀장이 이끌고 있다.
영암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김영초 팀장은 “단원들 모두가 시니어들로 합창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을 찾고 더 나아가 활기차고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고 있다”면서, “매주 수요일 만나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가다 보면 삶의 단조로움이나 무기력함이 어느새 없어진다”고 말했다.
현재 강사 고정씨가 직접 반주하며 지도하고 있는 합창단을 위해 영암군이 지원에 나서 4월부터는 반주자가 따로 채용되어 운영될 전망이다. 3년 전 합창단 결성과 함께 지도를 해오고 있는 고정씨는 “합창단 활동 3년째에 접어든 단원들의 수준은 상당하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악보 읽는 일부터 화음 맞추는 일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요. 하지만 단원 모두가 열정적으로 참여해 단시일 내에 이런 문제들이 해소됐어요. 이젠 지역사회 재능기부 봉사활동이나 각종 합창대회에 참여해 입상을 기대할 정도의 수준에 올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영암군 氣찬 시니어합창단은 지난해 열린 제3회 전라남도 시니어합창 경연대회에서 ‘포토상’을 받은 바 있다. 전남도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어르신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전국 최초로 개최해 올해 3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는 도내 22개 시·군에서 25개 팀이 참가해 경연을 벌였다. 氣찬 시니어합창단은 이 대회에서 아름다운 은빛 하모니를 선사해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영암군 氣찬 시니어합창단은 영암문화원(원장 김한남)이 운영하고 있는 문화예술학교의 하나로, 시니어합창단을 비롯해 서예, 풍물, 하모니카, 가요, 신바람예술단, 색소폰, 한복디자인, 수채화, 문인화(한국화) 등은 지역민들의 여유시간 활용과 노후대책, 취미 만들기 등에 대한 의식이 갈수록 높아져 적정인원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한남 원장은 “문화예술 활동과 취미생활을 통한 자기계발은 향후 봉사와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사회에 환원될 수도 있고 보람도 얻을 수 있다”면서, “참여를 원하는 군민이면 누구나 영암문화원을 찾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