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영암방문의 해' 어쩌나?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8년 03월 30일(금) 09:21
예산 대폭 삭감 국립공원 30주년 기획행사 무산위기
월출산 관련 주요 프로그램들 실종 내실빈약 현실화
'100억대 재정페널티'의 후유증이 심각하다.
영암군의회(의장 박영배)가 지난 3월 23일 제255회 임시회를 열고 제1회 추경예산에 대해 17억3천900여만원을 삭감해 의결함에 따라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0주년 연중 기획행사 대부분이 무산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 연중 기획행사는 '2018 영암방문의 해'의 핵심 프로그램들이다. 그렇지 않아도 구호만 요란했지 내실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온 2018 영암방문의 해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손님맞이 간판만 내건 꼴이 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말 홈페이지에 게재된 '2018년 예산기준 재정공시'에 따르면 군은 지방의회 경비 절감 1천만원, 행사·축제성 경비 절감 19억4천700만원, 지방보조금(민간이전경비) 절감 74억3천200만원 등 모두 93억7천900만원의 보통교부세가 감액되는 재정페널티를 받았다. 쉽게 말하자면 군이 이들 경비 관련 예산을 편성하면서 행정안전부가 정한 상한선을 초과해 과다하게 계상해 100억원에 가까운 보통교부세가 삭감되는 재정적인 벌을 받은 것이다.<관련기사 4면>
제1회 추경예산 심의에 들어간 의회는 당초 자치행정위원회 소관 검토보고서를 통해 행사·축제성 경비 절감을 하지 못해 받은 19억4천700만원의 재정페널티가 전부인 것으로 파악했었으나, 예결특위 계수조정 과정에서 민간이전경비 관련 페널티까지 합해 모두 100억원대에 이른다는 사실까지 인지하면서 상임위에서 삭감된 사업예산 중 행사 및 축제와 민간보조금 등을 중심으로 예결특위의 1차 계수조정안을 그대로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군이 언론 등을 통해 이미 보도까지 된 '2018년 예산기준 재정공시', 특히 재정페널티에 대해 의회에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은 것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또 의회의 권한이기도 한 예산 삭감에 대한 집행부 관계자 등 안팎의 도를 넘은 반발도 신중한 예산심의를 무산시킨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로 인해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게 돼 더욱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예산 삭감 사태로 2018 영암방문의 해의 메인 프로그램인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0주년 행사는 사실상 무산 또는 대폭 축소될 처지에 놓였다.
군은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0주년인 올해 10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월출산 氣찬랜드 일원에서 열리는 기념식과 세계등반대회를 필두로 오토캠핑페스티벌, 천황사 주차장 버스킹 공연, KBS열린음악회, 氣찬묏길 달빛여행 등 연중기획행사를 개최하기로 하고, 이에 필요한 소요사업비 6억6천만원을 제1회 추경예산에 반영한 바 있다.
하지만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0주년 기념행사 예산 2억7천만원 가운데 1억원이 삭감됐다. 기념행사는 월출산 氣찬랜드 일원에서 ▲월출산 발전방향 심포지엄, ▲기념식 및 비전선포, ▲축하공연, ▲월출산 세계등반대회 등이 열릴 예정이었다.
7,8월쯤 개최할 예정이었던 KBS열린음악회 예산 2억9천만원 중 1억9천만원도 삭감됐다. 기념행사의 경우 예산 삭감에 따라 규모를 축소해 열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KBS열린음악회는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1억원 어치 공연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氣찬랜드 오토캠핑 페스티벌(3천만원), 천황사 주차장 버스킹(2천만원), 氣찬묏길 달빛여행(3천만원) 등의 프로그램 예산은 모두 전액 삭감, 행사가 취소위기에 처했다.
이밖에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0주년 홍보 예산 5천만원 중 2천만원, 기념행사를 위한 전기 및 수도가스 배관 설치 등의 예산 2천200만원 전액도 각각 삭감됐다.
오는 6월 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고, 제2회 추경은 제8대 의회가 구성된 뒤인 9월에나 편성될 전망임을 감안하면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0주년 관련 행사는 대폭 축소된 기념행사 정도만 열리는데 그칠 전망이다.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0주년 행사의 무산 또는 축소는 2018 영암방문의 해에도 큰 차질을 줄 수밖에 없게 됐다. 2018 영암방문의 해로 정해놓았음에도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왕인문화축제와 월출산 국화축제, 제57회 전남체육대회 등 이미 예정된 행사 외에 제대로 계획된 행사는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0주년 관련 행사들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군민들은 이에 대해 "영암군의 살림살이를 맡은 두 축인 군과 의회가 100억원대 재정페널티를 받은 사실 자체에 대해 실태와 대책을 공유하지 못하고 쉬쉬해온 결과가 이번 사상 초유의 대규모 추경예산 삭감사태를 낳은 것 아니냐"고 질타하고, "영암방문의 해라고 각 읍면이 번갈아가면서 친절한 손님맞이를 결의하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아무 음식도 마련해놓지 않은 채 손님만 끌어들이는 꼴"이라며 우려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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