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킹의 경고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8년 04월 06일(금) 13:54
근래 들어 스러져간 별들이 유난히 많다. 스티븐 호킹 박사도 그중 한명이다. 그는 틀림없이 세계 물리학계의 별이었다.
루게릭병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물리학자의 반열에 오른 그는 일반상대성이론이나 블랙홀이론에 대한 설명 외에도, 살아생전 인류의 멸종을 우려하면서 하루빨리 새 행성을 찾아 떠나야 한다고 강조한 학자로 유명했다.
그는 인류의 운명을 지구라는 '바구니에 모든 계란을 넣어두고 있는 형국'으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인류는 조만간 멸종 수준의 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자주 경고했다. 호킹의 경고는 우주공간을 떠다니는 행성들이 지구와 충돌해 인류가 사라지는 고전적인 예측과는 차원이 좀 다르다. 인공지능(AI), 기후변화, 핵전쟁 등이 인류를 멸종으로 몰고 가게 될 이유들이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인류에 커다란 진보의 기회를 가져다주겠지만 위험도 크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지난 2014년에는 "완전한 AI의 개발은 인류의 종말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나온 AI는 인류에 매우 유용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나, 앞으로 인류와 두뇌 수준이 엇비슷하거나 인류의 지능을 뛰어넘는 AI가 나올 경우가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에게 기후변화 문제도 인류 멸종을 몰고 올 수 있는 원인이다. 생전에 그는 지구온난화는 인류의 가장 큰 위협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가 특히 걱정한 것은 지구온난화 수준이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도달하는 이른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더는 견딜 수 없는 한계점)다. 파리 기후협정에서 탈퇴한 미국에 대해서는 "지구온난화 수준이 돌이킬 수 없는 티핑 포인트에 근접했다. 트럼프의 파리 기후협정 탈퇴 결정은 지구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 결국 지구가 금성처럼 기온이 250도까지 치솟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지구에는 황산 비가 내릴 것"이라고 크게 걱정했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외계인의 존재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지난 2010년 "외계인이 자원 확보 차원에서 손쉽게 지구에 침공한 뒤 떠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일 외계인이 우리를 방문할 경우 그 결과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했을 때와 같을 것이다.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콜럼버스의 상륙은 나쁜 것으로 판명됐다"고 걱정했다.
불편하기 짝이 없었을 자신의 육신보다 이처럼 인류의 미래를 더 걱정했던 스티븐 호킹 박사는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치되어 영면에 들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뉴턴과 찰스 다윈을 비롯한 영국을 대표하는 걸출한 인물들이 영면에 든 곳이다. 병든 육신은 그렇다 치고, 그의 영혼은 우주 어딘가 새로운 행성을 자유로이 찾고 있을 것이다. 아니 벌써 지구와 꼭 빼닮은 아름다운 별을 찾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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