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재선거 이모저모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8년 04월 27일(금) 10:25
민주당 전남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재심위원회 '유명무실'
정당한 이의제기도 사실조사 한번 없이 '재심기각' 답변만
오는 6월 13일 실시되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이 후보자 추천을 마무리해가고 있다. 이 와중에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자들의 재심 신청이 이어지고 있으나 영암지역의 경우 아예 사실조사 한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지역정가에서나 군민들 사이에서는 민주당 전남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재심위원회가 유명무실한 기구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또, 전남도당까지도 '경선은 곧 본선,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집권여당의 오만함에 사로잡혀 문재인 정부의 모토인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는 망각했거나 안중에도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있다.
고화자 의원 "탈락할 이유 없다" 재심 신청에
답변은 "의원님 재심기각 되었습니다"가 전부
고화자 영암군의원은 지난 4월 17일 전남도당의 영암군의원 심사결과에 대해 재심을 신청했으나 받은 답변은 '의원님 재심기각 되었습니다'가 전부였다고 분개했다.
특히 고 의원은 전남도당이 실시한 적합도 조사 자료 공개와 여성후보자와 당에서 주는 포상 등에 대한 가산점 반영 상황 공개 등을 요구했다. 또 공천심사 면접 다음날 징계청원서가 접수되었다는 통보를 받았고,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않아 징계위원회 회부는 하지 않는다며 소명자료만 제출하라고 해놓고 공천에서 탈락시킨 이유 등을 물었으나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강변했다.
고 의원은 이번 재심 신청을 통해 "6·13 지방선거 영암군의원 지역구 출마자로는 유일한 여성후보"임을 강조하면서, "제7대 영암군의원 중 가장 많은 9건의 조례를 발의하는 등 가장 열정적으로 의정활동을 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이개호 위원장으로부터 2급 포상을 받는 등 당 기여도, 공적 등 모든 분야에서 당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고 항변했다.
고 의원은 이어 "영암군의회 제7대 후반기 원구성 때 부의장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출마했는데 같은 당 소속 A의원은 국민의당 후보를 지지해 해당행위를 했음에도 이번에 공천을 받았다"면서, "반면에 아무런 해당행위를 한 사실이 없는데도 탈락한데 대해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해명을 요구했다.
고 의원은 특히 공천심사 면접 다음날인 지난 4월 10일 징계청원서가 접수된 사실을 밝히고,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임을 증명하는 참고인 소명서도 첨부했다.
징계청원서는 지난 '총선과 대선 때 유세 한번 하지 않고 대책도 협의하지 않았으며 옷도 입지 않았다'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이와는 전혀 다르게 고 의원이 총선과 대선 때 선거유세현장에서 열심히 지원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과, 그 공로를 인정해 전남도당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표창장도 공개했다. 아울러 이같은 사실을 증언하는 더불어민주당 영암읍협의회 정모 회장의 소명서와 2016년 총선 때 서삼석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의 소명서도 첨부했다.
고 의원은 또 20대 국회의원 선거 때 남편이 타 지역 국민의당 후보 운동을 한 사실과 관련한 경위서도 냈다. 고 의원의 남편은 이 경위서에서 "영암·무안·신안 지역구가 아닌 타 지역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한 후보자와 혈연관계가 있어 어쩔 수 없이 선거사무실에서 심부름을 하는 역할을 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딸이 정의당에 가입해 활동한다는 말을 듣고 '딸은 딸의 삶이 있는 것이고, 정치적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듯이 아무리 선거판이지만 가족의 정까지 분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국민과 더불어 민주당'의 로고가 뜻하는 의미를 헤아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고 의원의 이 같은 재심 신청에 대한 전남도당의 회신은 '의원님 재심기각 되었습니다'가 전부였다. 고 의원이 요구한 공천심사 기준이나 자료 공개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심지어는 공천심사 면접 다음날 접수된 징계청원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이뤄졌음에도 이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결국 전남도당의 공직선거후보자추천재심위원회 자체가 유명무실한 명목상의 기구이자 '원칙 없는 고무줄 잣대' 내지 '밀어붙이기식 공천'의 합리화를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고 의원은 "그동안 의정활동이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기여도, 지역주민 인지도 등에서 전혀 밀릴 이유가 없는데도 공천에서 탈락했다"면서, "과연 탈락한 이유가 납득할만한 것이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재심을 신청했는데 설명은커녕 의혹만 키운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이어 "이번 공천 탈락은 정당한 절차와 심사를 통하지 않고 특정인의 입맛에 맞지 않은 후보를 배제한 매우 불공정한 처사"라면서, "군민들의 직접적인 판단을 받기 위해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겠다"고 강경 대처 방침을 밝혔다.
조재준 예비후보 이중당적 등 적극 해명 불구
재심 신청 기각…신청자 있음에도 1명만 공천
더불어민주당 영암군의원 다선거구(군서, 서호, 학산, 미암)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조재준 예비후보도 재심을 신청했으나 아무런 설명 없이 기각됐다.
특히 조 예비후보의 경우 이중당적 등 공천심사 면접 때 위원들이 지적한 문제에 대해 적극 해명했고, 실제로 새정치민주연합과 국민의당 창당 등 정치적 혼란기에 발생한 해프닝 정도로 보아야할 사안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2명을 공천할 수 있는 지역구에서 조 예비후보를 탈락시키고 조정기 영암군의원만 공천해 그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해지고 있다.
조 예비후보는 재심 신청을 통해 공천심사 면접 때 해명을 요구한 이중당적 문제와 관련해 "본인의 의사와 전혀 다르게, 어떠한 동의나 승낙을 받은 사실이 없이 국민의당에 입당시켜진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면서, "이는 실제와 다르게 기재된 본인의 주민등록번호만 보아도 충분히 입증된다"고 강조했다.
조 예비후보는 또 '영암청년 100인 포럼'과 관련해 "총선이나 대선 때 다른 정당을 위하거나 다른 정당 후보자를 위해 활동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적극 해명했다.
이 같은 재심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받은 조 예비후보는 "2명을 공천할 수 있는 선거구에 2명이 공천을 신청했고, 이중당적 등의 문제에 대해 적극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천에서 탈락시킨 것은 다른 배경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지역민들의 의견을 듣고 향후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조 예비후보를 공천에서 탈락시킨 배경에는 역시 특정인의 판단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다선거구는 조 예비후보와 조정기 의원 외에 민주평화당에서 김훈 예비후보, 바른미래당에서 박영수 영암군의원, 정의당에서 김기천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조 예비후보는 군서, 박영수 영암군의원은 서호, 김훈 예비후보는 미암 출신이다. 반면 김기천 예비후보와 조정기 영암군의원은 같은 학산 출신이다. 이런 상황에 조 예비후보까지 공천한다면 표심이 지역으로 분할될 경우 정작 조정기 영암군의원의 당선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조 의원만 공천했다는 설명이다. 조 의원은 이른바 '전동평 사람'으로 분류되는 반면, 조 예비후보는 김연일 전남도의원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점도 작용했다는 후문도 있다.
이처럼 민주당 영암지역 공천결과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가 강조해온 '기회는 평등해야 하며,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국정철학이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이곳저곳 나오고 있다.
한쪽만 아는 '적합도 조사'를 내세워 공정한 경선의 기회조차 박탈했을 뿐만 아니라, 결과에 있어서도 모두가 납득할만한 해명은커녕 근거자료조차도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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