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보고 싶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8년 06월 01일(금) 11:44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 가수 신중현이 부른 노래 ‘미인’의 가사가 자꾸 생각나는 요즈음이다.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몇 가지 장면이 계속 떠오른다. 관련 기사가 연일 보도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두 정상이 손을 맞잡고 분계선을 넘던 장면이며 새소리만 들려오는 도보다리 위에서 양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얘기를 나누는 모습은 ‘보고 또 봐도’ 자꾸 보고 싶은 풍경이 되었다.
사실 정상회담 전날 밤부터 설레기 시작했다. 소풍 전날, 크리스마스이브, 장가가기 전날 등, 이벤트가 예정된 전날 밤은 두근거리게 마련이다. 심장 뛰던 많은 날들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감동적인 날은 흔치 않았다.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다’는 역사적인 선언을 들으면서 울컥했다. 가슴에 뭉쳐있던 돌덩이 하나가 쑤욱 내려가는 듯 했다. 이제 조국에 평화의 시대가 오는구나.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런 사람이 어디 혼자뿐이겠는가. “선배님∼, 정말 살아생전에 이런 날이 오다니... 감격스런 날들 보내고 있습니다.”란 이 메일을 보내온 한국의 후배처럼. 행여 전쟁이 날까 마음 조리던 우리 형제들, 자식을 군대에 보내놓고 불안한 나날을 보냈던 부모들, 세계 곳곳에서 조국을 걱정하던 수많은 동포들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정상회담 후 얘기가 넘쳐난다. 문재인 대통령이 했던 “내 운명을 어떻게 남에게 맞기나”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 말은 1972년 박정희 시대에 체결된 ‘7·4 남북공동성명’의 기본 정신이기도 하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나”라는 말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지정학적 피해국에서 수혜국으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도 그렇다.
두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를 약속했다. 전쟁의 먹구름이 걷히고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산가족들이 자유롭게 가족을 만나고, 자동차를 타고 평양을 놀러가며, 기차를 이용하여 러시아, 유럽까지 여행갈 날이 다가오고 있다. 유라시아 철도가 이어지면 운송비용이 내려가 한국 상품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국방비가 절약될 것이고 그만큼 국민들의 복지혜택은 늘어날 것이다. 평화가 경제다. 판문점 선언이후 코스피 지수가 올라가고 투자 문의가 쇄도한다는 보도가 그것을 증명한다.
물론 낙관만 할 일은 아니다. 적잖은 도전과 장애물을 헤쳐 나가야 한다. 두 정상이 역사적 사명감을 가지고 조국과 민족의 번영을 위해 손잡고 과감하게 미래를 열어 나가야한다. 그 것만이 남북이 함께 이기는 길이기 때문이다. 양 정상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대미를 장식하게 될 것이다. 가슴 조이며 북미 회담을 기다리고 있다. ‘자꾸만 보고 싶은’ 장면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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