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원인이 교육 때문이라면

황 용 주 영암여자중·고등학교장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08년 09월 05일(금) 10:48
지난 2008.6.27 영암 군민신문에 의하면 영암군의 인구가 2008년 5월 현재 60,214명으로 지난해 5월보다 1,295명이 줄었다 한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으나 주거 여건과 자녀 교육 환경의 미비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어 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글로벌인재를 육성해야 할 21세기에 지역 학생이 부족하여 학교가 폐교된다는 현실을 볼 때 학교교육 담당자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운 심정과 함께 책임감마저 느낀다.

그러나 지역 인구 감소의 원인이 학교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에게만 있겠는가?

영암의 인구감소뿐만 아니라 농어촌 지역의 이농현상은 사회발달 과정과 직업 변천과정에서 일어나는 구조적인 문제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수년 전에 예견됐을 때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응책 마련에 소홀하였던 것이 우리 영암의 현실이었다.

우리 지역 학교교육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는 무관심하다가 인구가 감소하고 여건이 불리해지니까 교육문제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외쳐대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교육은 포괄적 개념이다. 몇몇 사람들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교육은 학교와 학생, 교사와 가정, 그리고 지역사회가 총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문제다. 그런데 여론을 주도하는 몇몇 인사들이 이해를 따지는데 급급한 나머지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보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영암지역의 어린 학생들이 타 지역 학교로 진학한다는 것은 수년 전부터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영암군 관계자는 인구가 계속 감소하면 중앙에서 지원하는 각종 교부금 등이 줄어들어 지역경제에 악영향이 미친다고 한다. 더구나 인구 감소를 막을 뾰족한 대안을 찾는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 한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것인가? 영암의 교육과 인구문제도 여론만 무성할 뿐이지 책임 있게 나서는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몇 년 전, 영암의 미래를 위해 ‘영암 명문 중·고등학교 육성 통합추진위원회’가 발족하여 영암읍 4개 학교를 통폐합하려 했던 일이 있었다. 경쟁력 있는 학교를 만들어 훌륭한 인재를 육성해 보고자 공청회을 열고 여론을 수렴하였으나 일부 반대 세력의 목소리에 묻혀 무산되었던 일을 기억할 것이다. 몇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군민들이 더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학교선택권은 학생의 적성, 취미, 특기와 소질을 고려하여 선택할 수 있는 고유의 권리이지 반드시 지역학교로 진학해야 하는 의무사항은 아니다. 교육환경, 교육시설, 학생 문화, 학부모의 눈높이 등 지역적인 정서가 영향을 크게 미친다.

아직도 일부 우수학생이 타 지역 학교로 진학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원인이 왜 일어났는지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여 학생이 영암을 기피하지 않도록 다양한 공청회를 열어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야 한다.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는 것은 학교의 몫이지만 학교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인지하고 지역사회의 모든 일원이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명문학교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학교 차원의 노력과 지역민의 관심, 그리고 지역사회의 지원이 혼연일체가 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우리 영암이 최고의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때 자녀 교육 문제와 함께 인구 감소 문제가 동시에 해결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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