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분할성토 방식 축조기법 자료 확인 성과

전남문화재연구소, '시종 내동리 쌍무덤 발굴조사 용역 학술자문회의'개최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8년 07월 06일(금) 11:54
시종면 내동리 쌍무덤(1호분)에 대한 시굴조사결과 초기 분할성토 방식의 축조기법을 밝힐 수 있는 자료를 확인하는 등 일부 성과를 거둔 반면, 시굴조사의 한계로 분구 전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못해 중심 매장시설을 완전히 확인하지 못하는 등 추가 발굴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군은 지난 6월 26일 시종면 다목적복지회관과 내동리 쌍무덤 조사현장에서 ‘내동리 쌍무덤 발굴조사 용역 학술자문회의’를 열었다.
조사 성과와 고분의 성격 및 연대를 검토하고, 향후 유적 처리 방향 등을 협의하기 위해 열린 이날 학술자문회의에서 조사단(단장 전남문화관광재단 전남문화재연구소장)은 조사 성과에 대해 “분구 형태와 범위, 주구 및 매장주체 시설의 유무 등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고 조사를 진행한 결과 분구의 평면 형태는 확인된 주구 방향을 추정해보았을 때 찌그러진 제형(사다리꼴) 내지는 장타원형으로 추정된다”면서, “매장주체 시설은 석곽(?)으로 추정되는 석재가 일부 확인되었으나 조사범위의 한계로 그 전모를 밝힐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또 제한된 시굴조사에도 불구하고 토층조사를 통해 분구 축조공정 및 단계를 추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즉, “1단계는 고분의 입지선정 및 평면기획 단계로 주구를 굴착하고 정지작업이 이뤄진 단계이며, 2단계는 분구 외측면에 완만한 ‘∩’자형의 점토 두둑을 쌓아 1차 성토한 단계, 3단계는 매장주체 시설 안치를 위한 2차 수평성토와 경사면 성토가 혼용되는 단계, 4단계는 매장주체 시설 안치와 최종 경사면 성토가 이뤄진 단계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조사단은 특히 “주목되는 점은 분구 성토 단위를 구분하는 일종의 구획선 확인과 분구 외측면에 완만한 ‘∩’자형의 점토 두둑을 쌓아 외측면 성토 후 내측면은 수평성토와 경사면 성토를 혼용해 분할성토 방식으로 분구를 축조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고분”이라고 강조했다.
출토유물과 관련해 조사단은 “모두 편으로, 옹관 구연 및 동체, 호형토기 구연 및 동체(격자문, 파상문, 평행문), 이중구연호 구연, 완 저부, 개편, 고배 대각편 등이 출토됐다”면서 “기형을 알 수 있는 개편의 경우 5세기 후엽으로 편년되고, 고배 대각편은 5세기 중엽에서 후엽경으로 편년되어 1호분의 축조시기를 추정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이밖에 토광묘 3기와 경작유구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경작유구는 남동쪽 중앙 정지층 상면에서 확인됐다. 봉분 설치 이전 선대유구로 추정된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또 정지층에서 확인된 것으로 보아 고분 축조 때 경작유구를 훼손하지 않고 일부 정리해 정지층으로 그대로 활용한 후 봉분을 조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따라서 고분 조성 전 이 일대가 생활유적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그동안 영암지역에서 지금까지 경작유구에 대한 조사는 미비했으나 이번 조사를 통해 새로운 자료를 추가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사단은 “봉분구획에 점토 덩어리(토괴)를 활용한 방사상 구획선이 영산강 유역에서 확인된 대표적인 유적은 영암 옥야리 방대형고분(5세기 중엽∼후엽), 영암 자라봉고분(6세기 전반), 나주 가흥리 신흥고분(5세기 전반), 무안 덕암고분(5세기 중엽) 등이며, 영산강유역뿐만 아니라 고성 송학동고분, 부산 연산동고분 등 가야와 신라문화권의 고분에서 확인되고 있는 분구 축조기법의 발전된 양상”이라고 설명하고, “반면 1호분은 완전한 평면기획 및 견고한 성토방식, 점토 덩어리를 활용한 구획선 등이 일부만 확인되어 이들 유적에 비해 발전된 축조방식은 아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조사단은 “마한의 영산강 유역 초기 옹관고분의 중심지로 알려진 시종면에 위치한 대형고분인 내동리 쌍무덤에 대한 시굴조사는 초기 분할성토 방식의 축조기법을 밝힐 수 있는 자료가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조사단은 그러나 “시굴조사라는 조사 자체의 한계로 인해 분구 전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고, 중심 매장시설을 완전히 확인하지 못해 고분 축조 전모를 밝히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앞으로 추가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좀 더 명확하게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남도는 마한문화권 유적 조사 및 개발을 위한 '영산강유역 마한문화권 개발 기본계획'에 따라 2018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3단계 15개 세부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그 출발점의 하나로 (재)전남관광문화재단 전남문화재연구소가 이번 내동리 쌍무덤(전남도지정 문화재 제83호)에 대한 발굴조사를 시행하게 됐다.
쌍무덤은 외형이 독특하고, 규모가 50m가 넘는 타원형(표주박 형태)의 대형 고분으로 그동안 학술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성격과 구조, 매장 주체부, 분구 외형 등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또 1호분의 경우 외형에 대한 정밀 측량 조사만 추진된 상태이며, 분구의 외형은 학술조사 없이 복원되어 원형을 알 수 없는 상태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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