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사건 수사 새 국면

영암경찰, 지역신문S사 대표 J씨 사기혐의 관련 공무원 등 대거 소환 조사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8년 07월 20일(금) 09:43
선거법 수사 제자리걸음…영암바로세우기운동본부 오늘 공정수사 촉구집회
전동평 군수의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영암경찰이 6·13 선거운동기간 전 군수의 혼외아들 의혹을 비롯한 각종 비리의혹을 폭로한 지역신문 S사 대표 J씨를 사기 등 혐의로 함께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일각에서는 J씨에 대한 경찰 수사의 계기가 된 고소장이 전 군수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사건 수사가 시작될 무렵 접수되면서 ‘물 타기’ 의혹이 제기되는가 하면, 전 군수를 고발한 이들 사이에서는 경찰이 J씨에 대한 개인비리 수사에만 집중하고, 전 군수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는 소홀히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고발인들은 오늘(7월 20일) 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할 예정이며, 군민들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대검찰청, 경찰청 등 각계에 전달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주목된다.
영암경찰은 최근 무안의 농업회사법인인 A사 대표 G씨가 사기 등 혐의로 고소한 지역신문 S사 대표 J씨와 관련해 영암군청 과장과 팀장, 언론인 등을 참고인으로 대거 소환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을 불러 농업회사법인 A사가 학산면 묵동리 산 79-12번지 일대에 돈사 건축허가를 신청한데 따른 관련 업무 처리과정과 J씨에 대한 지역사회의 여론, 군청 내 반응 등을 집중적으로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사는 지난 1월 18일 대지면적 1만6천306㎡, 연면적 1만2천768.82㎡에 지상 1층의 철근콘크리트구조 건물 3동을 건립해 돼지 8천600여두를 사육하겠다며 영암군에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영암군으로부터 주민 동의 미미 등으로 2차례에 걸쳐 보완요구를 받았으며, 보완기한을 맞추지 못해 이를 연장 신청한 끝에 지난 6월 14일에는 건축허가신청을 자진 취하한 바 있다.
반면 A사는 지난 6월 18일 같은 내용의 건축허가를 돌연 다시 신청했다. 또 연이어 지역신문 S사 대표 J씨를 사기혐의로 영암경찰서에 고소했다. A사는 J씨에게 건축허가를 받게 해주는 조건으로 수천만원을 전달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J씨는 A사 임직원으로 허가업무를 위해 정당하게 쓴 비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암경찰은 이에 따라 J씨에 대한 피고소인 조사에 앞서 영암군청의 건축허가신청과 관련된 부서 공직자 등을 대거 소환해 참고인 조사를 벌였으며, 이 사건과 관련해 조만간 J씨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동평 군수의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사건은 고발인 조사까지 이뤄졌을 뿐 더 이상의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발내용의 핵심 사안이기도 한 하수도공사와 관련해 관급자재 납품에 따른 리베이트 수수를 권유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철호 전 영암군의원이나 인사비리에 연루된 공직자 등에 대한 소환조사는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편으로는 경찰의 J씨에 대한 고소사건 조사도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사건 수사의 연장선이기는 하다. 지역신문 S사가 학산면 묵동리 돈사 건축허가와 관련해 ‘전동평 군수가 지난 2월 “선거가 끝날 때까지 모든 인·허가를 미루라"라고 지시하는 등 선거를 볼모로 표 관리를 했다’며 직무유기 의혹을 제기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 수사는 학산면 묵동리 돈사 건축허가 신청에 따른 군청 관련부서인 종합민원과의 직무유기 여부보다도 J씨 개인에 대한 비리와 지역사회의 여론 등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은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는 것이 조사받은 참고인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에서는 전동평 군수의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사건 수사가 지역신문 S사 대표 J씨의 개인비리 수사로 덧칠되면서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6·13 지방선거에서 군수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한 김철호, 박소영, 박성호씨와,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탈락한 김연일 전 전남도의원 등이 중심이 되어 결성한 '영암군바로세우기운동본부'는 7월 20일 군청 앞 집회를 앞두고 낸 성명서를 통해 “하루빨리 모든 비리와 의혹들이 해소되고 책임자 처벌 등 수사가 마무리되어 혼란을 수습하고 안정을 되찾아 낙후된 영암 발전을 위해 군민들의 지혜를 모을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검찰과 경찰에서는 한 점의 의혹도 없이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해주기를 정중하게 부탁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군민들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사원, 대검찰청, 경찰청, 각 언론사,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참여연대, 경실련,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에 보낼 예정이라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지역사회에서는 이에 대해 “허가만 얻으면 ‘대박’이라는 돈사 건축허가 신청이 선거가 끝나자 다시 접수되고,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사건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당선된 군수에 대해 선거운동기간 집중적으로 의혹을 제기한 지역신문 대표에 대해 허가신청 업체 측이 돌연 고소장을 접수하는 등 일련의 사태는 자칫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를 표시하면서, “분명한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사건 수사와 지역신문사 대표의 비리의혹 수사는 별개여야 하며, 두 사건 모두 의혹을 분명하게 가려내 책임질 이들에게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영암경찰의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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