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대형화 못따라가는 농정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2008년 09월 11일(목) 18:50
논·밭 진입로 좁아 장비출입 못해 영농 차질
일률적인 규격에 형식적 공사… 농민들 비난

“농업이 점차 규모화되고 영농장비도 자꾸 대형화 추세인데 농로나 논·밭 진입로가 좁아 농사 짓는데 애를 먹습니다”

지난 8일 영암읍 개신리 경지정리 지구인 월비들녘에서 대형 트렉터를 이용해 베일러 작업을 하던 문 모(49)씨를 비롯한 농민 서너명의 하소연이다.

대형 영농장비가 영농에 투입되고 있지만 현재의 농로와 진입로(접속부)가 좁아 장비들을 자유롭게 운행할 수 없어 농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

한 예로 볕짚 베일러 작업을 위해 문씨가 운행하는 트렉터는 전폭이 3m나 되는 대형장비이지만 농로 폭은 겨우 2.5m~3m 수준이어서 대형장비가 커브를 꺽으며 진입할수가 없는 상태가 대부분이다.

농민들은 “2억~3억원씩이나 되는 고가의 대형 장비를 경사가 심하고 좁은 진입로를 진입하다 전복사고가 날경우 수천만원의 수리비가 소요된다”며 “진입할 수 없는 논의 베일러 작업은 포기하고 있는 상태”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또한 대형 트렉터와 베일러기는 청보리 수확에 더욱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총체보리 사업에도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민들에 따르면 전폭이 3m나 되는 트렉터가 논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농로는 5m~6m, 진입로(접속부) 폭은 4m~5m 이상이 되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농민들은 이러한 불편함을 군청에 수차례 건의 했지만 올 봄 확포장공사를 마친 농로와 진입로 마저 폭이 2.5m~3m 밖에 되지않는다며, 군의 현장에 맞지 않는 형식적인 공사와 행정에 불만을 터트렸다.

올 봄 시공한 농로와 진입로 폭은 경운기와 이양기가 겨우 출입할 수 있는 수준이고, 그나마 진입로의 경사가 심한 곳과 접속부에 콘크리트가 돌출된 곳 등이 장비와 현장 여건을 반영하지 못한 형식적인 공사였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또 진입로 접속부에 콘크리트가 돌출되어 있을 경우 한짝에 수백만원씩 하는 고가의 트렉터 바퀴가 찢어지는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장비의 진입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은 현지 농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현장상황에 맞게 포장공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시공에는 농민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

군청 관계자는 “8월 말까지 경지정리지구내 접속부를 일제 점검한 결과 군내 총 3천211개소로 파악됐다”고 밝히고 “접속부 폭을 4m 이상으로 확장하기 위해 올해 말부터 3년간 예산 16억원을 투자해 대형농기계 진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경작지 진입도로 확장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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