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소득증대 계기 만든 삼호농협 무화과유통 중장기사업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8년 08월 31일(금) 10:16
삼호농협이 무화과유통 중장기사업을 추진한 것은 삼호읍이 무화과의 최초 시배지로, 전국 무화과 재배면적의 55.6%를 차지하는 주산지이면서도 유통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 재배농민들이 제값에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 때문이었다.
실제로 영암 무화과는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추진된 영암무화과클러스터사업으로 유통구조가 개선되고 홍보강화로 재배농민들의 무화과 수취가격이 증가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 사업이 종료되면서 사업단이 해체되고 주식회사로 전환함에 따라 주주 및 일부 출하약정농가만을 위한 사업으로 전락해 일반 농가의 수취가격이 하락하는 등 문제가 다시 발생했다.
게다가 원래 무화과는 과피가 얇고 경도가 약해 유통의 어려움이 많았다. 당시만 해도 길거리 판매, 광주·전남지역 공판장 출하, 택배판매 등이 주류를 이루면서 산지수집상의 횡포가 심해 재배농가들이 애써 생산한 무화과였지만 제값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이 계속됐다.
삼호농협 황성오 조합장이 무화과유통 중장기사업의 기치를 내건 것은 무화과 재배농가의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고 판매농협의 위상을 확립하자는 의지에서였다고 할 수 있다.
영암군의 무화과 재배면적은 2015년 기준으로 415㏊로 특화도는 43.3%였다. 또 삼호읍은 영암군 무화과 재배면적의 93.4%를 차지할 정도로 영암 무화과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호농협이 주먹구구식 유통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 조합원과 재배농민들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은 바로 이처럼 무화과 주산지 농협인 점도 감안됐다 할 것이다.
■ 추진과정
2013년 무화과 수매 시작 가격·유통구조 큰 변화
생산자협의회 공선출하회 등 지속성장기반도 확충
유통망 확대 홍보마케팅도 강화 소비촉진 등 성과
주산지 농협인 삼호농협이 주도하는 무화과 유통체계 구축과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시작된 ‘무화과유통 중장기사업계획’(2013∼2015년)에 따라 2013년 처음으로 무화과 생과 전량 수매가 시작됐다. 수매목표는 200톤. 당시 극심한 여름 가뭄 등의 여파로 생산량이 다소 줄어 목표물량을 다 채우기는 어려웠지만 유통구조에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가격안정’. 당시 삼호농협 무화과 수매가는 2kg들이 한 상자에 1만1천(상품)∼1만원(중품)선으로, 수매기간 내내 거의 1만원선을 유지했다.
또 이처럼 무화과 주산지 농협이 안정된 단가에 생산 전량을 수매하자 그동안 무화과 유통을 쥐락펴락했던 산지수집상들이 종전방식대로 재배농가와의 개별접촉을 통해 가격을 후려치는 등의 행태를 반복하기가 어려워졌다. 소위 갑을관계에서 매번 ‘을’이었던 재배농민들이 이제야 ‘갑’의 위치에 제대로 서게 된 것이다.
삼호농협은 무화과 수매를 거듭할수록 취급량이 늘어나고 유통망이 확대됨에 따라 지난 2014년 영암군연합사업단과 협력사업을 통해 농협유통 하나로클럽을 대상으로 무화과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또, 2016년에는 영암군연합사업단, 전남유통사업단, 대외마케팅단과의 협력을 통해 대형마트에까지 무화과 납품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농가 출하 전량 수매를 더욱 원활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삼호농협은 또 2017년 ‘6차 산업 농촌융복합산업 사업자 인증’을 획득, 생산 유통 가공 체험 관광 등을 통한 농가소득증대의 기반을 구축하는 한편, 산지생산자조직 육성 차원에서 ‘삼호농협 무화과생산자협의회’와 공선출하회를 조직하는 등 무화과 유통사업의 지속성장 기반도 구축해가고 있다.
특히 무화과 유통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2017년 산지 생산자조직 육성 차원에서 ‘삼호농협 무화과생산자협의회’와 ‘공선출하회’를 조직하는 등 생산기반을 확고하게 다지고 있다.
삼호농협 무화과생산자협의회는 수급조절 및 가격안정을 도모하고, 회원들의 재배기술 공유를 통해 고품질 무화과를 생산하기 위한 조직으로, 지난 2017년 창립총회를 통해 292농가(187㏊)가 참여한데 이어, 올해는 400농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무화과 공선출하회는 공동선별 및 공동출하를 통한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으로, 2017년 창립총회를 통해 50농가로 구성됐고, 올해 70농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재배농가의 GAP 인증에도 나서 생산자협의회 회원 가운데 214농가가 104.5㏊에 대해 인증을 획득했다. 또 안정적인 농업기반 구축을 위한 무화과재해보험시범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현재 98농가가 39.3㏊에 가입했다. 앞으로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유통기반 조성 및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삼호농협은 2016년 ‘원예농산물 저온유통체계 구축’에 나서 총사업비 4억원을 투입해 무화과 저온선별장 및 예냉시설도 신축했다.
또 ‘밭작물 공동경영체 육성지원사업’으로 총사업비 10억원을 투입해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조직화 및 역량강화, 생산비 절감 및 품질관리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무화과 소비촉진을 위한 홍보마케팅에도 적극 나서, 무화과 유통망 구축에 따른 배송차량을 구입해 움직이는 무화과 홍보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다시 개최되기 시작한 무화과축제 대해서는 지난해까지 3년 동안 1억2천만원을 지원해 축제 기획, 진행, 무화과 홍보 등을 삼호농협이 주도적으로 추진해 축제를 통한 영암 무화과의 우수성 홍보와 소비 촉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 농가소득증대효과
산지가격 안정 출하처 다변화 수취가격 증대연결
상품성 지속적 향상 대형유통업체 납품 유통혁신
농가소득 2015년 11억원→2017년엔 48억원 급신장
삼호농협의 무화과유통사업 추진은 취급량 점진적 확대 및 산지가격 지지효과 등을 통한 농가소득증대로 곧바로 이어지고 있다.
무화과유통사업의 성과와 관련해 황성오 조합장은 첫째로 무화과 산지가격 안정을 통한 농가수취가격 증대를 꼽고 있다. 즉, 한정된 출하처로 인해 중간 유통 상인들의 횡포에 시달리거나, 공판장에 의존해야 했던 재배농가들이 농협 중심의 유통 사업이 이뤄지고, 삼호농협이 거점센터의 역할을 하면서 전량수매 및 출하처 다변화로 결과적으로 농가 수취가격 증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1.2㎏당 3천원씩 같은 수매가로 출하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삼호농협에 출하할 경우 박스 보조로 160원이 지원되어 농가소득은 3천160원인 반면, 공판장(목포농수산)에 출하할 경우 상장수수료, 하역비, 운송비 부담 등을 감안하면 농가소득은 2천750원이어서, 농협출하는 공판장 개별출하 대비 14.91%(410원)의 소득증가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농협주도형 유통사업 추진은 산지유통질서 확립은 물론 출하 관련 포장규격 및 상품품위의 표준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어 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됐다.
황 조합장이 꼽는 무화과유통사업의 두 번째 성과는 이처럼 상품성 향상을 통한 대형유통업체 납품 등 거래처 확대다. 광주·전남지역 공판장이나 도로변 노점판매 위주에서 상품성 향상 및 품질 고급화를 통해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하게 됨으로써 유통채널이 완전히 혁신되는 성과가 나온 것이다.
특히 삼호농협은 출하기전 유통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고, 사업종료 후에 유통사업 평가회를 개최함으로써 시장의 트랜드를 공유하고, 소비자의 선호도를 파악해 신속한 포장규격 변경에 나서는 등 사업의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는 체계를 구축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황 조합장은 사업의 성과가 재배면적 및 재배농가, 농가소득 증가 등에 그대로 나타난 점은 가장 눈여겨볼 성과로 꼽았다.
실제로 영암의 무화과 재배면적은 2015년 655농가 355㏊, 2016년 744농가 388㏊, 2017년 804농가 440㏊ 등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농협 수매량도 늘어 2015년 504t, 2016년 1천146 t, 2017년 2천59t 등으로 급증했다. 또 농가소득은 2015년 11억1천700만원에서 2016년 25억2천100만원, 2017년에는 48억2천200만원으로 급신장했다. 여기에 총채벌레 무화과나 상품가치가 없는 무화과에 대해서도 수매해 일괄 파기함으로써 농가소득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 앞으로 추진계획
황 조합장은 무화과유통사업의 향후 방향에 대해 무화과 거점유통센터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앞으로 3개년 동안 326억8천만원의 농가소득증대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생산성 향상에 더욱 매진하고, 농가 수취가격 제고에 힘쓰며, 농업경영비 절감 및 부가가치 제고, 6차산업 활성화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유통 및 가공시설 기반구축사업도 추진해, 3억원을 투입해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지역단위 네트워크 구축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올해 3억원을 투입해 무화과산업특구 지정에 따른 네트워크 구축에도 나선다. 또 무화과 병해충방제사업, 무화과 저장기술 향상 지원사업에도 적극 나서게 된다.
아울러 무화과 체험농장 및 팜스테이 등 관광인프라 개발 및 활성화에 나서는 등 홍보마케팅을 강화하고, 생산기반 조성을 통한 계획 생산 및 상품성 향상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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