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친해지는 아이들 보며 도서관 운영 보람 느껴요"

군서면 ‘하늘 책사랑방’ 김 선 희씨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2008년 10월 10일(금) 09:55
사비 들여 ‘책사랑방’ 운영
마을 문화공간 역할 톡톡히

“소규모 도서관 활성화로
농촌 문화운동 일으켜야”
"소규모 도서관은 나름대로 지역사회와 주민을 위해 할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5~6평 남짓한 방. 책장에는 책들이 빼곡히 꽂혀 있다. 군서면 소재지에서 문화공간이면서 작은 도서관 ‘하늘 책사랑방(cafe.naver.com/gurimbook.cafe)’을 운영하는 김선희(44)씨.

김씨는 사비를 들여 시골마을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비영리로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책 읽는 공간 제공, 책 대여, 독서 지도, 독서 토론, 글쓰기 지도, 동아리 활동, 뿐만아니라 외국어 강좌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등 봉사와 헌신으로 작은 문화운동을 펼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비록 소규모 도서관이지만 사비를 들여가며 이러한 열성으로 문화공간을 꾸려가기가 쉽지 않을터. “무슨 자선사업 하시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며 활짝 웃는 김씨.

“농촌마을에 작은 문화운동을 주도하고 싶어요.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놀수 있는 것이 좋아서, 자신과 또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 할수 있는 것이 좋아서 책사랑방을 열었다고.

5년전 목포 전남개발공사로 직장을 옮긴 남편(이현웅·47)을 따라 처음 남도땅을 밟았고, 구림마을이 너무 마음에 들어 남편을 설득해 이곳에 살기로 했다.

대학시절 국문학을 전공하고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소유한 김씨가 구림사거리에 논술학원을 열었던 때는 3년전.

그러나 독서라는 기초 과정이 부족한 시골 아이들에게 글쓰기나 논술을 가르치는 건 쉽지않았다. 먼저 ‘책 읽기’가 선행돼야 한다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논술학원을 포기하고 하늘 책사랑방’을 열었다.

매일 50여명의 아이들이 찾아와 책을 읽고, 공부하고, 동아리활동도 한다. 특히 이곳을 찾는 아이들은 저소득층 자녀와 조손가정 아이들이 대부분이어서 김씨의 이같은 독서지도, 학습지도를 통한 봉사와 헌신은 더욱 값지다.

독서 지도 뿐만아니라 사설학원을 다닐수 없는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인근 자활센터 원어민 영어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영어를 가르치고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처음 1천여권의 책으로 시작한 책 사랑방은 그동안 여러 단체로부터 후원과 기증을 받아 현재 보유한 장서는 4천여권이나 된다. 김씨가 인터넷 카페에 책 후원을 요청해 기증받기도 했고, 군 정보문화센터에서도 일부 기증을 받았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져 목포의 ‘아름다운 가게’에서도 책을 보내와 작으나마 힘을 보탰다.

또 지난 8월에는 김씨의 이같은 행적이 모 일간지에 보도되자 이를 본 박준영 전남도지사께서 격려의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 행정적인 협조와 지원이 아쉽다는 김씨.

몇몇 학부모들이 관심을 갖고 차량을 지원 해주거나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돕고 있지만 김씨는 상근하는 자원봉사자 한 명이 아쉬운 실정이다.

남편의 직장 동료들과 김씨의 친구들로 이루어진 후원회가 매월 후원금을 모으고 있지만 방 두칸의 책사랑방을 운영하기가 빠듯하다.

“작은 도서관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와 인식이 필요합니다. 책 읽는 장소 외에도 공부방, 아이들 돌보미, 동아리 활동, 체험학습, 다문화가족 소통 역할, 외국어 학습, 문화강좌, 축제 참여 등 지역사회에 순기능적인 측면이 많습니다”

그는 앞으로 동반자들을 모아 ‘하늘 책사랑방’을 더욱 실속있는 작은 도서관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안에 있는 향기가 저절로 밖으로 퍼져나갈 수 있게 하겠습니다”

그는 마을 주민들과 융합하고, 주민들로 구성된 후원회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다.

그는 끝으로 “물질적 지원보다는 마음으로나마 격려를 해주신다면 큰 힘이 될것”이라며 “지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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