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의정활동보고회를 마치며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19년 02월 15일(금) 15:44
김기천 영암군의원(학산·미암·서호·군서) 학산면 유천마을 농부 전남대 사회학과 졸업 정의당 영암군지역위원회 부위원장
2019년 새해가 밝았다. 1월 군정보고 청취를 위한 7일간의 임시회를 마친 뒤 곧장 한 장짜리 의정보고서를 들고 주민들과 만나기 시작했다. 이보라미 도의원과 함께 독천 5일장터와 군서 5일장, 그리고 읍면 소재지 상가, 노인요양시설을 찾았다. 뒤이어 120개가 넘는 마을을 일일이 찾아 뵈었다. 세배를 올리고 반 년 동안 일한 의정보고를 드린 뒤 마을의 다양한 민원을 청취해 기록으로 남겼다.
주민들께서는 무척 반겨주셨다. 마음 변하지 않고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당선 전과 후가 한결같아 믿음직스럽다고 두 손을 꼬옥 잡아주셨다. 영암공동체가 더 나아질 것 같다는 기대도 기꺼이 표현해주셨다. 그런 뒤 마음 한켠에 켜켜이 묻어둔 이야기들을 조심스럽게 꺼내 놓으셨다.
먼저, 의회에 대한 걱정과 기대를 숨기지 않으셨다. 예천군의회 사건은 단골메뉴였다. 의회가 특권집단일 수 없고 유권자의 믿음을 저버리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민의를 전달하셨다. 대표적으로 외유성 해외연수와 특정인에게 혜택을 주는 의원사업비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뿐만 아니라 의회활동을 더 넓고 더 상세하게 군민에게 공개하는 장치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셨다. 경로당과 가정에서도 상임위와 본회의 장면을 시청할 수 있기를 희망하셨다.
둘째, 지역사회에 물밀듯이 밀려드는 축사(대표적으로 돈사)와 태양광발전시설로 인한 주민생활권 건강권 침해가 더는 확대돼서는 안된다는 민원이 들끓었다. 개발의 이익은 외부업자들이 독식하고 환경파괴와 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지역민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현실에 분노하셨다.
셋째, 농민수당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으셨다. 폭넓은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었다. 그런 만큼 영암군 행정의 미지근한 행보에 실망이 크셨다.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타 시군 사례, 수혜대상폭, 지원금액, 타 직업 종사자들과의 형평성, 지방재정의 부담능력 등등 묻는 데 그치지 않고 대안도 내놓으셨다.
넷째, 지역 아이들을 더 응원해야 하고 장차 지역에 돌아와 살 인재로 키우는 교육방향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절절한 호소도 빼놓지 않으셨다. 글로벌 마인드, SKY형 인재가 아닌 로컬마인드, 영암형 인재를 키워야 한다며 목에 힘을 주셨다. 마을학교를 통해 아이들이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하고, 우리군이 지역대학 진학생들과 소수자들에게 더 많은 장학혜택으로 사기를 북돋우어 주기를 소망하셨다.
다섯째, 친환경벼 재배농민을 기만하는 컨설팅업체와 일부 농협을 배불리면서도 정작 농민들을 고무, 격려하는데 소홀한 현재의 친환경장려금 정책의 난맥상을 강한 톤으로 성토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무엇보다 영암군이 청년들을 살게 하는 일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셨다. 노인복지는 이만하면 충분하다며 자식같은 청년들 다 떠나기 전에 지역에 터잡고 살 방편을 마련해달라고 말씀하시는 눈빛이 절절했다.
지역청년들이 영암을 지키고,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오며, 새로운 사람과 생각이 밀물처럼 지역에 들어오는 길을 열어야 영암의 미래가 있다고 간절히 외치셨다. 그같은 바탕을 만들기 위해 청년창업과 청년일자리를 적극 독려하기를 바라셨다. 주거걱정과 문화소외를 해소할 방책, 결혼과 육아 부담없이 온힘을 다해 일할 수단을 연구해달라고 하셨다. 영암땅에서 청년들이 차별없고 공평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감시하라고 거듭 당부하셨다.
삶의 현장에서 우러난 통찰력과 섬세한 관찰을 통해 궁리한 제안도 훌륭했다. CCTV 청소 유지 관리 전담인력, 소공원 전담 조경인력, 마을주변 개발시 지리와 역사에 통달한 지역어르신을 명예 설계자나 감독관으로 임명해 공사비를 절감하고 안전하고 튼튼한 시설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 영암읍내를 운행하는 소규모 마을버스와 작은영화관을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공간 구성으로 읍을 살리자는 아이디어까지 다 적기엔 수첩이 비좁았다.
올해 의정활동의 첫걸음을 이제 뗀 셈이다. 마을과 시장, 거리와 들녘의 목소리가 의회에 울려퍼지는 정치, 말할 기회를 얻지 못한 힘없는 사람들의 애타는 바람이 행정을 움직이게 하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약속드렸다. 김기천 이보라미 의원부터 잘 감시해달라고, 채찍해달라고 진심어린 부탁을 드렸다. 밥값하는 젊은 정치, 정직하고 깨끗한 의정활동으로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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