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산면 묵동리 주민들의 탄원 귀 기울여야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19년 02월 22일(금) 14:59
"딱 하루만, 딱 한번만 묵동마을에 가 주민들을 만나주세요“
학산면 묵동마을 주민들이 최근 영암군수와 영암군도시계획심의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들에게 낸 탄원서의 한 대목이다. 탄원서에는 묵동마을 주민들뿐만 아니라 학산면 관내 마을이장 등 사회단체장과 면민 등 1천여명이 넘는 이들이 공감하며 서명했다. 목동마을 주민들은 이 탄원서에서 "대한민국에서 개발이란 이름으로 한 마을을 이처럼 마구잡이로 유린한 사례가 있는지 궁금할 지경"이라고 지적하면서, "지나가는 사람 열 명을 붙잡아 묵동마을에 데려다 물어보라. 이곳이 사람 살만한 동네인지, 이래도 되는 건지…"라고 묻고 있다. 주민들은 더 나아가 묵동마을은 "축사와 돈사 등이 이미 임계점에 이르렀다"면서, "더는 묵동마을을 미래의 재앙 속에 떠밀지 말라"고 간절하게 탄원하고 있다.
본보가 세 차례에 걸쳐 현지를 찾아본 결과 수령 200년이 넘은 팽나무가 수호신처럼 버티고 선, 유서 깊은 묵동마을은 궂은날 맑은 날 가릴 것 없이 거침없이 파고드는 악취에 취재하기조차 힘들 지경이었다 한다. 가장 최근엔 남해고속도로가 마을로 가는 길목을 차단하듯 두 동강을 내버려 아름다운 경치는 오간데 없으나, 주민들은 이보다도 최근 폭주하는 축사 허가신청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실제 묵동리에는 현재 승언팜스를 비롯해 모두 6건의 축사 허가신청이 접수되어 있다 한다. 현행법과 제도로만 따지면 허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뒤따르고 있다. 마을주민들 지적처럼 이미 임계점에 이른 곳에 지금보다 더 많은 우사와 돈사가 들어설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승언팜스의 돈사 허가신청에 대해 처음엔 묵동마을 주민만 외로이 반대의 목소리를 냈으나, 지금은 학산면이장단을 비롯한 사회단체까지 가세해 있다. 모름지기 건전한 지역사회라면 당연지사다. 또한 허가권을 쥔 영암군은 이제 묵동마을에 더 이상 돈사와 축사가 들어서도 괜찮은지 면밀히 따져볼 때가 됐다. 묵동마을 주민들의 탄원서 내용 하나하나 되짚어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승언팜스 돈사허가 문제에는 '정치적 문제'와 '행정적 문제'가 난제로 가로놓여 있어 허가는 불가피하다는 식의 논리가 떠돈다. 허나 이는 묵동마을 주민의 생존권과 맞바꾸는 일임을 직시해야 한다. 그동안 세 차례 묵동마을을 찾은 본보 취재진 판단 역시 주민들의 생각과 같다. 묵동마을에는 더 이상 돈사 허가를 내줘선 안 된다. 묵동마을 주민에게 거듭 가혹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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