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체들까지 가세한 학산면 묵동마을 사태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19년 02월 28일(목) 15:19
학산면 묵동마을 돈사 신축 허가신청 접수와 관련한 주민들의 반발이 마치 '들불'처럼 번지는 모양새다. '학산면돈사반대비상대책위원회'가 최근 군청 앞 광장에서 대규모 반대투쟁집회를 열었고, 여기에는 비단 묵동마을 주민들뿐만 아니라, 학산면과 미암면의 사회단체, 그리고 두 지역의 면민들까지 가세하고 나선 것이다. 또 이날 열린 집회에는 무안군 몽탄면과 현경면의 주민들도 동참했다 한다. 이들 역시 무안군에 접수된 돈사 신축 허가신청에 반발해 성난 민심을 전하러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묵동마을 고재호 이장도 이날 시위현장에서 "승언팜스가 돈사 신축 허가신청을 냈을 때 마을주민들만 외롭게 투쟁에 나섰으나, 이제는 학산면 전역에서 묵동마을 주민들과 뜻을 함께 해주고 있어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묵동마을 사태가 이처럼 확산 일로에 있음은 다름 아닌 군의 정책적 결단이 절실해졌다는 뜻이다. 더구나 묵동리에는 지난 2월 15일 돈사 신축 허가신청이 추가로 접수되면서 현재 군청 종합민원과에 계류 중인 축사 신축허가는 무려 8곳에 이르고 있다 한다. 이쯤 되면 신축허가는 가히 폭주하고 있음이요, 따라서 결코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가 없다. 4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묵동마을엔 지금도 돈사, 축사 등 농장이 무려 21곳이나 있다. 한우, 젖소, 흑염소, 돼지, 닭, 오리 등 사육중인 가축은 5만수가 넘는다. 앞산은 석산개발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고, 로프공장에서는 비닐 탄내가 난다. 산자락은 마구 깎여 태양광 발전설비가 삼켜버렸다. 이런 곳에 추가로 8곳이나 되는 축사 신축 허가신청이 접수됐다니 기 막히다.
묵동마을의 가축사육시설은 누가 보아도 이미 임계점에 이르렀다. 군은 더 이상의 축사 허가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대내외에 천명해야 한다. 현행 조례에 규정된 가축사육 제한거리만 들먹거릴 때는 이미 지났다. 주민들 삶이 더 중요하고 환경보전이 더욱 큰 가치임은 대법원의 판례가 이미 확인한 바 있다. 결단을 미루고 미적대면 더 많은 허가신청이 접수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영암군의회는 가축사육 제한거리를 늘리는 조례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빌미로 축사 신축 허가신청이 더욱 폭주할까 우려된다. 특히 고향사람들은 군청 앞에서 추위에 떨며 생존권을 보장해달라고 외치고 있는 바로 그 때 저 멀리 경운대학교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군수의 처신은 매우 부적절했다. 주민들의 삶이 위태롭다는데, 환경보전을 위한 정책적 결단이 절실하다는데, 경북 구미까지 찾아가 2∼3분짜리 축사할 겨를이 있는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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