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윤한덕 센터장을 기리며 응급의료체계는 사회안전망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19년 03월 22일(금) 14:08
이보라미 전남도의원(영암2·정의당)
얼마 전 응급의료센터장으로 재직중이던 고 윤한덕씨가 급성 심장정지로 순직한 사건이 있었다. 설 연휴동안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병원에서 숙식을 하며 주 80시간 동안 폭주하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할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응급실을 운영한 것이 원인이라고 하였다.
이런 국가기관의 장이 과로로 순직한 것에 대해 우리 사회는 크게 애통해하며 안타까워 했다.
故 윤 센터장은 "환자를 살리기 위한 체계적인 골든타임 응급의료체계의 핵심은 외상센터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과 닥터헬기를 늘리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닥터헬기(Air ambulance)란 응급환자의 이송과 치료 전용으로 사용되는 출동 헬기로 의료진이 탑승한다. 미국은 1천대, 일본은 50대이지만 우리나라는 전국 7대 뿐이다(2018년 5월).
보건복지부는 작년 10월 1일 필수의료 서비스의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해 공공보건의료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의 하나로 공공의료 강화의 '응급환자 골든타임' 확보를 발표하였다.
2018년 외상 사망자 가운데 '골든타임'안에 이송돼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살릴 수 있었던 환자의 비율은 30.5%로 외상 환자 10명 중 3명은 골든타임이 지나서 생명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남도 응급의료체계는 응급의료기관 38개소, 당직의료기관 8개소, 응급의료 전용헬기 1대, 응급의학 전문의 수는 30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현실은 응급의료기관 38개소 중 8곳은 응급 전문의가 없다는 것이고, 이것 또한 권역응급의료센터 등 규모가 큰 병원에 전문의가 더 많이 배치 된 현실을 감안한다면 응급 전문의가 없는 범위는 더욱 커진다. 응급환자들은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 헤매다가 '응급환자 골든타임'을 놓칠 수밖에 없다.
특히 영암 삼호 대불공단의 사고 시 '골든타임'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대불공단의 작업 특성상 사고 발생시 골절 이상의 대형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영산강 하구둑을 건너야 종합병원으로 갈 수 있는 조건에서 응급 상황 발생시 교통체증으로 30~40분의 시간이 소요된다면 대형, 사망사고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얼마전 병원에 도착후 사망한 현대삼호중공업 사무직 노동자의 급성 심정지 사망사고는 응급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했던 사례이다.
삼호읍 뿐만 아니라 영암읍 권역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난해 봄, 밭일을 하고 돌아가시던 어머니들이 당했던 교통사고 역시 영암읍이 아닌 나주까지 가서 응급치료를 받아야했던 사례 역시 영암군의 안타까운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정부와 전남의 응급의료시스템 개선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정부는 응급병원에 대한 응급의료의 적정수가를 마련하고, 인력양성(인력 지원)에 힘써야 한다. 전남도는 응급의료센터에 대한 시설 투자와 닥터 헬기를 늘려 환자 이송시간과 출동 소용시간의 단축 등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응급의료체계는 고비용 저효율의 비수익성 사업이 아니라 소방이나 치안과 같은 사회 안전망으로 인식하고 개선해 가야 한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의료의 특성상 발생 지역에서 처리까지 완벽히 이뤄지는 응급의료의 기반을 형성하는 것이 전남 도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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