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매력한우' 브랜드 통합 난항

녹색한우 월출작목회 회원들, 매력한우 자본잠식 심각 통합선언 '성급'지적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2019년 04월 05일(금) 14:19
매력한우와 녹색한우로 이원화된 영암군의 한우브랜드를 '영암매력한우'로 통합하기로 한 가운데, 녹색한우 회원들이 매력한우의 재무상태가 자본잠식이 심각한 상태에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브랜드 통합 추진에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녹색한우 회원들은 특히 통합선언식 자체가 성급한 판단이었다는 지적과 함께, 출자금까지 잠식할 정도인 매력한우와 통합하려면 추가로 출자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내놔 전동평 군수까지 나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우브랜드 통합에 난항이 불가피해졌다.
녹색한우 월출작목회(회장 김병권)는 지난 3월 29일 영암축협 2층 대회의실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전동평 군수와 우승희, 이보라미 전남도의원, 이맹종 영암축협 조합장, 정찬주 녹색한우 대표를 비롯한 회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기총회는 1부 기념식에서 우수회원으로 선정된 김성일(미암면), 신막례(덕진면) 회원에게 우수회원 표창패가 전달됐다.
또 성원보고 및 개회선언으로 시작된 2부 정기총회에서는 2018년 결산감사 결과보고와 통합브랜드 관련 중간보고, 2019년 사업계획 승인 및 임원 선출의 건 등이 상정됐다.
손기현·김기식 감사의 2018년 결산감사 결과보고에서는 결과보고서의 정산이 맞지 않아 정회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특히 매력한우와의 브랜드통합 관련 보고에서는 지난해 12월 임시총회를 통해 통합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은 손기현, 김영환, 서도일, 조광석, 김동구 회원 등 5명의 추진위원들이 활동했던 사항을 조광석 추진위원이 대표로 설명했다.
조광석 추진위원은 지난해 11월 15일 매력한우와의 브랜드통합을 위한 최초 협의내용과 지난해 12월 27일 군청 낭산실에서 열린 통합선언식의 과정, 통합 선언에도 불구하고 신활력공모사업 선정에 탈락한 경위, 통합에 필요한 회원 자격을 위한 출자금예치 배경 등을 상세하게 보고했다.
또 군 축산과 신판식 축산육성팀장이 나와 브랜드통합의 필요성과 선통합선언식 과정 등을 보충설명하기도 했다.
조광석 추진위원은 특히 매력한우의 현재 재무 상태를 묻는 회원들의 질문에 “확인해본 결과 자기자본이 잠식될 정도로 어려운 상태”라고만 밝혔고, 이에 반발한 회원들이 “정확한 액수를 밝혀달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으며, 이에 조광석 추진위원은 발표하기 어려운 정황을 설명하고 매력한우의 심각한 부실상태를 설명했다.
이때부터 회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월출작목회 초대회장을 역임한 김도찬 회원은 “통합선언식 자체가 너무 성급한 판단이었다”면서, “통합은 필요하나 이대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회원도 “매력한우가 출자금까지 잠식할 정도의 경영 상태라면 심각한 부실상태다. 빚 없는 녹색한우가 굳이 미리 통합선언식까지 해가면서 통합을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 통합은 필요하나 매력한우 브랜드와의 통합이 아니라 빚 없는 새로운 법인으로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해 회원들의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또 다른 회원은 “통합했을 때 회원의 자격을 갖추려면 출자를 해야한다며 문자로 계좌번호가 들어와 30만원을 입금했는데 돌려받을 수는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군 축산과 신판식 축산육성팀장이 “매력한우의 부실만 보지 말고 통합했을 경우 더 큰 재정지원이 뒤따르니 통합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으나 논란은 계속됐다.
회의가 길어지자 김병권 회장은 “회원들의 의도는 충분히 나온 것 같다”며, “앞으로 브랜드통합 관련 진행은 추진위원들에게 맡기되 결정된 사항들은 임시총회를 열어 협의하자”며 상황을 갈무리했다.
계속된 총회에서는 2019년 사업계획 승인과 임원선출의 건이 상정됐으며, 임원선출에서는 김도찬 초대회장의 추천을 받은 조광석(서호면)씨가 회장으로 추대됐다. 또, 부회장에는 김기열(학산면), 감사에는 이복기(군서면), 손기현(신북면)씨가 추대됐다.
조광석 신임 회장은 수락인사를 통해 “통합추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통합에 대한 회의감도 들었다”고 토로하면서, “회원들이 현재의 매력한우와의 통합이 아닌 깨끗한 다른 브랜드로의 통합을 승인해준다면 다시 한 번 뛰어보겠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조 회장은 또 “회원들이 부여한 2년의 임기동안 살이다 닳아 없어져 뼈만 남긴다는 마음가짐으로 녹색한우 월출작목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군은 지난해 12월 27일 군청 낭산실에서 영암매력한우영농조합법인과 녹색한우월출작목반 추진위원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암한우의 이원화된 브랜드인 매력한우와 녹색한우의 브랜드 통합 선언식을 가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통합선언문을 통해 "영암매력한우영농조합법인과 녹색한우월출작목반은 역사와 영암 한우농가의 뜻에 따라 통합을 선언한다"면서, "영암매력한우영농조합법인과 녹색한우월출작목반은 '영암매력한우'로 브랜드를 통합하고, ▲영암매력한우TMR공장은 기존 출자분에 대해 인정하고 조건 없이 통합하며, ▲대통합 정신에 입각해 일체의 기득권(특히 사료원료권)을 배제하되 2019년 6월 30일까지 세부적인 통합안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통합과정에서 매력한우와 TMR사료공장 등의 부실상태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대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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