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의회 유나종 부의장

왕인문화축제장서 만취해 맥주잔 내던지는 등 '추태'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9년 04월 12일(금) 10:14
삼호읍 김모씨에 "배신자"운운하며 맥주병까지 휘두르는 등 폭력사태
공직자, 주민 등이 패싸움 직전 가까스로 만류…의회 위상 실추 심각

영암군의회 유나종 의원(민주평화당)이 '2019 왕인문화축제'가 열린 군서면 왕인박사유적지 축제장에서 만취 상태로 맥주잔을 내던지고 맥주병까지 휘두르는 등 추태를 부려 폭력사태로까지 번지는 등 한때 난장판이 벌어져 군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특히 유 의원은 당시 인근에 있던 공무원과 주민 등이 나서 힘겹게 제지했기 망정이지, 자칫 출신지역인 신북면과 삼호읍 사이의 '패싸움'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는 전언(傳言)이고, 더구나 유 의원이 다름 아닌 영암군의회 '부의장'직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가뜩이나 낮아진 영암군의회 위상을 더욱 실추시켰다는 군민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당시 사태를 목격한 공무원과 주민 등의 말을 종합하면, 유 의원은 축제가 한창 절정이던 지난 4월 6일 오후 4시쯤 삼호읍의 향토음식관에서 동료 강찬원 의원 등과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사태의 발단은 때마침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국회의원이 삼호읍 김모씨 등 지지자들을 앞세우고 각 읍·면 향토음식관을 찾아다니며 인사를 나누면서 시작됐다.
당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상태였던 유 의원은 서 의원 일행을 보며 "국회의원이 축제장을 찾으면 부의장에게 사전 알려야지 않느냐! 공무원들은 뭐하냐?"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했다. 또 일행이 가까이 오자 "야, 이 xxx xx들아!, xxx들 뭐하고 다니느냐?"는 등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특히 일행 중 삼호읍의 김모씨에 대해서는 "저런 배신자 xx가, 어디서 얼굴을 들고 돌아다니느냐?"고 욕설을 퍼부었다. 유 의원이 김씨에 대해 '배신자' 운운한 것은 과거 김씨가 현재 수감 중인 박준영 전 국회의원을 보좌했었으나 최근에는 서 의원과 함께 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느닷없이 욕설을 들은 김씨가 다가와 "왜 그러느냐"며 항의하자 유 의원은 들고 있던 맥주잔을 내던졌고, 맥주잔을 얼굴에 맞은 김씨는 몸싸움 끝에 유 의원의 얼굴을 가격하는 등 폭력사태로까지 번졌다. 유 의원은 김씨가 주먹이 아니라 머리로 자신을 들이받았다고 기억했을 정도로 주변은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돌변했다. 더구나 유 의원은 맥주병까지 들고 휘두르며 흥분했고, 인근에 있던 공무원들이 황급하게 나서고, 주민들까지 가세해 가까스로 사태를 제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를 목격한 한 공무원은 "유 의원이 삼호읍 향토음식관에 있다 시비가 붙어 삼호읍 출신인사에게 얻어맞았다는 얘기가 삽시간에 퍼지면서 자칫 유 의원 출신지역인 신북면과 삼호읍 사이의 패싸움으로 번질 뻔 했다"면서, "나흘 동안의 축제일 가운데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려든 상황이어서 당시 이를 지켜보는 외지 관광객들도 많아 폭력사태를 빨리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흘려야했다"고 토로했다.
유 의원으로부터 모욕적인 욕설과 함께 폭행까지 당한 삼호읍 김모씨는 "평소 잘 아는 사이였으나 술이 너무 과해 벌어진 일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물의를 빚은데 대해 서로 사과한 상황으로 더 이상 유감은 없다"고 말했다.
유 의원도 "수양이 부족한 탓이며 반성하고 있다"면서, "김씨와는 만취해서 잠시 벌어진 일이었을 뿐 앙금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서로 양해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 의원의 폭력사태 소식을 접한 군민들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다수의 군민들은 본보에 전화를 걸어와 "의회 부의장이라는 직책까지 맡은 이가 아무리 술에 취했다고는 하지만 지나가는 이들을 보며 노골적으로 욕설을 퍼붓고, 이에 항의하는 이에게 맥주잔도 모자라 맥주병까지 휘두른 것은 영암군의원의 품격을 스스로 상실한 저급한 행위일 뿐 아니라 부의장 자격도 없음을 입증한 것 아니냐"면서, "더구나 유달리 많은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찾는 향토음식관에서 추태를 부렸으니 정말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군민들은 또 "지난 제8대 의회 전반기 의장·부의장 선거 당시 부의장에 당선되는 과정에서 소속 정당이 어딘지 의심이 들 정도로 해당행위를 한 장본인이 '배신자'운운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자신의 흠은 보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흠은 술기운을 핑계로 트집으로 잡아 폭력사태까지 빚은 사람이 과연 영암군의원, 더 나아가 영암군의회 부의장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4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 동안 열린 '2019 왕인문화축제'는 때맞춰 만개한 벚꽃 속에 구름 관중이 몰려드는 등 가장 성공한 축제로 평가받고 있어 유 의원 사태와는 큰 대조를 보였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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