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월출산 경관단지 유채꽃축제 '절반의 성공'

농업의 6차산업화 위한 축제 취지 및 성공가능성은 확인 불구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9년 05월 03일(금) 13:48
제1회 월출산 경관단지 유채꽃축제가 지난 4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 동안 월출산 천황사 일원에서 열린 가운데 축제 평가를 놓고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쌀 대체작물 재배를 위한 경관단지를 적극 활용한 축제인 점에서 그 취지 및 축제로서의 성공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축제장 배치 잘못에서부터 축제 콘텐츠 및 프로그램의 부재, 축제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건인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 부족 등으로 축제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부정적 평가도 상당한 것 같다.<관련기사 8면>
월출산경관단지유채꽃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박도상 영암농협 조합장)가 주최하고 영암군과 농협중앙회가 후원한 가운데 '월출산 유채꽃 만개, 향기에 물들다'는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에는 영암군 추산 10만여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축제를 주최한 영암농협은 월출산 등산객, 관광객, 아랑고고장구 페스티벌 공연팀, 군민 등 적어도 1만5천여명의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한바 있다. 농협의 예상이 크게 빗나간 것 같진 않다. 다만, 축제가 아니더라도 국도 13호선 인근의 탁 트인 월출산 경관단지에 만개한 유채꽃을 보려는 행락객들의 발길이 잦았던 점을 감안하면 당초부터 관광객 유인에는 큰 문제가 없는 축제였다. 따라서 축제장의 적절한 배치 및 콘텐츠 확충만 이뤄졌다면 보다 많은 관광객 유치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주고 있다.
올 축제는 생산, 유통, 소비 등에만 머물러온 농업을 관광 및 경관개선에까지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큰 성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올 축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관단지 조성사업에 대한 전국적인 공감대 형성과 함께 논에 타 작물 재배 사업의 확대를 유도하고, 경관농업과 쌀 대체작목 육성을 통한 농가소득증대는 물론 농촌관광 확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다목적용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또 국립공원 월출산 주변의 관광농업을 통해 농외소득을 높이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업 및 농촌 육성에도 기여하는 축제로서의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 축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보다는 부정적 평가가 더 많은 것 같다. 이는 기본적으로 준비기간이 태부족한데 따른 것이기도 하려니와 적극적인 주민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과도 관련 있어 보인다.
축제장을 방문한 이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문제는 축제장 배치 잘못이었다. 유채꽃이 만개한 경관단지로부터 한참 떨어진 천황사 주차장에 축제장 주무대를 설치함으로써, 이곳에서 벌어진 '고고장구페스티벌'이나 군민노래자랑 및 축하공연, 어울림한마당 등의 행사가 유채꽃과는 동떨어진 행사가 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같은 이유로 ‘월출산 유채꽃 사진공모전 및 전시회’나 ‘월출산 야생화 전시회’, ‘자전거 트래킹 코스’ 운영, ‘메밀비누 만들기 및 메밀 배게 만들기 체험’, ‘코끼리 열차’ 등도 축제 프로그램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없었다. 심지어 ‘고고장구페스티벌’은 유채꽃축제와 어울리지 못해 다소 ‘생뚱맞다’거나 ‘뜬금없는 소재’였다는 지탄도 나왔다.
축제장 배치에 대해 방문객들은 대부분 유채꽃이 만개한 경관단지 내에 위치했어야 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향토음식점이나 농·특산물 판매장 역시 같은 곳에 위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년에도 같은 축제를 계속한다면 적극 고려해야할 사안이다.
축제의 가장 큰 성공요건인 주민 참여 부족도 눈에 띄었다. 이는 주최 측이 축제 주무대를 유채꽃이 만개한 경관단지 한복판에 마련하지 못한 이유와도 겹친다는 분석도 있다. 또 경관단지가 전국 최대 규모임을 자랑하면서도 정작 곳곳에 유채가 아닌 다른 작물이 심어져 있는 모습도 주민들이 이번 축제에 어떤 태도였는가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영암농협이 천황사지구 경관단지 조성사업을 이제 막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인데 축제까지 개최한 것은 너무 성급한 결정이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천황사지구 경관단지에 봄에는 유채, 가을에는 메밀을 재배하겠다는 계획이 세워졌을 뿐, 당초 목적대로 두 작물이 제대로 재배되고 수확되는 체계도 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축제부터 개최하다보니 주민들 참여를 제대로 이끌어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축제장을 거의 매일 찾았다는 영암군의회 김기천 의원은 “제1회 월출산 경관단지 유채꽃축제는 그 취지에 충분히 공감하고, 축제로서의 성공 가능성도 충분하지만 둘 모두 제대로 살리지 못한 축제였다”고 평가했다. 주민 참여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보았다. 김 의원은 유채꽃축제 예산지원을 위한 추경예산심의에서 “축제가 성공하려면 ▲축제를 추진하는 주민들 중심의 조직 준비 상황이 완벽해야 하고, ▲콘텐츠가 있어야 하며, ▲주민들이 축제 개최에 자부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주민참여를 성공축제의 최대 요건으로 꼽은 바 있다.
한편 올 축제가 끝난 뒤 일부에서는 유채 재배는 영암농협, 축제 개최는 영암군이 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축제의 취지에 대한 공감 및 성공가능성에 대한 확인이 이뤄진 만큼, 가장 먼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봄=유채·가을=메밀’의 월출산 경관단지 조성사업에 특단의 내실을 기하는 일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섣불리 영암군이 추켜들 일이 아니라, 역시 주민들 주도로 경관단지를 활용한 아기자기한 축제이자 무엇보다 콘텐츠가 내실 있는 축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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