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장사씨름·드론페스티벌 '재원대체' 논란 전남도 행사 지원 명목 불구 '대불주거단지 연결도로' 공사비로 지원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
2019년 06월 28일(금) 10:05 |
공직자들 사이에 '재원대체'로 부르는 이 같은 지원방식은 상급기관인 전남도는 늘어날 경우 행정안전부로부터 재정페널티를 받게 되는 점을 감안해 행사성 경비 지출을 줄이면서, 정작 하급기관에 대해서는 막대한 행사성 경비 지출을 방조 내지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영암군은 행정안전부의 재정평가에서 과다한 행사성 경비 지출 등으로 거액의 재정페널티를 받은 바 있거나 재정건전성과 재정효율성에서 전국 최하위의 평가를 받고 있는 현실이어서 과연 이처럼 편법을 동원해가면서까지 두 대회를 개최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군은 지난 6월 17∼25일 열린 제266회 의회 제1차 정례회 군정 주요업무 추진상황 보고를 통해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영암군 순방 때 씨름대회에 3억원의 예산지원을 건의해 받아들여졌고 확정됐으나, 행사성 경비 집행 불가 방침에 따라 삼호읍 소재지 도로 개설공사 군비 재원대체 방식으로 지원받기로 했다"면서, "도비 3억원을 군에 지원하되 이를 도로 개설공사비로 사용하는 대신 씨름대회에 필요한 도비는 군비로 보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기천 의원은 이에 대해 "지난 제1회 추경 때 씨름대회 개최를 위해 3억원의 도비 보조를 받는다며 군비 1억원을 반영한 예산편성안을 제출했던 것을 감안하면 앞뒤 스텝이 다 꼬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살림살이 규모가 훨씬 큰 전남도조차도 행사성 경비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통제하고 조절하고 있는데, 영암군은 몇 억씩이나 되는 행사성 경비를 덥석덥석 세우고 요구하고 집행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전남도는 김 지사의 영암군 순방 때 지원을 약속한 또 다른 행사인 '영암군 드론페스티벌'에 대해서도 2억원을 삼호읍 소재지 도로 개설공사비로 군비 재원대체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역시 행사성 경비 집행 불가 방침이 그 이유이다.
결국 씨름대회와 드론페스티벌은 당초 '도비 3억원과 군비 1억원', '도비 2억원과 군비 1억원'을 각각 투입해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7억원에 달하는 행사경비 모두를 군비로 부담해 개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상급기관인 전남도의 행사성 경비 지출은 줄어드는 반면 영암군은 당초 계획했던 2억원에서 무려 7억원으로 세배 이상 늘어난 행사성 경비 지출이 불가피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드론페스티벌의 경우 영암군 자체적인 기획행사인 만큼 재원대체 방식의 편법지원을 하더라도 십분 이해할 수 있으나, 전국 대회이고 전남도가 씨름단 인수를 권유하기까지 했던 상황에서 씨름대회 개최예산을 적극 지원해도 모자랄 판에 이마저도 행사성 경비로 치부하며 예산을 편법지원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상급기관인 전남도는 재정페널티가 두려워 행사성 경비를 편법지원하면서 하급기관인 시·군은 막대한 행사성 경비 지출을 유도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두 행사를 위해 전남도가 5억원의 재원대체를 하게 될 삼호읍 소재지 도로 개설공사는 대불산단 주거단지에서 삼호읍 소재지를 잇는 1.1㎞구간을 폭 20m로 개설하는 공사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총사업비 105억4천만원(토지보상비 79억원 포함)이 투입될 예정이다.
또 '2019 추석장사 씨름대회'는 오는 9월 추석을 전후해 6일 동안 영암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영암군 드론페스티벌'은 오는 11월 중 이틀 동안 영암종합운동장 등 영암군 일원에서 드론 조정 및 촬영기술 교육, 드론 전시 및 홍보, 체험행사, 드론대회 등을 개최하겠다는 취지였으나 전남도 투융자심사 지연과 의회의 사업비 삭감 등으로 올해 개최는 불투명한 상태다.
한편 군은 지난해 지방의회 경비절감, 행사 축제성 경비절감, 민간이전경비인 지방보조금 절감 등의 노력 부족으로 모두 92억6천400만원의 보통교부세가 감액되는 재정페널티를 받은 바 있다. 또 행정안전부가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지방재정 운영 분석결과 영암군의 재정건전성은 '다'등급으로 전년 '나'등급에서 한 단계 떨어졌고, 재정효율성은 전년과 같은 최하위 등급인 '마'등급에 머물렀으며, 이에 따라 종합등급도 '다'등급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 등 재정운영에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