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성 경비'지출에 대한 전남도의 이중성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19년 07월 05일(금) 14:42
영암군이 개최하기로 계획한 '2019 추석장사 씨름대회'와 '영암군 드론페스티벌'에 대해 각각 3억원과 2억원의 도비를 지원하기로 한 전남도가 '행사성 경비'라는 이유로 다른 명목으로 사업비를 지원하는 대신 두 행사 개최 비용은 모두 군비로 지출하도록 했다 한다. 얼핏 '주머니 돈이 쌈지 돈'이듯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부가 자치시대 각 지자체들이 행사성 경비를 물 쓰듯 하는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이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전남도의 탈법적이고 이중적인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자기들은 행정안전부로부터 재정페널티를 받을 수 있는 행사성 경비를 엄격하게 통제하면서 정작 산하 지자체들이 받게 될 재정페널티는 상관없다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씨름대회는 오는 9월 추석을 전후해 6일 동안 영암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드론페스티벌은 오는 11월 중 이틀 동안 영암종합운동장 등 영암군 일원에서 드론 조정 및 촬영기술 교육, 드론전시 및 홍보, 체험행사, 드론대회 등을 개최하겠다는 취지였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지난 1월 영암군을 순방하면서 두 행사에 대한 예산지원을 건의 받고 이를 수락, 도지사와의 대화 자리에 참석한 군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이래놓고 정작 예산을 지원하면서는 이른바 행정기관에서 음성적으로 자행해온 '재원대체'라는 해괴한 방식으로 예산을 편법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는 행정자치부의 지자체 재정평가 지침이기도 한 행사성 경비 억제방침을 전남도가 무력화하는 것이니 더욱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전남도가 행사성 경비 지출을 우려했다면 연 초 실시된 도지사 순방 전에 미리 각 시·군의 건의사항에 제동을 걸었어야 했다. 행사예산지원이 아니라 지역에 꼭 필요한 현안사업에 대한 예산지원으로 미리 한정했어야 옳다. 시·군을 순방하며 당장 도민들의 박수를 받을 일에만 신경 쓸 일이 아니라 해당 시·군에 꼭 필요한 지원대상사업이 뭔지 파악했어야 옳다. 도지사가 군민과 대화를 위해 찾았는데 다른 시급하고 절박한 사업이나 현안은 팽개치고 씨름대회와 드론페스티벌 같은 행사성 경비에만 예산지원을 건의한 영암군도 제정신이라고 보기 어렵다. 도지사와 대화의 자리에 앉아 이를 직접 목격한 김기천 의원이 오죽했으면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표현했겠는가?
군은 지난해 100억원에 육박하는 재정페널티를 받았다. 과다한 행사성 경비와 보조금 지출 등이 이유다. 재정평가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이 마당에 두 행사에 순수 군민 혈세 7억원을 지출해 얻을 이익이 과연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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