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19년 07월 12일(금) 11:40
이진 前)영암군 신북면장 前)전라남도 노인복지과장 前)완도부군수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천534만명이고 나라 밖으로 나간 한국인 관광객은 2천869만명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보다 외국으로 나간 우리나라 관광객이 1천335만명이나 더 많았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나라별로 보면 단연 중국과 일본이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은 478만명으로 전년대비 14.9%가 늘었지만 최고점을 찍었던 2016년 806만명에 비교하면 절반 수준인데 이는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당국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조치 영향으로 보인다. 일본인 관광객은 294만명으로 전년 231만명 보다 27.6%가 더 많이 입국했다. 나라가 어려워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던 지난 시절에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이고 우리 국민소득 수준이 어지간하면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할 수 있을 만큼 높아졌다는 사실에 가슴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해외여행은 각자 추구하는 목적이 다르겠지만 우리와 다른 문화를 체험하고 우리가 보지 못했던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문화유적을 답사하고 그 나라의 독특한 음식을 먹어보는 것이 일반적인 목적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러한 해외여행을 우리는 지금까지 주로 패키지 여행에 의존해 왔다. 패키지 여행은 여러명의 여행자가 여행사가 기획한 여행상품을 선택하여 정해진 일정을 함께 하는 여행상품을 말한다. 이러한 패키지 여행은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많이 발달되어 있는데 1970∼80년대 일본에서 유행이 되어 한국, 중국, 동남아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패키지 여행의 장점은 전문여행사가 일정을 짜기 때문에 효율적인 일정관리가 가능하고 단체버스 등을 이용함으로 이동이 편리하며 가이드가 동행하여 언어소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방문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고 있다. 반면에 사전에 일정이 고정되어 있고 여행사 입장에서는 여행자 모객을 위해 정해진 기간내에 최대한 많은 관광지를 포함하려고 하다 보니 일정에 끌려 다녀야 한다. 또 현지 가이드나 기사 팁을 강요하거나 과도한 쇼핑센터 방문과 옵션 관광으로 자칫 여행 분위기를 망칠 우려가 있다.
지난번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다뉴브강 야경관광을 하다 크루즈 선박과 충돌하여 많은 희생자를 낸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도 패키지 여행이 빚은 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짧은 기간내에 여러나라를 돌아야 하고 정해진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폭우가 내리는 야간에 무리하게 관광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현지 분위기가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이번 여행상품을 기획한 'ㅊ여행사'는 현지 업체에 하청을 주었고 현지 업체는 다시 현지 가이드에게 재하청을 주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여행상품은 국내굴지의 여행사가 기획한 상품이지만 실제 관광은 현지 가이드에 의해 집행되는 상품인 것이다. 다뉴브강 유람의 경우 유람선 대여료가 1시간에 150유로 정도인데 관광객 30명에게 1인당 40유로를 받아서 그 차액으로 수익을 보전한다고 한다.
여행은 우리와 다른 자연환경과 역사·문화를 체험하고 느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유를 갖고 천천히 둘러보아야 한다. 깃발 따라서 우루루 몰려 다니고 관광지에 도착하면 몰려드는 관광객들 틈에 끼이고 촉박한 시간에 쫓겨 사진 한장 찍고 허둥지둥 둘러보다가 서둘러 다른 목적지로 이동해야 하는 패키지 여행보다는 자유여행을 권하고 싶다.
실제로 패키지 여행의 원조인 일본에서도 패키지 여행보다 자유여행이 늘어나고 있고 우리나라도 같은 추세다. 가보고 싶고 관심이 있는 나라에 대해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사전에 공부 하고 현지에 가서는 유명관광지도 좋지만 여유롭게 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삶의 현장을 직접 찾아 체험하는 것이 여행의 의미를 더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유홍준 작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보면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말이 있다. 해외여행을 하고자 하는 나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해서 사전 지식을 갖고 현지를 답사한다면 분명 그 나라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 오리라 생각한다. 특히나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자유여행을 꼭 권하고 싶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다. 학교에서 시험성적 향상을 위해 세계문화사를 달달 암기 하는 것 보다는 꿈 많은 청소년 시절에 여행을 직접 기획하고 현지에 가서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는 것은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장래 커다란 자산이 될 것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자치단체 차원에서 청소년들의 해외자유여행 지원을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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