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양승희 선생

가야금산조테마파크 기증 전시물 전시금지 청구소송 '파장'

'제8회 영암 김창조 전국국악대전' 개최 지연 테마파크 위상 더욱 추락

막대한 사업비 투입 조성 불구 활용방안不在 조속한 운영대책마련 절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9년 07월 19일(금) 09:36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인 인간문화재 양승희 선생이 지난 6월 17일 영암군을 상대로 가야금산조테마파크 내 기념관에 기증한 전시물의 전시금지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낸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가야금산조테마파크가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어 조성되었음에도 제대로 된 활용방안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송전이 지속될 경우 위상 추락이 불가피한데다, 당장 1년에 한번 개최하는 영암 김창조 전국 국악대전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양승희 선생이 자신이 기증한 전시물의 전시금지 청구소송이라는 극단의 조처를 취하고 나선 것은 한때 어린이 가야금 전수교육비 지원이 중단되면서 영암군과의 갈등이 깊어진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암 어린이 가야금 전수교육은 지난 2017년 전남도와 전남도교육청, 영암군이 각각 1억원씩 지원, 방과 후 수업으로 '영암가야금교실'과 '가야금캠프' 등의 형식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2018년에는 전남도가 '영암군에 국한된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은 불가하다'며 지원에 난색을 표시하면서 차질을 빚었으며, 현재는 군이 2억5천만원, 교육청이 5천만원을 부담해 명맥을 이어오고 있으나, 일부 프로그램은 이번 사태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희 선생이 소송을 제기한 것은 영암군이 지난 2005년 10월 완료한 '가야금테마파크조성사업 타당성조사 연구보고서'에 명시된 운영관리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가야금테마파크 운영관리계획에 의하면 연간 인건비는 원장 등 20명에게 6억1천2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연간 3억원의 공연행사비가 책정되어 있다. 아울러 가야금교육 및 전수 등 국악인 육성기관으로 활용한다는 점도 들어있다.
양승희 선생은 이를 근거로 영암군의회를 비롯한 관계 요로에 막대한 국비 투입의 근거인 타당성조사 연구보고서대로 영암군이 가야금 교육 및 전수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희 선생이 소송을 통해 전시를 금지한 전시물은 가야금산조테마파크 개관 전인 지난 2014년 2월 기증한 희귀 가야금 2점을 비롯한 각종 악보 등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기증품인 희귀가야금 2점은 인간문화재와 화각 장인이 제작한 화각가야금(12현)과 이화여대 황병기 교수가 북한에서 수집한 북한가야금(25현)이다.
현재 가야금산조테마파크 전시관은 평소 찾는 이가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양승희 선생이 낸 전시물 전시금지 소송이 받아들여지더라도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양승희 선생을 빼놓고는 가야금산조테마파크의 '존재'와 '운영'을 생각할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실제로 양승희 선생이 낸 소송의 여파로 당장 오는 8월 초 열려야 할 제8회 영암 김창조 전국 국악대전은 무산위기에 처했다. 군은 일단 8월 개최 대신 오는 10,11월 국화축제와 함께 개최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국악대전은 가야금산조테마파크가 조성되기 전인 2007년과 2008년 '김창조 전국 가야금경연대회'라는 명칭으로 개최되다 중단됐으나, 공원 개관 후인 2014년 제3회 대회가 열리기 시작했고, 2017년 6회 대회 때부터는 최고영예인 대상이 일반부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학생부는 교육부장관상으로 크게 격상된 바 있다.
올해 대회가 무산될 경우 대통령상까지 격상하려던 각계 노력이 물거품 될 뿐만 아니라 대회 위상 자체도 크게 실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암군이 소송전이 본격화하기 전에 조속한 해결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올 연말 문을 열게 될 한국트로트가요센터 운영과 대비될 수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예산지원이 수반되는 가야금산조테마파크의 운영 및 관리방안도 적극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가야금산조테마파크는 영암읍 회문리 일원 2만8천636㎡의 부지에 총사업비 190억원(국비 92억9천200만원, 군비 97억800만원)을 투입해 지난 2007년 착공, 기념관(2천195㎡)과 전시시설(696㎡), 사당(60㎡), 야외공연장(1천500석 규모), 주차장(91면) 등을 완공해 2014년 3월 개관식을 가진 바 있다. 또 객사와 공방은 게스트하우스로 변경되어 2017년 6월 준공되면서 모든 시설이 갖춰졌으나 적절한 관리 운영 방안을 찾지 못한 채로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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