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100만 시대' 우리의 자화상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19년 07월 19일(금) 13:56
30대가 베트남 출신 아내를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우리 고장에서 발생했다. 두 살 아들이 울부짖는 가운데서도 폭행을 그치지 않은 남편은 결국 구속되었지만 그 파장은 자못 심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엔 남편에 대한 엄중처벌을 촉구하는 청원이 게시됐다. 폭행 모습이 고스란히 찍힌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베트남 국민들까지 분노했다. 급기야 국무총리와 국회의장이 직접 사과했는가 하면, 여성가족부 장관은 전동평 군수와 함께 피해여성을 찾아 목포를 방문하기도 했다. 사건 발생한 뒤 전 부인이 나타나 '폭행 영상 속 베트남 여성이 내연녀'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면서 예상치 못한 다른 국면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는 있다. 하지만 군민 전체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던 이번 사태는 '다문화가족 100만 시대' 우리의 자화상인 점에서 씁쓸하기 그지없다.
현재 우리 지역에는 모두 494세대 1천640명의 다문화가족이 거주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만 752명에 달한다. 전국적으로도 결코 적지 않은 수다. 국가별로는 베트남이 190세대로 가장 많다 한다. 중국 129세대, 필리핀 83세대, 일본 32세대, 캄보디아 25세대 등의 순이다. 읍·면별로는 기업체가 밀집해있는 삼호읍이 252세대로 압도적으로 많다. 우리 지역은 다문화가족뿐 아니라 등록외국인수도 4천133명이나 된다. 이처럼 많은 다문화가족과 외국인이 거주하는 만큼 복지시책에는 다문화가정 등을 위한 대책도 담겨야 한다. 군도 그동안 '복지 최우수군'답게 '찾아가는 다문화 이해교실', '다문화가정 친정부모 초청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더욱 촘촘한 대책을 요구한다. 특히 우리 주위의 다문화가족과 거주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이웃의 관심이 절대로 필요하다.
군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주여성 가정폭력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 즉각 시행하기로 했다 한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전수조사를 다시 실시해 신규 가정 및 변동 내역을 파악한 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활용해 지원 및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연계하기로 했다. 또 이번 베트남 피해여성이 영암에 거주한지 한 달도 채 안된 상태여서 관리대상에서 누락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감안해 신규 전입자라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기로 했다. 아울러 부부치유캠프나 가정폭력 예방교육, 다문화 아버지학교 등의 프로그램 운영도 더욱 내실을 기할 예정이다. 제도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정부에 이를 건의하기로 했다. 참담한 일이 벌어진 만큼 후속대응책은 신속하고 철저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영암지역에서 또 다시 다문화가정에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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