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한우 롯데슈퍼 5억 입점보증금 수정예산 논란 군, 상임위 예산심의 모두 완료된 뒤 군수가 긴급요구 의원 발의로 처리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
2019년 07월 26일(금) 09:34 |
특히 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박찬종 의원)는 이에 앞서 23일 추경에 편성되지 않았던 '매력한우 롯데슈퍼 입점에 따른 유통보증금' 5억원의 예산을 반영하기 위해 유나종 의원 대표발의로 수정예산안까지 내는 보기 드문 상황까지 연출하며 이를 통과시켜 집행부의 '즉흥적'인 결정에 의회까지 동조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구나 유통보증금 5억원은 롯데슈퍼가 아닌 '중간유통업체'격인 CY그룹과 영암군의 상생협력업무협약에 따른 것으로, 민간 농업법인이 입점하는데 지자체가 보증금을 내는 상황에 대한 논의과정이 일체 생략된 데다, 거액의 보증금 회수대책도 미비한 상황이어서, 과연 의회의 결정이 타당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두고두고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예결위의 '2019회계연도 제2회 추경 세입·세출예산안 삭감조서'를 보면 ▲청년종합소통센터 기본 및 실시설계비 1억4천만원 전액, ▲氣찬랜드LED홍보전광판 설치 5억원 전액, ▲한국트로트가요센터 개관식 6천500만원 중 1천500만원, ▲한국트로트가요센터 공연장 풀컬러LED전광판 설치 8천만원 중 3천만원, ▲한국트로트가요센터 분장실 연습실 인테리어 7천만원 중 3천만원, ▲영암의병자료집 발간 5천만원 전액, ▲미암 서울농장 명품숲 조성 2천만원 전액, ▲은적산 등산로 주차장 부지 토지매입비 3천200만원 전액,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 1억5천만원 중 1억원, ▲소하천 퇴적토 준설사업 1억원 중 3천만원, ▲청사 조경공사 1억원 전액, ▲클로렐라 농법 농가 실증시험 1억8천500만원 중 8천500만원, ▲벼 친환경단지 먹노린재 긴급방제 보상 5억원 전액, ▲돌발병해충 방제비 5천만원 전액 등을 각각 삭감했으며, 수정예산으로 편성된 ▲영암 농·축산물 입점보증금 5억원을 증액했다.
매우 이례적으로 수정예산이 편성된 '영암 농·축산물 입점보증금'은 자치행정위원회와 경제건설위원회 등 상임위원회의 예산심의가 모두 끝났고, 다음날 예결특위의 계수조정만 남겨둔 22일 오후 5시 전동평 군수가 한우자조금관리위와 CY그룹 관계자를 대동한 채 갑자기 의장실을 방문, 의원간담회를 소집한 자리에서 제2회 추경에 5억원을 긴급하게 반영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뒤늦은 입점보증금 요구는 이튿날 오전 10시30분 개회예정이던 예결특위를 파행으로 치닫게 했다. 오전 내내 간담회를 열고 격론을 벌인 의회는 강찬원, 김기천 의원 등이 절대불가 입장을 천명하며, 예결특위 심의를 위해 집행부가 수정예산을 제출해줄 것을 요구한 반면, 집행부는 수정예산 편성에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며 의원발의 수정예산 제출을 요청했다.
의장까지 거들고 나서 의원발의 수정예산 편성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정한 듯했던 의회는 오후 1시에야 가까스로 열린 예결특위에서는 상황이 급반전, 유나종 의원이 수정예산안을 대표발의했고, 강찬원, 김기천 의원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증액, 본회의를 통과했다.
의회를 통과한 '영암 농·축산물 입점 유통 보증금'은 영암매력한우가 서울 등 수도권의 롯데슈퍼 14개 매장에 입점하는데 따른 보증금 성격으로, CY그룹이 영암군과 맺은 상생협력업무협약에 따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보증금을 요구한 주체는 매력한우가 입점할 롯데슈퍼가 아닌 중간판매상인 CY그룹이다.
또 군 축산과는 유통 보증금에 대해 CY그룹과 사전 협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롯데쇼핑에 입점하는 매력한우 관련 농가는 3∼4개 농가이며, 이 보증금은 매력한우가 입점하는 대신 롯데슈퍼에서 나가게 된 기존 입점업체가 낸 보증금을 반환하기 위한 용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14개 매장 외 전국 각 매장 추가입점에 따른 보증금 추가부담은 없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못해 향후 보증금을 둘러싼 논란 재연은 물론 심각한 후유증을 낳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찬원 의원은 "매력한우영농조합법인에 소속된 전체 한우농가도 아니고 3∼4개 농가가 롯데쇼핑에 입점하는데 영암군이 보증금을 내는 상황이 말이 되느냐? 축산과장도 잘 모르는 예산을 의회가 세우라는 것이냐"고 질타하면서, 유나종 의원이 발의한 수정예산에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김기천 의원도 "군수가 의장실을 찾아와 연 의원간담회에 이해관계당사자까지 참석시킨 것은 예산을 흥정하자는 것이었다. 의원 고유권한인 예산심의권을 짓뭉갠 것으로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면서, "다른 매장 입점 때 똑같은 요구가 있다면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전체 축산농가에는 실익이 전무하고 유통자본에만 이익이 되는 일에 영암군은 재주만 부리는 격이다"고 질타했다.
한편 이번 제2회 추경에는 오는 10월 말 개관할 한국트로트가요센터 운영 관련 예산으로 모두 9억6천여만원이 책정, 과다한 예산편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1억원이 넘는 그랜드 피아노 구입 필요성에 대한 집중적인 질의가 이어지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 한국트로트가요센터 개관식 비용 중 1천500만원과 공연장 풀컬러LED전광판 설치비 중 3천만원, 분장실과 연습실 인테리어 비용 중 3천만원 등 7천500여만원만 삭감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불과 2개월 남짓한 기간 운영비가 10억여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내년 운영예산이 어떤 규모로 편성될지 벌써부터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