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누기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19년 09월 20일(금) 14:58
흰 서리 머리에 이고
두꺼비 손을 가지고
한알 두알 은행을 줍는다

행여나 새들이 데려갈까 봐
세상의 온갖 냄새 다 끌어다 놓고
아무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다

아가 손 파랑 잎은 새봄을 부르고
노랑 치마 휙 두르고 쌀쌀한 가을을
부르더니
이내 초겨울에 우수수 작은 금싸라기를
흘린다

한 바가지 퍼준 그 은행 알 속에
고향의 어머님 생각에
있는 힘을 다해 안아버렸다

마당에 호박도 가져가세요
겨우 내내 따스한 아랫목에서 후루룩
후루룩 마시면 좋을 그 호박죽을 외면하고
손님대접에 온 마음을 쓰신 그 어르신…

단호박에 찹쌀 갈아 단맛이랑 소금이랑
넣고 푹푹 끓여 이웃들에게 가야지
그 어르신의 마음을 가지고 가야지.

강종림
영암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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