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우체국 집배원 박경윤씨

“배달하는 틈틈이 어르신들 보살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2019년 10월 11일(금) 13:46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어요? 궂은 날 마다않고 택배나 우편물을 고객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다른 한편으론 늘 보아온 어르신들 안부를 살피고 있습니다.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기에 할뿐 봉사라고까지 할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영암우체국 2층 우편물류과의 이른 아침. 20여명 남짓한 집배원들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각자가 배송해야할 곳의 우편물들을 정리하고 있다.
박경윤(46) 집배원. 군서면 평리가 고향인 그는 영암우체국에 근무하면서 군서면을 담당한지가 올해로 만 22년째다. 영암우체국에 근무하는 동안 우정사업본부가 선정한 친절사원 5인에 선정되기도 했고, 전남우정청 표창(2회), 영암우체국 표창(다수) 등에서 느낄 수 있듯이 친절우수사원으로 동료들 사이에 꽤나 이름이 알려져 있다.
“제가 배달을 나가는 군서면은 시골이라 거동이 힘든 어르신, 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특히 글을 모르는 어르신들께는 우편이나 택배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드려요. 무거운 택배나 생물 택배일 경우에는 어르신에게 알려드리고 냉장고 등 원하시는 곳에 정리해드리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고 확인하는 것이 제 일이지요”
집배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듯 말하는 박씨에게서 그가 받은 수많은 표창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수많은 우편물과 택배를 그저 배달하기에도 힘겨운 직업인데도 그는 가는 곳마다 어르신들의 안부를 살피고, 우편물을 읽어주며, 배달되는 물건의 정리까지 도맡는다.
“저뿐만 아니고, 제 동료 집배원들도 어르신들 잔심부름은 물론 낡은 우편함 교체 등 최선을 다해 열심히 근무하고 있어요. 저 혼자만 유별난 봉사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정말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영암우체국의 동료집배원인 이재두(48)씨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알고 실천하는 직원”이라고 박씨를 추켜세웠다. 실제로 박씨는 비나 눈이 오는 날이면 고객들에게 전달할 택배와 우편물이 젖지 않도록 집안까지 배달하는 친절을 베풀어 우정청의 인터넷 칭찬게시판에 오를 정도였다고 한다.
“고향을 떠나지 않고 20대 초반부터 집배원 일을 시작해 20여년이 넘도록 근무하면서 제 부모처럼 안부를 챙겼던 어르신들이 한 분 두 분 작고하셨다는 소식을 접할 때가 가장 안타깝다”고 말하는 박경윤 집배원은 “정년퇴직하는 날까지 무탈하게 어르신들을 뵙고 우편물과 택배를 전달하며 안부를 살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말하기도 했다.
“평생직장으로 여기며 근무하고 있는 후배들의 근무환경 개선 및 처우 개선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언급하기도 한 박경윤 집배원은 “부모와 아내, 그리고 아들 재민이가 있어 하루하루가 즐겁다”며 배달을 위해 힘차게 출발했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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