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도기박물관, 박물관 개관 20주년 학술세미나 개최

'지역문화의 미래와 지역박물관의 역할' 주제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19년 11월 15일(금) 11:52
영암도기박물관은 지난 11월 14일 오후 2시 왕인박사유적지 영월관에서 박물관 개관 2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전동평 군수와 나임 영암교육장, 김한남 영암문화원장, 김승희 국립광주박물관장을 비롯한 문화예술계인사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영암도기박물관은 국내 고화도 시유도기인 구림도기와 국가사적 제338호인 구림도기가마터 등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기반으로 설립된 박물관이다.
'지역문화의 미래와 지역박물관의 역할' 주제로 열린 이날 학술세미나는 지역민의 삶의 터전인 지역의 문화공간이 갖는 의미를 조명하고, 주민과의 직접적인 소통과 문화 향유의 매개체로서 박물관의 역할과 방향성을 살펴보는 학술행사로 주목을 끌었다.
이날 학술세미나에서는 김대환 상명대 석좌교수가 '구림도기와 영암도기박물관'이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을 했으며, 모인순 남서울대 교수가 '박물관 교육의 방향', 김미경 이화여대 교수가 '도자문화의 미래와 지역박물관', 정두섭 양구백자박물관 관장이 '공립박물관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발표가 각각 이어졌다.
또 정기영 세한대 교수를 좌장으로 이승춘 동아보건대 교수, 최인철 전 경일대 교수, 김규화 영암도기박물관장 등이 토론을 진행했다.
김규화 영암도기박물관장은 "지역문화는 지역사회를 통합하고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해주며, 지역의 문화기관으로서 박물관은 지역브랜드의 상징 또는 지역문화콘텐츠의 생산기관으로서 그 역할의 범위와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번 학술세미나를 통해 박물관이 지역의 문화 활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고, 지역문화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번 학술세미나의 주제발표 주요내용이다.
■ '구림도기와 영암도기박물관'
박물관의 역할 보다 광의적 해석과 실천 필요
김대환 상명대 석좌교수는 '구림도기와 영암도기박물관'이라는 기조강연을 통해 "영암지역은 구석기시대 유적을 비롯해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다양한 유적과 유물이 산재되어 있는 유서 깊은 지역"이라고 큰 관심을 표시했다.
김 교수는 특히 "어느덧 개관 20주년을 맞이했고, 그동안 영암군의 문화와 역사를 선양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해온 영암도기박물관은 앞으로 ▲정기적인 국내 및 국제 학술대회 개최, ▲수준 높은 기획전시 개최, ▲군민의 문화향유를 위한 프로그램 신설, ▲시유도기의 재현, 교육프로그램 시행, ▲도기와 자기를 넘어선 영암군 역사유적의 연구 등의 과제를 실천함으로써 박물관의 역할에 대해 보다 광의적으로 해석하고 실천할 때"라고 지적했다.
■ '박물관 교육의 방향'
풍부한 자원 연계 전시물 기반학습 확장 필요
모인순 남서울대 교수는 '박물관 교육의 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박물관 교육은 전시물이 어떻게 인간가치들의 근본적 표현이고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믿음에서처럼 시간적이며 공간적인 경계들을 초월하는 인류의 성취인가를 학습자들에게 경험으로 체득하는 방향이어야 한다"면서, "민족의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의 전시물들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사람의 손으로 제작된 사물인 공예품인 경우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 사물은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의미체라고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모 교수는 이어 "박물관 교육의 전시물 기반학습의 핵심은 박물관이 수장하고 제시하는 전시물에 있다. 이는 박물관은 공간이 주체가 아닌 전시물, 유물 자체가 교육의 구심점이며, 전시물이 교육의 주체임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영암도기박물관에서 시행되었던 교육프로그램들은 본질적으로는 전시물을 중심으로 하는 유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고, 아마도 제작을 중심으로 이뤄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 교수는 따라서 "이 시점에서는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습자의 만족도뿐만 아니라 학습자의 삶을 깊게 들여다보는 인지적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교육적 성과에 대한 성찰과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모 교수는 특히 “영암도기박물관의 전시물로 이뤄지는 교육과 함께 영암도기박물관이 위치한 영암지역의 풍부한 자원들을 연계하는 전시물 기반학습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모 교수는 "이는 박물관의 역할을 확장할 뿐만 아니라 지역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좀 더 생생하게 체험하는 실질적인 교육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영암도기박물관이 위치한 구림한옥마을과 함께 자연환경인 월출산과 영산호, 공원과 유적지인 왕인박사유적지와 마한문화공원, 장천리 선사주거지, 사찰인 도갑사와 천황사, 향교와 서원인 영암향교와 녹동서원, 그리고 영암의 축제인 왕인문화축제, 월출산국화축제, 무화과축제, 마한축제, 영암의 전설로 승천한 백룡, 천석굴, 도선국사, 왕인과 성기동 등 풍부한 교육적 자원들은 영암도기박물관의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자연과 역사, 그리고 풍부한 상상력의 보고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 교수는 이에 따라 자신이 개발한 박물관 교육의 구조와 범주에 맞춰 향후 영암도기박물관의 전시물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으로 제안했다.
■ '도자문화의 미래와 지역박물관’
지역 시니어 계층의 문화예술 플랫폼 역할 해야
이화여대 김미경 교수는 '도자문화의 미래와 지역박물관'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지역 시니어 계층의 예술 플랫폼 구축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박물관은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주변이웃들과 나눈다는 의식, 더 나아가 지방 문화관광 활성화라는 과제를 부여받고 끊임없이 변모하려는 투철한 봉사정신이 없으면 진행하기 어려운 사업"이라면서, "영암지역은 문화적, 역사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문화재가 현존해있는 지역이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은 이 시점에 노년층에게 일(Job)은 생계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자존감을 느끼며 사회구성원으로서 삶을 영위하는데 절대적 원동력이 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주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삶의 질을 높여주는 수단임과 동시에 그들의 정서적 안정과 삶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문화예술 관련 플랫폼이 필요하다. 영암도기박물관이 지역의 중심이 되어 단기적 취미로만 끝나는 프로그램 외에 시니어들이 예술가, 디자이너로 성찰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젊은 인력과 협업해 지속가능한 플랫폼을 지역에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에 따라 "지역공동체가 박물관 업무에 실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공동체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문화 관련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 연구 및 개발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 '공립박물관의 현황과 과제’
공립박물관장 전문성 강화 임기 보장정책 절실
정두섭 양구백자박물관 관장은 '공립박물관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강원도 지역 공립박물관의 발전적 방향 모색을 위해서는 "첫째로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 제도교육과의 연계를 통한 이용 활성화와 지역축제 등 관광 진흥과 연계한 공립박물관 운영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관장은 강원도 공립박물관의 시설과 인원에 대해 "박물관의 목적과 기능에 맞는 시설의 확보는 단순한 공간 확보의 차원이 아니라, 보다 체계적으로 전시 연구 운영에 필요한 면적의 확보가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시설과 더불어 보다 나은 박물관의 활동을 전담하는 학예연구사 인력의 확보가 절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관장은 특히 "강원도 공립박물관은 건립 주체와 관리 직제 등의 특성문제로 박물관장의 임명이 보직으로 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그러다보니 비전문가가 임명되거나, 박물관장의 임기문제로 박물관의 소극적 운영이 될 수밖에 없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지자체를 포함한 관련 기관에서는 공립박물관장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임기를 보장하는 등의 정책을 시행해 공립박물관이 갖고 있는 많은 가능성을 개발해주도록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관장은 공립박물관의 발전을 위한 세 번째 방안으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 관장은 "박물관은 기본적으로 연구, 보존, 전시, 사회교육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고, 따라서 박물관 운영을 위해서는 우선 일반적으로 많은 전문 인력과 충분한 재정적인 여건이 요구된다"면서, "특히 재정적 측면에서 박물관은 하나의 중요한 사회문화기반시설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영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경제적 이익창출 활동에 종사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박물관은 입장료 수입이나 기부, 외부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정 관장은 "지자체의 지원을 통해 운영되는 공립박물관에 대해 중앙정부의 과도한 간섭과 공립박물관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평가항목 등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서, "따라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가와 지원의 동시적인 시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관장은 특히 "중앙정부의 과감한 제도적 재정적 지원을 통해 강원도 공립박물관이 갖고 있는 시설 및 인력 등의 문제를 해결하면 자연스럽게 강원도 공립박물관의 여러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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