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여고 전남 첫 '공영형 사립학교' 지정

도교육청, 추천 이사 파견 및 신규교원 채용 위탁

재정지원 대신 사학의 공공성 및 책무성 강화 추진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2019년 11월 22일(금) 11:09
전남도교육청은 '영암여자고등학교를 전남 첫 '공영형 사립학교' 시범 운영학교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공영형 사립학교는 전남도교육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사학의 공공성 및 책무성 강화 계획' 13개 과제 중 하나다.재정이 악화한 영세 학교법인을 지원해 건전 사학을 육성하자는 취지다.
전남도교육청에서 추천하는 2인 이상의 이사를 학교법인 이사로 선임하고, 사립학교 신규 교사 채용을 전남도교육청에 위탁해 선발하는 등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법인을 대상으로 지정한다.
공영형 사립학교 지정에 따라 영암여고는 앞으로 4년간 대규모 시설사업에 대한 대응 투자를 감면받고 학교 운영비도 추가 지원받는다.
대신 경영평가를 받아야 하고 인사제도와 예산편성 공정성 기준 등이 기존 사학보다 강화된다.
전남도교육청은 추천 이사 2명에 대한 승인이 완료되는 다음 달 이후 지원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학교법인 동아학원 산하 영암여고는 올해 11월 현재 14개 반 296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교직원은 4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1970년 영암고등공민학교로 개교한 이후 올해 2월 현재 졸업생 수가 7천800여명이다
전남도교육청 진현주 학교지원과장은 "사학의 공공성 및 책무성 강화를 통해 도민에게 신뢰받는 사학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건전한 사학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공영형 사립학교'는
장석웅 교육감 의지 담긴 신뢰받는 사학정책의 핵심

공영형 사립학교가 들어있는 '사학의 공공성 및 책무성 강화 계획'은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이 최근 사립학교에 대한 관심과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사학비리 근절 및 사학의 공공성과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대책이다.
사학비리 근절을 위해 감사를 강화하고, 감사결과 실명 공개 및 각종 법규 위반과 시정조치 미이행 사학에 대해서는 학급감축 등 강력한 행·재정 제재를 취하며, 사립학교 교직원에 대해서도 공무원 행동강령을 적용한다.또 학교법인의 재정여건 악화에 따른 영세사학 증가 및 교육재정 투입 확대에 따라 사학의 공공성 및 책무성 강화하기로 했다.
'사학의 공공성 및 책무성 강화 계획'은 모두 13개의 주요 추진과제가 들어있다. 여기에는 ▲전남도교육청에서 추천하는 2인 이상의 이사를 학교법인 이사로 선임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영형 사립학교 제도'도입이 그 핵심이며, ▲사립학교에 대한 경영평가 실시, ▲현장밀착형 사학정책 수립을 위한 찾아가는 사립학교 경청올레 운영, ▲인사제도 운영의 공정성과 민주성 확보를 위한 사립학교 신규교사 전남도교육청 위탁 선발 및 행정직원 9급 공개채용, ▲공·사립 간 인사교류 확대, ▲건전 사립학교 재정지원 확대 및 예산 편성의 공정성 제고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전남도교육청은 특히 '공영형 사립학교'에 참여하는 법인에 대해서는 대규모 시설사업에 대한 대응투자를 감면하고, 학교운영비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또 사립학교 신규교사를 전남도교육청에 위탁해 선발하는 등 공공성 강화에 나서는 법인에 대해서도 재정지원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장석웅 교육감은 "전남 도내 학교 가운데 사립학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건전한 사학의 발전과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전남도 실정에 맞는 실행방안을 마련했다"면서, "우수사학에는 대폭 지원을, 비리사학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해 사립학교 운영의 공공성을 확보, 도민에게 신뢰받는 사학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사학 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 공영형 사립학교 선정배경 및 전망
7월 이사회 의결 신청접수 내달 추천이사 확정 전망
한영규 교장, "앞으로 2∼3년 내 가시적 성과 기대"

영암여고가 공영형 사립학교 지원을 신청한 때는 지난 7월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남도교육청은 장석웅 교육감의 '사학의 공공성 및 책무성 강화 계획'에 따라 지난 3월 도내 사립학교에 공영형 사립학교 지원 신청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올 상반기까지 지원을 신청한 사립학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이에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7월 2차 지원 신청 공문을 발송했고, 영암여고가 8명의 이사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어 이를 받아들이기로 의결, 신청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 사립학교 중 유일했다.
이에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11월 13일 영암여고를 '공영형 사립학고'로 지정했다. 최종적으로는 공영형 사립학교 지정요건이기도 한 전남도교육청 추천 2인 이상의 이사에 대해 오는 12월 초 영암여고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이면 확정되게 된다.
한영규 교장 "공공성과 투명한 학교 운영을 위한 신규 교사 채용과 행정실 사무직원 공개채용, 시설사업비 투입, 학교기본운영비 지원 등 공립학교로서의 장점과 교직원들이 평소 갖고 있는 학교에 대한 주인의식과 책임감으로 학생을 지도하는 사립학교의 장점을 함께 살려 운영해 나간다면 향후 2∼3년 안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는 12월 이사회를 통해 전남도교육청 추천이사 2명이 확정되면 내년 1월부터는 '공영형 사립고교' 운영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학교법인 동아학원 산하 영암여고가 공영형 사립학교 지원을 신청한 것은 재단 내부의 복잡한 사정과 함께 올해로 4년째 신입생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을 보다 적극적으로 타개해보려는 고육책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 일각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학교 통폐합을 통한 명문학교 만들기와 관련해 이번 영암여고의 공영형 사립학교 지정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을 끌고 있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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