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사람이 없는 세상은 언제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19년 11월 22일(금) 14:07
조영욱 /시인
홍콩 민주화 시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벌써 100명 넘게 희생자가 발생했고, 날마다 끔찍하게 살해된 시신이 발견되고 있다. 이미 80년 5월! 피로 물든 광주항쟁을 겪은 우리로서는 남에 일 같지가 않다. 고립무원 광주는 섬 아닌 섬이 되어 외부로 소식을 전할 수 없어 전국적인 지지나 국제사회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었지만 고립이 아닌 개방 상태인 홍콩은 지나(중화인민공화국) 눈치를 보는 나라들 때문에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외로운 투쟁, 외로운 항쟁이다.
중화인민공화국, 인민의 나라에 인민은 없다. 홍콩 법원이 복면금지법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리자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는 "홍콩의 '미니 헌법'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은 오직 중국 전인대가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나 전체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최소한의 자율권과 민주화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마치 광주를 짓밟고 피로 물들인 전두환 군부독재처럼 중화인민공화국이 지금 그짓을 하고 있다. 지나가 경제적으로 부국(富國)이 될지 모르겠지만 민주화를 허용하지 않으면 세계를 이끌고 나아갈 주도국, 지도국은 어림없다.
12·12 군사쿠데타와 광주학살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은 아직도 부정부패로 축재한 추징금 1672억원을 미납 중이다. 가진 돈이 29만원뿐이고 법원에 출두하라고 하자 치매라고 둘러대고 골프나 치고 다니며 법을 우롱하고 국민들 분노 지수를 올리고 있다.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한 법은 유전무죄 무전유죄!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법일 뿐이다. 전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며 죄를 청해도 모자랄 판에 광주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사자(死者) 명예나 훼손하는 분노 유발자를 처단하지 못하는 것은 아직도 전두환과 그 졸개들이 무서워서인가? 강자와 돈 변호사에게 굴복하는 법관들 때문인가?
법은 물 흐르듯 흘러야 하고 형평성(衡平性)에 맞게 공평공정해야 한다.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며 독배를 마시고 죽었지만 현재 우리가 직면한 법은 악법보다 법을 자의적(恣意的)으로 적용하는 검사와 판사가 더 문제임을 날마다 목도(目睹)하고 있다. 이명박씨는 심장마비 위험이 있다며 보석 신청해 집에서 편히 지내며 재판에 나서야 할 증인들을 회유하고 있다. 15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국고를 축낸 4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위사업)은 조사도 기소도 되지 않았다. 가장 법을 잘 지켜야 할 전직 대통령은 무려 전과 15범이다.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 동안 두 번째로 탄핵된 박근혜씨는 32년 형에서 불과 2년도 못 채우고 수술을 핑계로 하루 320만원, 65평 병실에서 신선놀음 중이다. 그러다 슬그머니 보석으로 풀어줄 개연성이 높다.
500년 역사인 조선시대에도 반정(反正)이라는 이름으로 연산군과 광해군이 왕위에서 쫓겨났다. 그들은 쫓겨난 임금이기 때문에 조(祖)나 종(宗)이 붙은 시호 대신에 연산군, 광해군이다. 현대에서는 탄핵된 대통령이나 독재를 하다 쫓겨난 대통령은 조(祖)나 종(宗) 대신 군(君)으로 불리는 것처럼 전(前) 대통령이 아니라 씨(氏)라고 불러야 한다. 임시정부에서 탄핵된 대한민국 1호 탄핵 대통령에 독재를 하다 쫓겨난 이승만은 전 대통령이 아니라 이승만씨다. 그는 여순, 4·3, 국민방위군, 보도연맹, 각 지역 양민학살 등으로 세계 4대 학살자로 꼽히는 최악이다. 5·16 쿠데타로 민주정권을 전복하고 유신독재를 자행하다가 정보부장 총에 맞아 죽은 박정희도 전 대통령이 아니라 박정희씨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길동이는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했지만 우리는 독재하다 쫓겨나고 탄핵된 전직 대통령을 대통령이라 부를 수 없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씨! 우리는 참으로 불행한 국민이다.
이것뿐이 아니다. 조국, 유시민, 한겨레신문, 유재수 등은 고소 고발이 있자마자 득달같이 먼지 털듯이 수사를 하면서 김학의, 세월호, 나경원, 황교안 아들 딸 입시부정 의혹 등은 백년하청(百年河淸)이다. 고문과 조작으로 억울하게 죄인으로 몰려 옥살이한 이들이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 화성 연쇄 살인사건 뿐이겠는가! 몇 백만원 변호사는 몇 억원 변호사를 이길 수 없고, 몇 억원 변호사는 몇 십억원 변호사를 이길 수 없는데 몇 백만원 변호사도 살 수 없는 이들은 죄가 없어도 죄인이 될 수밖에 없다. 언제 억울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사회를 만들 수 있겠는가! 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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