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태양광발전소 현장대응팀 구성하고 주민감시단 운영하라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2019년 12월 13일(금) 14:53
김기천 영암군의원(학산, 미암, 서호, 군서) 학산면 유천마을 농부 전남대 사회학과 졸업 정의당 영암군지역위원회 부위원장
영암의 알프스라고 불리우던 금정 활성산과 군성산이 마구잡이로 발가벗겨지고 있다. 대명EGC가 2017년에 전기사업허가를 받아 지난해 9월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승인받고 올해 4월 공사에 착공한지 불과 몇 달 만에 활성산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만큼 훼손되고 말았다.
지난 12월 2일 나는 의회 행정감사 중 현장감사 일정으로 유나종 의원과 함께 공사현장을 구석구석 살펴보았다. 지난 6월 큰 비가 내린 후 반년이 다 지나도록 흙탕물에 뒤덮여 제빛을 찾지 못하고 있는 연소저수지, 탁류가 쉴새없이 흘러내리는 뱅뱅이골, 기능을 잃어버린 토하양식장, 뿌연 토사를 뒤집어쓴 실개울, 곳곳에 버려진 폐석면 슬레이트 잔재들, 무차별적으로 깎여나간 산봉우리를 보며 참담한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 동행한 공무원들도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사전재해 영향성 평가와 소규모 환경영향성 평가서에서 대다수 전문가들이 걱정했던 일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평가서에서는 공사 착공 전에 모두 8곳에 임시침사지와 저류지를 설치해 토사유출과 탁류 유출을 방지하고 절토·성토면에도 비닐 덮개 등을 설치해야 할 것을 명시했지만 그 약속은 태양광 구조물이 이미 설치되고 있는 11월 말에 이르러서야 겨우 지켜지는 중이다. 공사규모의 절반에 해당할 만큼 광범위한데다 대규모 절토와 성토가 이뤄지는 YA8 YA9 구역은 말 그대로 위태해 보였다. 전문가들이 산사태 등 재해 위험이 가장 높다고 본 구역이다. 업체 측은 임시침사지와 영구저류지를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자연지형이 아니라 태양광 전지판 위에 집중호우가 쏟아질 경우 이른바 '우산효과'로 인해 순식간에 엄청난 빗물이 빠른 속도로 침사지에 흘러들텐데 과연 완충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유치천 한대천 구곡천을 제외한 세천(작은 개울)에 대한 예방대책도 전혀 준비돼 있지 않다. 이미 지난 여름에 금오마을을 비롯한 여러 세천에서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의 토사와 탁류가 흘러내려 농사와 환경에 큰 피해를 끼쳤다. 침사지와 보를 설치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는 지극히 합당하다.
안전사고도 이미 발생하였다. 급경사지에서 안전장치도 없이 이뤄진 굴삭기 작업 도중 돌이 굴러 측량을 돕던 지역주민이 중상을 당해 입원치료중이다. 지난해 6월에는 금정 풍력단지에서 전력저장장치 ESS 화재가 발생해 100명 넘게 동원된 진화대원에 의해 진압되었지만 재산피해만도 85억이 넘었다. ESS 화재는 전국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업체가 사전재해 평가서에서 밝힌 소화기 비치와 이격거리 조정 말고 다른 대책이 있는지 의문이다. 더군다나 활성산은 건조한 겨울에 가장 강력한 바람이 부는 지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금정지역 주민들과의 약속은 왜 지켜지지 않는 것인지 묻고 싶다. 식수원 오염을 걱정하고 흙탕물과 토사 유출로 인한 대규모 재앙을 걱정하는 금오마을을 비롯한 인근 주민들의 외침이 보상금 몇 푼 바라는 생떼이자 탐욕인가?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통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따뜻한 에너지나눔공동체를 실현하겠다는 대명EGC의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 영암에 불어오는 바람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영암 하늘 아래 쏟아지는 햇빛으로 연간 300억원 20년 동안 6천억을 벌어들인다는 이 회사가 영암에 기여한 것이 무엇인지 묻고 또 묻고 싶다.
더 이상 속지도 참지도 봐주지도 말아야 한다. 인허가는 산업통상부가 내주었지만 공사과정이 인허가 조건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감독할 권한은 우리 군에 있다. 투자경제과 산림해양과 안전건설과 환경보전과 종합민원과 책임자로 합동점검반을 만들어 현장확인부터 해야 한다. 동시에 지역 주민과 전문가로 감시단을 꾸려서 환경파괴, 안전 및 재해위험, 주민고충 등을 모니터링해서 기업측에 적극 요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금정지역 주민 여러분께 호소하고 싶다. 사소한 갈등과 작은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말고 금정의 대자연과 주민들의 삶, 그리고 영암을 지키고 살리는 일에 한목소리를 내주셔야 한다. 지금 바로잡지 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난 후에 탄식과 후회 말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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