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소음 진동 비산먼지…못살겠다!"

덕진면 영보리 주민들, 광주∼강진 고속국도 형제봉 터널공사 안전대책 호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영보정 등 문화재에도 피해 우려…군은 수수방관 비난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2020년 01월 10일(금) 15:45
고속국도 제255호선인 광주∼강진 간 고속도로 건설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제3공구인 덕진면 노송리∼금정면 월평리 구간 터널 1천438m를 뚫기 위해 발파작업이 이뤄지면서 인근 영보리와 노송리 일대 주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들리는 소음과 진동, 비산먼지 때문에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흥화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발파작업으로 인해 공사현장에서 2.5㎞ 떨어진 우사에서는 발파로 인한 진동 때문에 소가 유산하고 수정이 되지 않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영보리의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54호인 영보정에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주민들의 강력한 항의가 있자 지난 1월 7일 ㈜흥화건설이 영보마을회관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소음 및 진동, 비산먼지 등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않아 주민들이 강력 반발했고, 군 관계자는 아예 참석하지도 않아 주민들의 고통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이날 설명회에는 영보1구 김봉식 이장과 2구 이윤행 이장 등 마을주민 30여명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흥화건설 측에서는 건설현장소장은 고사하고 기껏 공사팀장이 참석해 그동안 발생한 8∼9건의 발생민원에 대해 설명하고 극히 미온적인 대책을 내놓아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마을주민들은 “설명회에 큰 관심을 갖고 한 자리에 모였는데 최소한 건설현장소장과 군 관계자 한명이라도 참석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동안 주민들을 얼마나 무시했으면 주민설명회 한 번 없다가 공사가 시작된 지 수개월이 지난 뒤에 겨우 팀장이 찾아와 형식만 갖추고 답변하면 그 책임은 누가 지느냐?”고 질타했다.
주민들은 또 “4년여 전에 마을과 더 가까이 개설된 여운제 터널공사 때는 발파 진동이 들리지 않아 공사에 반대한 주민이 없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마을주민들이 너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주민들은 피해 실태와 관련해 “아침 해가 뜨기도 전인 7시경부터 ‘꽝’하는 발파소리와 진동에 창문이 흔들리고, 균열이 발생하는 집도 생기고 있으며, 누워있으면 온몸이 떨릴 정도”라면서, “소음은 밤에도 마찬가지다. 포크레인이 돌을 긁어내는 괴음도 고통스럽다”며 소음 없는 공사를 주문했다.
이에 대해 ㈜흥화건설 공사팀장은 “이른 아침과 야간 발파시간은 조절할 수 있으나 소음 없는 공사는 힘들다”면서,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해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에 주민들은 설명회가 끝난 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강력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위원장에는 최신씨, 부위원장에는 염동준, 김정석씨가 추대됐으며, 김봉식, 이윤행, 김철승, 김종국, 이규행씨 등이 위원을 맡기로 했다.
한편 터널공사가 진행 중인 형제봉은 영암농민항일운동 관련 독립유공자 6명을 배출한 곳이며, 형제봉을 관통하는 터널아래 영보리에는 지난해 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54호로 지정된 영보정과 국가민속문화제 164호인 삼성당고택이 있어 공사현장의 발파와 진동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어 군의 적극적 대응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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