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작목 ‘알스트로메리아’ “희망이 보입니다” 시종면 월롱리 ‘햇뜰농장’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
2009년 03월 20일(금) 13:50 |
저온에서도 생육성장
난방비 절감효과 뛰어나
고유가시대 효자종목으로
꽃꽂이, 부케, 화환용 절화(折花)로 각광을 받으며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는 인기 화훼작목 알스트로메리아(Alstromeria)가 영암에서도 출하되고 있다.
시종면 월롱리에 김영복(54)·김숙자(48)씨 부부가 운영하는 ‘햇뜰농장’ 이 그곳. 20년 가까이 화훼 재배에 몰두해 온 김씨 부부는 2년전 알스트로메리아를 입식, 출하 3년째를 맞았고 전남에서는 해남에 이어 두번째로 비교적 일찍 도입한 작목이다.
알스트로메리아(Alstromeria)는 남미가 원산지이지만 네델란드산 품종으로 선명한 꽃 무늬와 화려한 자태, 다양한 색깔로 시선을 끌고 화병에 꽂아두면 한 달이상 싱싱함을 자랑한다.
최근 네델란드 등 유럽시장과 일본으로 수출되면서 고소득 틈새작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출하되는 대로 수출, 내수로 소비로 이어지니 판로도 어려움이 없다. 알스트로메리아는 겨울철에도 8℃의 저온에서 생육성장이 가능해 난방비 절감 효과가 뛰어난 화훼로서 고유가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효자종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병해충에 강해 무농약 재배가 가능하고 구근(뿌리)으로 번식하는 특성 을 지녀, 절화 후에도 지속적인 수확이 가능해 타 화훼작목에 비해 ㎡당 2배 이상의 수확이 가능하다는 재배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
다만 정식단계에서 1주당 2만4천원 선의 초기 투자비용이 많다는 것이 부담스럽다. 또 저온 생육이 장점인 반면 여름철 고온장해를 조심해야한다.
햇뜰농장은 비닐하우스 4개동 3천평에서 알스트로메리아, 국화, 오션블루 3개 작목을 재배하고 있다. 1천여평의 알스트로메리아 하우스 안에는 다양한 색깔로 구별되는 12종의 품종이 자라고 있다. ‘세나’, ‘에베레스트’, ‘빅토리아’, ‘메어페어’, ‘이레네’ 등 예쁜 이름들이다.
“노란색의 ‘세나’와 흰색의 ‘빅토리아’가 연중 가장 많이 나가고, 시세도 꾸준하다”는 안 주인 김숙자씨의 설명이다. 현재 1주일에 3회, 1회 출하시 300~400단을 서울로 출하한다.
지난달 1단에 4~5천원 하던 꽃이 3월 들어선 2천원선으로 뚝 떨어졌다.
성수기인 10월과 2월사이에는 5~6송이가 묶인 1단 가격이 5천원~7천원을 오르내리는 고소득 작목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김씨 부부는 지난해 10월 출하시기를 놓치고 1월 중에야 출하를 시작해 큰 재미를 못본것이 못내 아쉽다.
“기름값, 농자재값은 2배로 오르고 꽃값은 2배로 떨어지고 있는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밝힌 김용복씨는 “기름값이 워낙 비싸 연 매출 3분의 1이 난방비로 소요된다”며 “난방비가 가장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기름값 절감을 위해 나무를 땔감으로 활용하는 ‘나무보일러’를 고안해 냈다.
김씨가 개발하고 제작한 나무보일러는 난방비를 크게 절감하면서 경영난 해결의 실마리도 찾았다. 또 올해는 군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사업에 선정돼 보조금으로 여름철 고온장해 해결을 위해 냉방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김씨 부부는 “냉방기와 나무보일러을 이용한 사계절 효율적인 생육 관리로 출하시기를 잘 맞춰 이제부터는 더욱 많은 매출과 소득을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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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시작입니다"
18년 화훼에 전력했지만…
초기 실패 후유증 ‘빚더미’
아픔 털고 재기에 ‘안간힘’ “
남은 것은 자동차 2대 뿐입니다. 앞으로 이보다 더 못하겠습니까?
‘햇뜰농장’ 김용복씨가 화훼에 투신한 때는 1991년. 무려 18년간 화훼에 전력을 다하며 살았지만 그것은 빚을 갚느라 보낸 세월이었다.
1991년 처음 기술, 자금, 노동 3대 협력사업으로 시작한 특화작목 화훼사업이 이듬해 실패로 돌아가면서 김씨는 혼자서 수 억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
전남대학교 농과대학과 전남화훼협회의 기술과 농협의 자금, 김씨의 노동이 결합해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국화 재배사업이 이듬해 작황부진, 판로 미확보 등의 이유로 투자비용을 되찾지 못하게 되자, 기술과 자금을 지원했던 주체들은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았다.
결국 수억원의 투자비용은 김씨 혼자서 떠안게 된 빚이 돼버렸고, 최근까지도 모든 재산과 시설들이 수차례에 걸쳐 경매로 넘어가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한 시련 때마다 김씨는 “이보다 더 어렵지는 않겠지”라는 작은 희망으로 버텨냈다고 한다.
15년 이상 국화만을 재배했었지만 3년 전부터 알스트로메리아, 오션블루 등으로 작목을 바꿔나간 것이 주효했다.
김씨는 “농업기술센터와 면사무소, 특히 지난해 부임한 면장님께서 많은 관심을 갖고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아 큰 힘이 되고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빚 갚은 돈이 번 돈이제 뭐겠습니까?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